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란 말이 있죠. 어느 나라나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것들을 랜드마크라고 하는데, 사실 이런 말은 그렇게 좋은 말은 아니락 봅니다.
과거 우리가 알고 있던 랜드마크는 대부분 서구 문명의 황금기에 나온 것들이죠.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제국주의 시대의 유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랜드마크에 집착할까요?
이것은 일종의 열등의식이 아닐까 싶네요. 따라가기, 혹은 따라하기.
지금 아시아에서 랜드마크에 집착하는 나라는 중동과 중국, 그리고 우리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랜드마크 경쟁에 대해 칭찬의 말이나 문명의 상징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나 서구 사회의 평가는 없습니다.
즉, 랜드마크란 말 자체가 서구주의의 상징이라는 것이겠죠.
우리 나라는 세계 유산은 많지만 그 규모나 수품이 낮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우리 나라가 작고 약한 나라라서가 아니라 철저한 문명국가로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에 가치를 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경복궁은 실제 정도전이 설계할 때는 지금의 1/10 규모 였습니다.
이는 궁궐은 왕권의 상징이 아닌 통치 기구로서 건물의 역할에 그친다고 여긴 가치관에 의한 것입니다.
즉, 웅장하고 화려한 랜드마크를 가진 것이 곧 우월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더불어 랜드마크에 열을 내는 것은 일종의 열등감의 반대급부일 수 있습니다.
관광객들을 위한 서울의 상징을 찾는다고 한다면, 저는 우리 나라 사람 그자체, 우리 나라의 느낌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못 살고 열등의 시대를 살 때는 숭례문이 자금성의 정문에 비해 작다며 탓탓하고 부끄러워 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정이 깊고 똑똑하며 선량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에 문화가 생기고 그 문화가 곧 '랜드 마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