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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20 02:22
슬픔은 어차피 잊혀지는 법이지만, 아직은 아니죠.
 글쓴이 : Mahou
조회 : 231  

 뭐, 논란꺼리라고 생각은 안하지만, 몇몇 분들이 불만 가득이신 것 같기도 하네요.
 거창하게 이번 사건처럼, 국가적 비극이 아니라, 극히 개인적으로 아는 단한사람의 죽음으로도, 남은 이의 반응은 상반되더군요.
 
 저에겐 과거 절 무척이나 따르던 놈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전 갸를 조금은 무시했는지도 몰라요.
꼭 우월감 이런 것이 아니라, 내가 형이였고, 그놈이 원하는 것들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였고, 또 내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기였기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한없이 나에게 충성?을 다하는 그놈이 귀여웠고, 잘해주고 싶었고, 편했습니다.
그는 나를 많이 따랐지만, 나도 그놈에게 이것저것 더 신경썼었네요,
진짜 여러가지 의미에서 말그데로 순박한 놈이였습니다.
 
 저와 점심을 함께 먹었고, 그날도 난 이놈에게 장난을 친다며 주먹으로 가슴을 치고, 도망갔죠.
그리고, 1시간 후에, 그는 안전사고로 (공사장에서 돌이 떨어짐) 즉사하였습니다.
 혹,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겪으신 분이 있다면 아시겠지만, 처음엔 그 죽음에 현실성이 없어요.
누구 말마따나 그냥 같이 TV보다가, 화장실 간 친구가 다시는 안돌아오는 기분입니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고, 내가 이름을 부르면 대답을 할 것 같고...
그런데, 이내 곧, 상대의 죽음이 실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온갖 생각과 슬픔이 밀려오죠. 더 깊이 생각을 할 수록, 더 가슴이 아파지는 것일 것입니다.
더 생각하지 않는다면, 더 가슴이 안아픈 것은 당연한 것이겠고요.
 
 나에게 처음 있는 지인의 죽음....저는 아마, 그놈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슬퍼했을 것입니다.
나보다 그녀석과 가까웠던 지인들도 있었겠지만, 내가 그들보다 더 많이 슬퍼했을 것입니다.
제 비록 날티나는 과거와 행적이 있어도, 그에게는 안그랬었으니까요.
너무 많이 생각했었어요. 저의 기본사고에 현재도 영향을 줄만큼, 그의 죽음은 나에게 컸습니다.
그가 만난 마지막 사람이 나였다는 것이..그런 일이 없었다면 상관도 안할 사소한 일이, 저에게는 책임감으로 느껴졌고, 그 책임은 내가 너를 잊지 않는 것으로 갚겠다 맹세했습니다.
 
 당시 제가 느꼈던 것은, 사람은 생각보다 빨리 상처에서 치유되는 것이고, 그래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구나...였습니다.
그가 떠난지 몇일이나 지났다고, 그의 주변은 유가족들을 제외하고, 미소도 짓고, 잘만 지내게 되더군요.
전 그게 화가 났습니다. 나만은,,,니가 따랐던 이 형만은 너를 그리 안보내겠다 했었습니다.
 
 그런데요, 잊혀집니다. 단지 시간차가 있었을 뿐인 것이죠. 그냥 내가 조금 더 붙잡았을 뿐입니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내가 기억하고 있다면, 넌 죽어도 내 가슴속에서는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그의 영전 앞에서 오열하며 그리 다짐하였건만, 그가 무디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산 사람은 죽은 사람을 붙잡고, 언제까지나 제자리에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사설이 길었던만큼, 나또한 이 슬픔을 잊을테지만, 그래도 지금은 아니죠.
적어도 생사여부가 확실히 판명이 난 후에라도 내색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죽어간 어린 것들과 나의 공통점이라곤 같은 한국이란 것뿐이죠.
사소하지만, 나는 그들을 잃은 자의 절규를 알아 들을 수가 있고, 죽은 자들이 살았을 인생과, 그들의 외마디 비명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또 사소하지 않은 것이기도 한 것입니다.
내가 옆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이렇게 그들을 생각할까요? 절대 아닐 것입니다.
 어차피 잊을 놈이 무슨 애도를 하는 척이냐? 어차피 같아질 것이라면 위선아니냐?
하면 당연합니다. 똑같아질 것입니다.
그래도, 현시점에서 하는 애도하는 척은, 위선이 아니라, 예의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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