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숨진 안산 단원고 이다운(18)군의 수줍은 노랫소리가 아버지 이기홍(42)씨의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왔다. 다운군이 가사를 쓰고
멜로디까지 입힌 곡이다. 제목도 아직 없고 마무리도 짓지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 이씨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아들이 남긴 노래 파일을 듣는다.
그게 수천 번이 될지 수만 번이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사랑하는 그대 오늘 하루 참 고생했어요/ 많이 힘든 그대 힘이 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2분 동안 이어지던 노래가 중간에서 멈췄다. 아버지의 눈가에 물기가 고였다. 다운군은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에서 100여m
떨어진 바다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닷새 후인 22일 발인했다. 24일은 삼우제(三虞祭)였다.
다운군의 유작(遺作)이 된 이 노래
파일은 동생 다슬(17)양이 지난 18일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찾았다. 작년 연말 오빠가 카톡으로 보낸 것이었다. 다슬이는 슬픔에 잠겨 있던
가족들에게 노래 파일을 들려줬다. 그 후 가족들은 이 노래를 매일 반복해 듣고 있다. 작은아버지 이기호(38)씨는 "다운이가 자기의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