유 의원이 개혁국민정당 의원 시절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은 TV 토론에서 유 의원에게 참패한 후 그가 참석하는토론회는 기피했다고 한다. 출연을 하려다가도 상대 패널이 유 의원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내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서 토론의 달인으로 불리는 홍준표 의원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렇게 몇 번 토론회가 무산된 후 이 두 사람이 우연히 의원회관 엘리베이터에서 맞닥뜨리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은 얼굴을 붉히며 외면한 채 그 자리를 빨리 피할 수 있기를 기도할 텐데,
우리의 유 의원이 그럴 사람인가?
"홍 의원님, 왜 저와 토론 안 하시려고 하는 거예요?"
홍준표 의원, 순간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온 대답이 "유 의원과는 격이 안 맞아서."
그로서는 자신이 2선 의원에 사실상 국정을 농단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실세라는 점에서 '어떻게 의원이 두 명밖에 안되는 정당의 0.25선 의원하고 상대하랴?'는 뜻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유 의원의 빛나는 순발력이 돋보였다.
유 의원은 능청스럽게도
"홍 의원님,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니에요? 아무리 제가 당 대표까지 지낸 거물이지만, 토론은 할 수 있어요. 용기를 내세요. 과공비례라고 지나친 겸손은 오히려 예의에 어긋납니다.맘 편히 갖고 한번 해보세요." 하고 받아쳤다고 한다.
순간 엘리베이터 안의 모든 사람들이 뒤집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 지승호,『유시민을 만나다』중에서
자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고 스스로 말하는 유 작가..ㅋㅋ
귀한 인재이자 보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