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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28 02:05
제가 겪은 관심사병..
 글쓴이 : Mahou
조회 : 2,024  

 전 소위 당나라부대 출신이라, 사단내의 관심사병들이 거쳐가는 내무실 소속이였습니다.
그곳에서 상말~제대하는 아침까지 견장을 달았다보니, 다른 분들보단 관심사병들과 대화 및 접촉도 당연히 많았겠습니다. 또 입장이 입장이였으니까요. (매일같이 상태보고를 해야했고)
 
 단, 저또한 양아치군인이였고, 짧게나마 우울증으로 관심을 받았던 적도 있었으며, 나의 주적은 군대(간부)라고 대놓고 말하던 부적응자중에 한명이였습니다.
 제가 그리 된 것은, 제가 일병 때, 가장 친하던 전우를 함께 점심하고 2시간만에 사고사로 잃었습니다.
(전투체육 날, 간부목욕탕 증설 작업장에 끌려갔다가 죽음)
당시, 하나같이 간부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고,(심지어 작업 책임자는 한동안 잠적)
대대장또한 유족들 앞에서 자신이 대대장임을 끝까지 안밝히는 혐오스런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죠.
그를 죽인 것은 군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람이 싫어하면 티가 나죠. 간부들도 날 싫어했습니다. 소위 짬대우 못받았죠.
그럼에도 견장을 내리지 못하게 했던 이유는, 제가 관심사병을 잘 관리했기 때문이였던 것 같네요;;
관심사병도 여러유형이 있습니다.
사실 상병쯤되면, 보통 적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리고 적습니다.
갸들이 정신병자도 아니고, 제가 보기엔 뭐랄까요...자기합리화를 좀 합니다.
군대는 단체생활의 극인데, 여기서 자아가 뚜렸한 행동 및 발언은 부적응으로 이어지죠.
한명의 실수는, 다른 사람이 매꿔야하고, 이상적인 전우애보단, 짜증으로 밀려오기 일쑤입니다.
솔직히,일반병은 군대서 고생안합니까? 여기서 남의 것까지 챙긴다는 것이 쉽지 않아요.
게중에는, 술쳐먹는 애, 탈영협박하는 애, 동작 굼뜬 애, 반항력 만땅인 애...가지가지죠.
대화? 설득? 이런 것이 잘 안통해요. 고쳐지는 것도 한순간이고, 금세 돌아오죠.
(솔까 답답합니다. 저도 현재의 마인드로는 그때처럼 돌볼 수 없슴)
 
 저의 깜냥으로는 한계에 부딪혔고, 그래도, 난 군대가 군인을 죽이는 것이 너무 싫었던 터인지라,  내 새끼들은 내가 지켜주겠다는 중2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결국 몸으로 때웠습니다.
결코, 내가 성인군자이던가? 는 아니고, 내 의지의 원천은 전우의 죽음으로 인한 분노였죠.
(예전에 잡게에도 그가 생각나서 글을 적었을만큼, 저의 인생관에 영향을 준 죽음입니다)
관심사병이 삽질을 한다? 그럼 내가 삽질을 했다고 했습니다.
관심사병이 개삽질을 한다? 그럼 내가 개삽질을 시켰다고 했습니다.
그럼, 적어도 그들의 죄는 나에게로 이어지고, 분대장인 내가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였죠.
PX비용도 꽤 많이 썼던 것 같기도 하고 ㅋ
간부들도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니, 날 영창까진 안보냈지만, 병장 때 얼차려, 군장 많이 돌았네요.
참, 말년휴가 때는 머리도 밀렸어요 ㅎㅎ
이쯤하니, 관심사병들도 저에게 꽤 마음을 열었던 것 같긴 합니다.
자랑이면 자랑이지만, 소리소문없이 제대하는 것이 전통인 당나라부대에서, 저는 행가레받고, 눈물을 보인 병들도 좀 있었습니다 ㅋ
 
 여기서 나의 자기만족은 되었다고 치는데, 또 문제가 생기더군요.
관심사병이 짬을 먹을 때까지, 그간의 행동을 본 다른 병들은 그들에게 짬대우를 잘 안해줌니다.
주로 어리버리한 관심사병들이 그런 취급을 받죠.
또, 반대로 짬을 먹었다하여, 그간에 자신의 행보를 생각하기보단, 똑같이 대우받길 원하고, 오히려 더 갈구는 관심사병도 있습니다. (실제로 타병사들에게 저에게 항의가 들어왔을 정도임)
 군대의 악순환까지는 좀 비하지만, 예로, 나는 매일 청소를 했고, 이제야 청소를 안하게 되었는데, 원래 안하던 애가 짬먹었다고, 니들 청소해라하면, 듣는 입장에선 열받습니다. 뭐 이런 문제죠.
 저도 여기엔 답을 못내리겠습니다. 관심사병만이 내 새끼가 아니라, 일반병도 똑같이 내 새끼였고, 더 고생하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좋아서 군대왔습니까? 그렇다고 관심사병이 상병인데, 일병인 일반병이 개겨도 문제고...
 
 여하튼, 이런 제가 느끼는 임병장의 경우는, 심적으로 그의 심리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한번에 두개씩 하는 곳에서, 한번에 한개만 가능한 놈은, 두개를 하는 놈에게 원망을 받지만, 또 자신은 피해자란 생각도 같이 하게 되거든요. 심적인 고통만으로 치면, 한개만 하는 놈이 더 힘듬니다.
두개하는 놈 입장에선 기가 차죠?
근데, 한개하는 놈 입장에서도 기가 차는 것입니다.
단체가 아닌, 개체로서의 자각이 더 크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이유"를 찿죠.
 하여, 임병장이 병장짬 먹을 동안에, 남들보기엔 기가차도, 자신에겐 억울하고 힘들었던 일들이 정말 많았을 것입니다. 또 관심사병의 특징중 하나가 "분노선이 낮다"입니다.
이정도면 에이 씨X!!!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도, 담아두고, 되새기며 분노하죠.
그러니, 이런 성질로 인해, 또, 심적인 고통이 일반병에 비해 더 가중되는 것도 있고요.
 
적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임병장에 관한 글까진 부담이겠네요;;
급마무리 지으면, 임병장의 심리는 이해가 가지만, 결단코 용서가 안됌니다. 절대로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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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롤링어… 14-06-28 02:49
   
저도 제가 겪은 놈 하고 똑같네요...우선 절대 단체에 들어 올려 하지 않더라구요.,.아니 안들어 오더라도 어쩔수 없이 그렇게 될때는 맞춰 나갈줄도 알아야 되는데 자신은 안맞추면서 주변사람들이 자신에게 맞추지 않으면 스트레스 받아하고 기분 나빠 하더군요...성격이 외향적이면 저런놈은 그냥 꼴통이라고 여겨 버리지만 이게 또 소심하면 겉으로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삐지기만 삐지고 맘에 꼭꼭 담아 두더군요..언제나 자신은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죠.,.그런데 웃긴건 이사람들은 같은 부류끼리 모아 놓으면 엄청 잘지내더군요..
     
Mahou 14-06-28 11:33
   
면제받을 정도의 사이코가 아니면, 관심사병들의 근본적인 유형은 비슷하다고 봄니다.
단지 성격의 차이가 있는 것이겠죠.
팬더님 말처럼, 외향적인 놈은 그나마 낫죠. 속으로 담아두는 애들 관리하는 것이 진짜 힘들었어요.
진짜 넷상의 관종들 볼 때마다, 그 때 애들 좀 생각나고 그래요;;
동전처럼 앞뒤가 전혀 다르거든요. 앞에선 조용하고 힘없는 척..뒤에선;;;휴....
내 새끼라는 자각이 없었더라면, 상종하기 싫었을 것입니다 저도..
브리츠 14-06-28 03:40
   
거참 우리 부대만 그런줄 알았는뎅 왜 이눔의 관심 사병은 재대까지 그냥 그렇게 잇지
상병후반이나 병장되면 지들도 적응 되는지 군부대일에 서서이 관심 가지는 사람이 많더군요
사실 그렇게 다시 돌아오면 그 사람의 성격이 굉장히 좋아서 지가 먼저 접근하면서 같이 생활하다보면
서로 인정해줄수 잇는뎅 관심사병은 대부분 내성적이죠 또 왜이리 피해의식이 강한지..
전 총기 쓰는 부대가 아니라 총대신 삽들고 설친 관심사병을 겪어서인지
도저히 이해를 못해겠더 라고용 지들의 행동은 생각은 안하고 남탓만 하는지..
     
Mahou 14-06-28 11:37
   
잘 아시네요. 역시 겪어보신 분답게 제 생각과 일정부분 일치하시네요.
본문에 적었듯, 자기합리화..그니까, 자기만의 이유를 찿고, 억울해 합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를 할 여유가 없고, 사고의 기준이 자신의 감정이죠.
날 괴롭히는 너희들이 나쁜거다...뭐 이런거?
사람 자체가 못됬다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잘 대해주면, 잘 웃고, 잘 따라요.
문제는 빡치면 스스로 주체를 못하죠. 그나마, 삽들고 주체를 못한게 다행이네요;;
ruide 14-06-28 12:15
   
관심 사병이야 사람마다 다르고 부대도 부대마다 달라서 어땠는지 특정할 수 있는 경험은
없다고 보네요. 부대가 아주 지랄 맞아서, 심한 경우에는 관심사병 일 못한다고
면전에 대고 부모 욕을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관심사병이 꼭 정신이 나가서가 아니라.
부대라는 부대적 환경이나 분위기가 얼마든지 괴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겁니다.
     
Mahou 14-06-28 12:35
   
네. 여리여리한 관심사병을 무시하며 심하게 대하는 선임들 또한 있었습니다. 일반병도 똘아이같은 놈들 많찮아요? (저희 부대는 구타가 암암리에 전승되는 당나라였고)
내 새끼 싸다기 날려서, 제가 그놈 싸다기 날린 적도 있네요. 뒤에서 사과는 했지만;;
제 말은, 그들이 정신병자같은 것이 아니라, 마인드적으로 융화를 잘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 원인으로서 심리적인 부분을 말씀드린 것이고요.
자아가 너무 강하다함은, 무슨 거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해하시겠지만..
사회면, 꼬우면 나가면 되지만, 군대는 무조건 몰아넣고 같이 해야하니 문제가 생기죠.
군대는 엿같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괜히 군대가 주적이라고 말했겠습니까..
하지만, 모두가 같은 이유로 끌려왔다는 사실또한 변함없는 사실이고, 이곳에서 함께 하기 힘들어한다면, 이것을 마냥 옹호만은 못합니다. (실제 저는 옹호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분명, 타인을 배려해줄 여유,계기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고 봐요. 현재의 군시스템으로는요.

그러니, 필자님이 말씀하신 부분도 진실의 일각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보았던 저의 입장에서는 결론을 내리자면, 역시 본문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