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세계적인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태국에서도 확인되고있다. 싱가포르의 동남아시아 연구소 객원연구원인 마이클 바티키오티스는 19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기고문에서 태국에 불고 있는 중국어 바람을 소개했다.
20년전만 해도 태국에서 중국어를 배울 수있는 길은 제도적 수단은 매우 제한돼있었다. 적지않은 태국의 화교들 조차도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길이 마땅치 않았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의 배경에는 공산주의의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냉전의 종식과 중국의 부상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제는 태국 북부 치앙마이나 방콕의 번화가에서 중국어를 가르치는 소규모 학원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치앙마이의 한 중국어 학원 강사는 학원생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100면 선이었던 이 학원 학생들이 올해에는 150명정도로 늘어났다.
지난해 이 학원생중 19명이 중국에서 실시하는 공인 중국어 능력시험을 통과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20대이고 부모들이 자식들의 미래를 염두에두고 중국어를 배우게 한다는 것이 중국어 강사의 설명이다.
태국 정부도 중국어를 매우 중시해 중국 당국에 강사 파견을 요청하고 나설 정도다. 장신성(章新勝) 중국 교육부 부부장은 지난 1월둘째주에 방콕을 방문해 매년 태국에서 1천명의 중국어교사 훈련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중국은 이것 말고도 매년 100명의 태국 학생들이 중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하고, 500명의 중국인 자원 봉사자들을 태국에 보내 중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태국 교육부는 필수 외국어인 영어와 함께 앞으로 5년 안에 고등학생의 3분의 1은 중국어에 능통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에서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려는 중국 당국의 계획도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하고있다.
중국은 최근 영국문화원과 독일문화원을 모델로 한 공자학원을 설립하고 중국어와 문화 전파에 주력하고있다.
공자학원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이미 11개가 설치됐다. 이 모두가 팽창하고있는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준다.
방콕과 같은 대도시를 비롯해 주민들의 절반 가까이가 화교인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소프트파워 팽창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1980년대에 동남아에 불었던 일본어 열풍과 지금의 중국어 열풍을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일본어 열풍이 아무리 불어도 이들이 일본시민이 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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