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가.
“배를 아는 사람은 침몰 영상에 담긴 비밀을 다 안다. 첫째, 배는 대개 밑바닥이 해저에 닿아 가라앉는다. 세월호는 뒤집어진 채 침몰했다. 배 윗부분이 더 무거웠다는 뜻이다. 둘째, 가장 끔찍한 건 선수 밑 부분이 이틀간 물 위에 떠 있던 장면이다. 일반인은 에어 포켓이라 희망을 걸었지만 진실은 정반대다. 그곳은 뱃사람들이 생명수라 부르는 평형수가 들어있어야 할 곳이다. 그곳에 공기가 들어찼으니 뜬 것이다. 평형수가 턱없이 부족해 복원력을 상실했다는 증거다.”
-그런 위험을 외부에서 눈치챌 수 있나.
“모든 선박은 선수와 선미에 만재흘수선이 표시돼 있다. 화물 과적으로 이게 물에 잠기면 출항 금지다. 사고가 나면 고의적 범죄로 간주돼 보험금조차 못 받는다. 원래 화물과 평형수는 1등 항해사가 맡는다. 선장이 출항 전에 반드시 체크하는 게 GM(무게중심과 경심과의 거리: 화물량과 평형수에 따라 달라짐)이다. 이게 기준보다 작으면 출항을 거부하고, 선주도 꼼짝없이 받아들이는 게 바다의 법칙이다. 다만 선장과 1등 항해사가 짜고 화물 과적량만큼 평형수를 적게 넣으면 만재흘수선은 물 위에 나오게 된다. 이런 꼼수로 GM이 무너진 채 바다로 나가는 것은 죽음의 항해나 다름없다.”
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