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입시철입니다. 학생들이 수시 전형을 준비한다고 '자소서'라든지 각종 추천서를 받으러 다니기 바쁜데요, 이런 모습을 보면 과연 지금의 입시 제도가 우리 현실에 맞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청소년 xx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그 원인으로 과도한 교육렬을 꼽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학업에 부담감을 줄여 주기 위해, 대학 입시의 경쟁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 제도의 개선을 부르짖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다양한 교육 이념을 실천하고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특목고나 자사고를 대폭 늘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안은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교육학계에 계신분들, 특히나 교육 정책이나 교육 이론에 관여하시는 분들은 원칙적으로 초, 중, 고등 학교의 교사들이 아니라 교육 이론가들이나 교육 공무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의 교육학을 신봉하죠.
'죤 듀이'로 대표되는 실용주의 이론에 근간을 둔 미국 철학을 바탕으로 미국 교육 이론을 배워야 한다고 주구장천 떠드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입학사정관 제도와 여러 추천 제도들이죠.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미국의 공교육이 우리의 공교육보다 나은가 하는 점이죠.
솔직히 제가 몇 마디 안 해도 미국의 공교육은 붕괴됐음을 웬만한 분들은 아시리라 봅니다.
미국은 이민 사회가 확대되고, 교육에서 민간 비중을 넓히다 보니 학력에 있어서 매우 떨어지는 구조를 갖게 됐습니다.
미국 공교육의 붕괴는 미국 국민이 다 아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유명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다 채우고 있고, 대학교의 서열을 가리는 학문적 성취 역시 유학생이나 외국계 학자들로 채워진 것이 미국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미국 공교육을 배우려 할까요?
미국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이나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결국 미국의 공교육 붕괴와 관련이 있는데 말이죠.
즉, 공교육은 이미 학력에서 미달이기 때문에 공교육의 성적으로 학생을 평가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공교육 틀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학생을 열등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들 학생이 학력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이죠.
그래서 각 대학은 별도로 유명 사립학교를 나온 학생들을 뽑습니다.
유명 사립학교들이란 소위 미국의 귀족계층들이 다니는 학교들로 미국 역사에서 유명한 정치인이나 사회적 성공인들을 배출한 그런 학교들입니다.
이들은 우리나라보다 더한 학력 교육을 실시하고 높은 수업료를 내기 때문에 경제력이 없는 집에서는 보낼 수도 없는 학교들이죠.
여기의 학교장이 학교 내 성적이 'C' 정도인 학생을 '예일'에 보내려고 추천서를 씁니다.
"저는 XX학교 교장으로 이 학교 몇 회 졸업생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학교는 3 명의 역대 미국 대통령을 배출했으며 그 외에도 많은 지도층을 배출한 학교입니다. 이 학교를 재학중인 A라는 학생은 개구쟁이기는 하지만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경제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으로 앞으로 이 사회를 위해 큰 공헌을 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학교장 추천을 받은 'A'라는 학생은 자기 소개서를 씁니다.
"저의 할아버지는 4성 장군이고, 저의 아버지도 해병 대위 출신인데 월가에서 25년간 근무하셨습니다. 저는 이런 아버지를 본받아 미국의 경제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의 이런 제도를 우리가 받아서 어떻게 우리 공교육 현실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요?
애초에 초, 중, 고등에서부터 차등을 주려고 특목고나 자사고를 만든 것은 아닐까요?
아마 우리 교육이 차별을 지향한다고 했을 때 반기실 분은 아무도 없으시리라 봅니다.
결국 우리가 교육으로 어린 학생들을 괴롭히는 것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부모의 욕심이 아닐까요?
부모의 욕심이 학교를 그러한 지식 주입의 공장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요?
우리 교육의 목적은 '홍익인간'을 바탕으로 지덕체를 겸비한 바람지학 시민 양성에 있다고 합니다.
욕심이 '덕'과 '체'는 버리고 '지'에만 치중하게 한 것은 아닐까요?
결국 공평한 경쟁을 위해서는 예전처럼 점수제로, 수능이라는 시험 하나로 대학 입시토록 하는 것이 제일일 것입니다.
오히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는 입시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더 많은 덕성을 기를 수 있도록, 더 많은 체와 미를 추구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베이비 부머 시대를 지나 인구 절벽의 시대에 놓은 이 때 우리는 자연 경쟁의 확률을 줄여 나갈 것입니다.
오히려 적은 인구가 더 발전되고 더 큰 나라를 이끌어 가야 할 미래는 지금과는 다른 인간을 길러 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교육의 미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