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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4-03 15:22
집에 다녀왔습니다....
 글쓴이 : 고사유
조회 : 294  

어제 많은분들의 격려와 질책속에 용기를 내서...
 
집에 갔습니다....들어가면 당장 난리라도 날줄알았는데...
 
생각외로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제 문제 때문에 누나 동생 부모님 모두가 모여있었습니다...
 
이야기 도중 어머니는 우시면서...니가 그러면 안됐는데....왜 그랬냐고...
 
그러던 도중 혼절 하셧습니다....저희 집에 제가 모르는 사실이 많더라구요...
 
어제 글에 써놨듯이...전 1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15년이 넘는 세월을 방황으로 보냈습니다...
 
남들 20대 초반에 서있는 출발선을....
 
전 30이 훌쩍 넘은 지금에서야 먼길을 돌아 다시 그 출발선으로 돌아온거죠...
 
그 먼길을 도는도중...저희 부모님은 저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인 피해는 물론...
 
지병까지 얻으셔서...지금은 두분다 많이 아프시고 힘든 상태이십니다...
 
그걸 누나와 동생은 곁에서 봤으니...제가 미더울리 없었겠죠...
 
듣다 보니 생각보다 집안 형편이 많이 심각한 상태였다는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그 동안엔 부모님이 이제서야 다시 출발하는 아들에게 그런 마음의 짐까지 지워주지 않기위해...
 
일부러 말씀하지 않으셧다는 사실도 오늘 알았구요...
 
 
집에서 조용히 나와...아버지와 근처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영수(동생가명)와 민희(누나가명)가 널 다시 받아줄 수 없다고 하는구나...내가 설득을 해봤지만..
 
 이미 늙어서 힘 없는 아비가 모두 같은 자식인데...너 하나만을 안고 가기위해 나머지 자식을
 
 버릴수가 없었다...니가 들어오면 본인들이 나가겠다는데....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많이 아픈 니 엄마...물론 넌 또 그러지 않겠지...난 내 아들을 다시 한번 믿고 싶다...
 
 그렇치만....그 동안 니가 해온 많은 일들이 오랜세월 엄마 가슴속에 한으로 맺혀서....
 
 그 사람에게 더 이상 그 짐을 더 두게 했다가는 니 엄마는 정말 잘못될지도 모르겠다...
 
 미안하구나 창수(제가명)야 더 이상 기회가 없는것 같다....
 
 나도 이렇게 너 보내면 니 엄마랑 같이 몇날 몇일을 끙끙대면서 힘들겠지....
 
 그러면서도 보낼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왜 그랬니...?
 
 돈이 필요했으면 빚이라도 내서 해줬을텐데...왜 꼭 넌 스스로 해결할려다가
 
 일을 이토록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라고 하셧습니다...아버지가 어디서든 열심히 살라시며 들어가시고...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당장 오늘부터 갈 곳도 없지만...
 
그것보다...난 도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그 많은 세월을 많은 이들에게 피해만 끼치며 살았었나...?
 
하는 회한이 몰려왔습니다...
 
아마 현실적으로 공익근무도 더 이상 어렵겠지요....?
 
그걸 알면서도 보낼 수 밖에 없던 부모님은 더 맘이 아프셧을거라는걸....
 
우매한 자식놈은 이제야 조금 알것 같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거라는 말....
 
이젠 또 쫓기는 삶을 살 것이고....
 
아니 무엇보다도....이젠 저 보다 저희 가족들이... 제 부모님이 행복하셧으면 좋겠습니다...
 
저라는 족쇄에 너무 많은 희생만 하신 그 분들....
 
이젠 제가 놓아드리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스스로 자학은 아니지만....전 과거도....그리고 아직까지도 기생충입니다...
 
부모님의 피를 빨며 살았고....다른 이들의 고통을 배로 채우며 살았습니다...
 
 
이젠 부모님 몸 속에서 나와...기생충이더라도....다른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량하진 않지만....적어도 내 가족에게만큼은 해가 되지 않는 벌레가 되는 길은...
 
그 곳을 나오는길 뿐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든걸 이 곳에서 이야기 해도 되는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치만 적어도 어제 제 글을 보고 격려와 충고를 해주신분들에게 이렇게 된 결과지만....
 
이나마라도 알리는게 맞는것 같기에 용기를 내서 적어봤습니다...
 
오늘 밤은 그냥 하염없이 걸어볼 생각입니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그냥 걷다보면 지칠것이고....그러다보면 쓰러지겠고...
 
그러다보면 어딘가는 도착하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모두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오예 후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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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면튄다 14-04-03 15:37
   
진짜 새출발 하시고 싶으시면
노숙을 하더라도 공익출근은 꼭 하세요
그리고 나서 당당히 사회에 나가세요
공익 안끝내면 그마저도 기회가 없을거에요
돈벼락 14-04-03 15:39
   
모든 것들이 한번에 이루어지는 법은 없습니다.
하나, 둘, 차곡차곡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지금 괴로움이 언제까지나 이어지지는 않을 것 입니다.
인생사, 수도 없는 변곡점이 있기 때문이지요.
조금씩 조금씩 쌓아보세요.
눈에 보이지도 않던 쌓임이
어느덧 든든한 언덕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시간의 힘을 믿으세요.
 
인생은 말입니다.
생각보다 깁니다.
왔구나 14-04-03 15:45
   
일단 공익근무는 마치셔야합니다...;;;
젠덴 14-04-03 15:50
   
힘내십시오!!!!
moim 14-04-03 17:26
   
어디계시던 부모님께 종종 연락은 하세요 안부전화 같은거
겉으로 싫어 하실진 모르지만 속으로는 엄청 좋아하실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