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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05 10:46
목 안 좋아 손님도 없었다는 고인의 삶터엔 또 다른 트럭이
 글쓴이 : 삼촌왔따
조회 : 570  

취재하는 동안, 고씨의 죽음이 서둘러 덮이고 감춰지려 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유족들부터 이미 보도된 것들까지 긁어 모아 지우고 싶다고, 어서 잊고 싶고 잊히고 싶다고 경찰에 말했다. 당장은 아파서일 테지만, xx이 부끄럽고 가난이 부끄럽고 가난 때문에 망쳐진 일상과 지키지 못한 약속들을 감추고 싶은 듯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는 거라 오직 자신의 운과 노력과 능력 탓이라는 생각. 복지도 사회 안전망도 국가와 사회의 역할도 끼어들 틈이 없는 사적 책임과 강박적 염치.

노벨 경제학상을 탄 폴 크루그만은 한번 뇌리에 박힌 생각 중에는 나중에 충분한 근거를 통해 그릇됐음이 입증된 뒤에도 폐기되지 않고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것들이 있다며, 그런 생각을 '좀비(zombie) 아이디어'라 했다. 부자들의 가난에 대한 인식, 또 가난한 이들 자신의 가난에 대한 인식 안에서도 그런 기미가 엿보일 때가 있다.

고씨와 별로 다르지 않을 사연을 지닌 수많은 죽음들이 아마 그렇게 덮이고 지워지고 잊혀져 왔을 것이다. 그들의 빈자리는 금세 누군가에 의해 채워져 아무 일 없었던 듯 평범한 하루가, 어쩌면 더 엄혹한 나날들이 이어져 왔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고씨처럼 막막한 현실에 짓눌린 누군가가 또 어딘가에서 모진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활고를 못 이겨 세 모녀가 함께 목숨을 끊은 것도 불과 한 달여 전이었다. 비극은 그렇게 일상이 된다.

한 사회학자와의 대담에서 사회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 자본주의가 노동 착취로 이윤을 추구하던 '생산자 사회'에서 소비 욕망을 착취해서 이윤을 추구하는 '소비자 사회'로 이동한 뒤 가난을 범죄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즉 구매력 없는 '최하층계급'은 소비자사회의 잉여여서, 구제의 대상이 아니라 배제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난한 자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이란, 그러므로 , 소비자 사회의 결함 있는 소비자들을 '사회의 정상적인 부분' 안으로 들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밖으로 내몰기 위한 도구"라고 썼다.(<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에서.)

불행히도 대한민국은, 바우만의 통찰이 전형적으로 구현되고 있는 사회 가운데 하나이고, 고씨의 죽음과 그 이후는 그의 진실을 지탱하는 참혹한, 하지만 흔한 사례의 하나일 것이다
 
 
 
 
 
 
물고기를 한마리주는것이아니라 물고기를 잡는방법을 가르쳐주는 복지였으면좋겠네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결국 정의는이기고 언플은 언플로 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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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질이 14-04-05 11:13
   
에휴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