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예로 우리의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는 괌이 어떻게 흘러왔나를 알면 대강의 세계사가 보일거 같습니다.
괌 군도는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에 의해 16세기에 발견이 되죠. 서태평양의 온후한 이 섬에서 식량과 물을 얻은 마젤란은 필리핀으로 떠나 거기서 죽게되지만 스페인은 이후 다시 찾아와 마리아나 제도의 괌 군도를 자신의 영토임을 선포하고 다스립니다. 물론 장교와 몇몇 병졸들이 와서 있었을뿐 원주민들의 삶은 그대로 유지가 되었죠.
그리고 몇세기가 지날때까지 명목상 스페인영토였던 괌은 그러나 1890년대 후반에 터진 미서전쟁.
즉 미국과 스페인 전쟁이 발발하면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서란 스페인의 한자
명인 서반아에서 따온거구요. 암튼 미서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의 태평양함대 소속 포함 두척이 괌으로
찾아와 아프로항을 향해 포를 쏩니다.
그런데 당시 스페인의 총독은 미국군함이 입항절차로 흔히 행하는 예포를 발사하는줄 오해하죠.
당시 괌의 스페인진영은 답례로 쏴야할 포 화약조차 없는 형편이었는지라 총독은 사절단을 미군함으로
보내 자신들의 결례를 사과하도록 지시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미국함에 가서야 전쟁이 벌어진걸 알게되죠.
스페인 총독은 이튿날 수십명의 스페인병사를 집합시켜놓고 쿨하게 항복절차를 밟습니다.
근데 당시 미국함대 함장은 괌에만 사람이 사는줄 알고 나머지 열네개에 달하는 섬을 점령하지 않는데
미서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은 필리핀,푸에르토리코,괌을 2천만달러를 주고 스페인으로 부터 이양을때
스페인은 필리핀의 상실로 필요없어진 나머지 열네개 섬을 미국측에 사라고 했으나 미국은 거절합니다.
이때 뒤늦게 통일후 산업화에 성공하고 식민지 각축장에 뛰어든 독일이 식민지로 삼을 빈땅을 찾는 중에 그 섬 열네개를 스페인으로 부터 4백만 달러를 주고 사들이게 되죠. 이때 부터 괌군도는 본섬은 미국 나머지 부속섬들은 독일의 차지가 됩니다.
그러나 얼마못가 곧 세계 1차대전이 발발하고 연합군측으로 참전한 일본은 본토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잇점을 타고 독일소유의 마리아나제도 군도들을 줍듯이 획득하게됩니다. 승전국이 된 일본은 이제 이 섬들의 주인이 되어 신탁통치를 하게 되지요. 국제법이란게 가닥을 잡는 1차대전 직후에 일본이 승전국 지위에 있었다는것은 독도와 조어도를 갖고 다투는 우리나 중국에게 좋지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암튼 이후 2차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국이 갖고있던 괌 본섬마저 일본이 침공하여 차지하고 일본에 의해 통치를 받게되는데 이때부터 원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집니다.
미국은 괌을 해저케이블의 중계지와 통신 보급의 중간기착지 정도로만 생각했지 식민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대했고 실제 각종 일은 원주민의 자치와 의견수렴을 통해 운영이 되었던 반면 일본또한 괌 원주민에 대해 최대한 배려를 한다고 하면서 유화적인 통치를 했으나 이미 미국식에 길들여진 괌 주민들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거만하고 고압적인 일본군의 모습에 충격을 받게 됩니다. 다만 그게 일본군이 굳이 차별적으로 원주민을 대해서라기 보다는 지들 자국민들에게도 그런 태도를 취한다는걸 원주민들은 알수가 없었죠.
게다가 상의도없이 멋대로 괌의 이름을 오미야지마로 바꿔버려 분노는 극에 달하게 됩니다.
이런 심리는 필리핀의 일본점령시에도 동일하여 일본이 맥아더를 몰아내고 필리핀을 접수한뒤 아예 필리핀에게 자치정부수립을 허용하고 대단히 유화적인 자세로 일관했으나
원주민들의 격렬한 반발속에 밀림의 게릴라전으로 일본군들이 고전을 하게 됩니다.
사실 영미식의 식민지경영은 그외의 나라들, 가까운 프랑스조차도 흉내를 내지 못하는데가 있다는걸
일본도 잘 몰랐을겁니다.
암튼 진주만 기습이후 온전할날 없던 괌은 다시 44년 미군의 공격으로 탈환되면서 오늘날까지 미국영토로
남아있게 됩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도 그때 돈이 있고 군함다운 군함이 있었다면
태평양에 우리 섬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었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죠.
흐름에 뒤쳐지면 이렇듯 아쉬운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작성일 : 14-04-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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