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평화를 전쟁으로 바꾸어 역사적 영웅을 꽤하거나 전쟁의 화마에 국가를 내모는 자가 있다면 그는 히틀러와 같은 전쟁광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의 핵심은 적보다 강한 안보의 확충이고 그 안보가 굳건할 때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동로마 제국의 비잔티움은 막강한 부로 평화를 사려했지만 성벽을 둘러 싼 적에게 많은 보석과 황금을 줄수록 비잔티움의 안보는 더 위협 받았고, 결국 외세에 의해 무너지게 됐습니다.
즉, 안보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과거 고려 시대 거란의 소손녕이 8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기습적으로 침공했을 때, 고려 조정은 무조건 항복과 땅을 떼 주고 항복하자는 논의로 분열했습니다.
이 때 고려는 건국한지 오래지 않아 아직 체계적인 국방이 구축되지 않은 상태라 더욱 전쟁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고려 조정 내부에도 화전론이 있었고, 서희는 싸우고 화의를 논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거란은 이에 안융진을 공격했고, 안융진은 대대규모도 안 되는 작은 진지였는데 여기서 거란군을 격퇴하면서 작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서희는 이에 협상의 여지를 찾았고, 소손녕을 찾아가 여진이 막고 있어 거란과의 교류가 힘들다며 강동 6주를 얻으면 거란과 교류할 것이라 제안합니다.
거란도 송나라의 배후를 돈독히 할 수 있어 협상은 이뤄졌고, 서희는 그날로 강동 6주를 구축하는데 온 열정을 다합니다. 결국 과로로 돌아가셨으나 이렇게 구축된 강동 6주는 거란의 2차와 3차에 이르는 침입을 막는 보루 역할을 하였고, 3차 때에는 거란군을 씨까지 말리겠다는 각오를 보여줌으로써 다시는 거란이 고려를 넘볼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전쟁의 시각에서 전쟁을 바라보면 전쟁은 사람을 죽고 죽이는 살육의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안보의 견지에서 본다면 나라를 지키고 백성을 보호하며 앞으로의 외침을 적극적으로 막는 행위가 됩니다.
과거 이스라엘은 영국이 팔레스타인과 이중으로 독립을 인정해주는 바람에 국가가 수립되자마자 외세의 침입을 받았습니다.
안보가 없는 나라는 국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것이며 전쟁을 부를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나라를 수립하고 안보를 지키기 위해 4차에 걸친 중동전쟁을 치릅니다. 인구도 적은 나라가 4차에 걸친 수 십 년의 전쟁 동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욤키프르 전쟁 때에는 주변국들이 예전 같지 않아 이스라엘에 첨예하게 맞서는 바람에 이스라엘의 피해가 커서 자국에서조차 전쟁 영웅이 욕을 먹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만약 이스라엘에 중동 전쟁이 없었다면 지금 이스라엘은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전쟁을 포기하고 나라가 없어졌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만족하고 지금도 잘 살고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현실을 한 번 봅시다.
다시금 전쟁을 원하는 것은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북의 기습 남침으로 민족 상잔의 비극이 시작됐고, UN과 북한, 중국군, 러시아의 입장이 달라 전쟁이 소모전 형태로 교착 상태가 되어 피해만 늘어 3년을 끌었습니다.
우리에게 힘이 있었다면, 이 전쟁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또한 3년을 끌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한국 전쟁 직전 우리 대한민국의 군대는 10만도 채 안 됐고, 이 때 무장은 미제 소총과 일본제 소총이었고, 전차는 없었고, 전투기도 없었습니다.
북은 구소련의 지원을 받고 중국으로부터 2차 대전 경험이 있던 부대를 통째로 군복만 갈아 입혀 북한군에 편입시켜 전쟁 준비를 했습니다.
병력도 우리의 여러 배였지만 무장이나 화력은 우리의 열 배도 넘는 수치였습니다.
우리는 약했기 때문에 전쟁을 막지 못한 것입니다.
휴전이 되고 우리가 전쟁의 상흔을 이겨내기고 급급한 시간에 경제도 개발하고 안보도 구축했습니다.
현재 우리는 북에 압도적인 경제력으로 군사력을 키워 재래식 전력은 북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북보다 힘이 크기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며, 앞으로도 우리가 북보다 힘의 우위에 있어야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안보의 큰 공백 하나가 생겼습니다.
바로 북핵입니다.
북한은 다른 제 3세계와 마찬가지로 핵을 무장하여 자구력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이란이 그랬고, 이라크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실패하고 미국의 통제 아래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다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비호 속에 미사일 기술을 장착하더니 핵기술까지 갖추어 이제는 무기화 수준에 도달했고, 이미 몇 기가 실전 배치된 것으로 나옵니다.
참고로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핵의 100 위력이 최근의 소형화된 탄두 위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북은 이를 다시 수소폭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소 폭탄든 다시 그 핵의 천 배 가까운 위력이 됩니다.
1950년대 구소련이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을 때 대놓고 영국과 미국에 이집트 개입을 막으며 개입하면 파멸이라고 경고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최신 핵 몇 발만으로도 한반도는 초토화가 되고 수소 폭탄이면 한 두 발에 황무지가 됩니다.
북이 이것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핵은 상징적인 무기입니다. 핵을 가진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입장에서 북의 핵은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북은 미국 하와이까지 도달할 수 있거나 알래스카까지 도달 할 수 있는 발사체를 만들어 미국을 위협한다고 하지만 하와이나 알래스카가 미국의 핵심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미국의 위협이 되지는 못합니다.
결국 북핵의 실질적인 위협국은 대한민국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북핵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호성에 의한 동등한 수준의 무기 체계를 확보하는 것, 즉 대한민국의 핵무장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생각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당장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한다고 할지라도 국제사회가 우리의 핵보유를 용인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핵을 보유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북핵은 명분이 약합니다. 왜냐하면 북핵을 이유로 우리가 핵을 보유하면 같은 이유로 일본도 핵무장을 정당화할 것이고, 대만도, 나아가 태국과 같은 동남아 국가의 핵무장도 막을 길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북핵은 용인이 아니라 폐기가 답입니다. 북핵 폐기를 위해 핵보유국들이 나서고 있는데 우리는 핵보유국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대화 당사자도 아니게 됩니다.
이는 힘의 논리에 의한 외교력의 뼈저린 현실인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핵 폐기를 위해 나서야 하지만 중국은 방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동북아 정세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점하고 싶은 중국이 북을 이용해 미국을 시험대에 올려 놓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북한 미사일 기술의 대부분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제공한 것입니다. 그 차량이나 발사체의 모양 등을 비교하면 구체적인 베낀 모델까지 찾을 수 있을 지경이죠.
중국은 시진핑이 독재를 하고 있고, 미국은 정권이 바뀝니다. 이 때를 이용해 북핵을 가지고 중국이 동북아 정세에서 이득을 취한다면 북은 중국의 꼭두각시가 되고 미국의 한반도 지배력은 떨어질 것입니다.
중국은 북핵 폐기에 동의하지만 차일피일 시간을 벌면서 사실상 북이 핵 보유를 한 시간을 늘려나가게 할 것이고, 이를 이용해 한반도 문제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력을 배제하고 북을 실질적인 중국의 식민정부나 괴뢰정권으로 만들려고 할 것입니다.
미국이 내부 정치적 싸움에서 중국의 시간 끌기에 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됩니다.
더불어 북핵에 대한 대응으로 한미 공조가 강화되어야 하는데 대부분 군사적 맥락이 됩니다.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한민국에게 핵우산을 제공해야 하는데 결국 이는 미국의 한국군에 대한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안보가 우리 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국에 손에 놓이게 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같은 일은 막아야 할 것입니다.
만약 북의 핵이 용인 아닌 용인으로 핵보유 시간이 유지되면 북은 무력 도발로 우리를 위협할 것입니다.
북도 전쟁을 수행할 능력은 되지 못하지만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은 수 십 번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북의 핵이 인정되는 와중에서 대남 무력 도발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북의 도발에 우리가 대응해 원천까지 파괴하겠다며 대응 사격을 했다고 치고, 북은 핵을 꺼내들며 위협을 하게 됩니다.
“정당한 우리의 수호권을 발동한 것에 남이 무력으로 도발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모든 힘을 동원해 자주권을 지킬 것이다.”
우리가 이에 맞대응해 전쟁으로 북을 제대로 제압한다면 다행이지만 이 말에 위협을 느끼고 한 발 물러난다면 미국이라고 북에 보복을 할 것이며 중국이라고 북을 응징하겠습니까?
결국 우리만 피해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도발이 두 어 번만 더 일어나도 우리는 안보 공백을 크게 느끼게 되고 우리의 국제 인지도는 떨어지며 경제도 하락세를 타고 말 것입니다.
누가 이런 이야기에 대해 가능한 일이 아니다 망상이라고들 하시는데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과 현 우크라이나 정세를 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아실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과거 비잔티움처럼 돈으로 협상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평화론에 입각해 전쟁 없는 대화를 북의 어떤 숨겨진 발톱에도 밀고 나가야 할까요?
아니면 대화와는 별개로 안보를 위한 준비와 대비를 해야 할까요?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전쟁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동과서, 좌와 우를 나누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현시점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현명한 판단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자는 것이고,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