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 또는 워마드로 통칭되는 집단은 자신들을 '빨간약을 먹은 전사'로 정의한다.
빨간 약은 가부장제라는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여성혐오를 비로소 인식하는 세계.
시온으로 가는 자각인 셈이다. 이들은 가부장제로 공고하게 세워진 남성중심 사회
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져 왔던 일들이 실은 여성혐오에 기반한 것들이었다고
주장한다.
여성혐오를 자각한(빨간약을 먹고 현실세계를 깨달은) 여성들이 택한 저항이 남성
혐오로 이어진 것이 바로 지금의 넷페미니즘이다. 그러나 이들에대한 사회의 시선
은 곱지않다. 전체적인 맥락에는 동의하지만 수단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주간경향은 워마드 회원 여성 2명을 만나 "워마드의 지향점이 무엇인가"물었다.
A씨는 "여성이 우월한 사회. 여성이 내키면 언제든지 남성을 패도 괜찮은 사회를
만드는것"이라고 답했다.
B씨는 "남성은 예전부터 아내와 딸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여겨왔다.
지금도 남성들은 단지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때리고 죽인다. 나는
'홍대 누드모델 몰카사건'에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유출한 여성이 법의 잣대
로 보면 잘못했다고 치자. 그러나 남성 몰카범들은 포토라인에 세우지 않으면서
왜 유독 여성만 구속하고,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을 주는가? 이는 여성이 남성의
권위를 훼손한것에 남성들이 '부들부들'거린 것이다. 여성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피해자로 살아왔다. 남성들도 여성을 무서워하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어떤 편가를 유보하더라도 이들 워마드의 활동은 한계점이 분명하다.
이들이 수단으로 제시한 '미러링'이 이미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 '일베'를 향해
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체제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은 "인간의 존엄성을 포기하는 방식의 미러링
은 어떤 거창한 명분을 들이댄다고 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