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나 여건을 고려했을 때 이제 사실상 생존자를 기대하기는
기적에 가까운 상황이 되었으니...
오해의 소지도 많고, 궂이 이런걸 말해야 하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한번쯤 곱씹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어 이 글을 쓰고자 합니다.
저를 너무 매몰차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누군가는... 그리고 언젠가는 제기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니까요...
객관적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서 책임이 큰 집단에 대해서
이견이 많을 수 있지만, 거의 그 책임이 큰 순서대로 정열하여
운수회사 및 직원 > 재난관리 콘트롤센터 > 정부 및 지자체 > 언론 > 그 이외 대동소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기시한대로 다소 이견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위의 리스트 이외의 것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번 사고로 학교 선생님들도 많이 희생되신 점 저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그분들도 엄연한 피해자이니까요....
하지만, 조금 냉정하게 생각하면, 아이들을 인솔하는 1차적 책임은 그분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고시간은 대략 아침 7시 30분에서 9시 사이쯤으로 보고,
누군가에게는 아침식사 시간이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직 자고 있었을 것이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오락시간을 가지거나 느긋한 아침여유를 즐기고 있었겠지요
수백명의 아이들이 그들을 인솔하는 선생님들과 여행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운송매체에 사고가 났습니다.
요새 아이들 제 세대에 비해서 조숙하고 똑똑한 것 인정합니다.
하지만, 엄연히 아이들이고... 보호받아야 하며, 위기상황 대처가 어른만할 수 없는
아직은 아이들... 입니다.
혼란에 빠진 아이들을 이끌어줄 책임이 있는 것은 1차적으로 선장도 아니고
항해사도 아니고 정부도 아니고... 인솔교사들이었습니다.
제자리를 유지하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사실이겠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구조자 명단을 보면,
일반인의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일반인은 노약자나 일부 여성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상당수가
살아남은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79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보면 수백명중 단지 77명이 살아나왔으며,
실제 77명 중에서도 실제 구조된 것이 맞는지까지 확인된 사람은
(중복집계도 있고 여러가지 여건상) 50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할까요?
일반인과 아이들의 그 시간대에 생활패턴이 아주 많이 달랐을까요?
선박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그 생활패턴 이격의 폭이 얼마나
클 수 있었을까요? 전 그다지 크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학생들이 군인도 아니고 교사의 인솔에 칼같이 따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반인들 생존자들은 대부분 배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어
갑판쪽으로 상당수 이동해 있었기 때문에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인원을 고려했을 때, 이동시간은 더딜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더 빠른 판단과 상황인식이 필요했고, 이것이 선생님들에게
중요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몇명은 밥을 먹고있고, 몇명은 오락실에서 오락을 하고 있고
몇명은 아직 자고 있고....
이것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인솔교사의 몫이고 의무입니다.
FM 선생... 꽉막힌 선생 소리를 듣더라도 그것은 외면할 수 없는
인솔교사들의 필수 체크사항인 것입니다.
구조된 일반인들 대부분이 배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미리 이동하였음을
감안했을 때, 선생님들 중 상당수 역시 이를 느끼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판단됩니다. (이 부분은 확실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 상황에서는 바다와 배를 잘 아는 선장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며, 만약 선장이 일단 제자리 정지
명령을 내리고 그 이후 선원들이 사고로 순직하여 아무도 명령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그 때도 최종명령인 '그 자리 대기' 를 수행하는 것이
맞을 까요?
배는 이제 45도도 넘게 기울고 있음을 몸이 이미 느끼고 있는데
제자리 대기만을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올바른 상황판단이었을까요?
결국은 선생님들 중에 누구도 빠른 상황변화 판단과 과감한 지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가 지적하고 싶은 바입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사건에서 선생님들에게는 두가지 과오 및 미숙이 존재합니다.
1. 급박한 상황에서 아이들의 현황 및 동선 파악이 안되어 있었다는 점. (과오)
2. 상황이 변했다는 것에 대한 파악 및 지시가 느렸다는 점. (미숙)
결론적으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인솔교사님들을 질타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분들이 그런 과오와 미숙을 범한 데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그런 상황에 대처할 만한 전문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 대처할만한 능력을 가지지 못하고 교육이수를 하지 못한 분들이
인솔자라는 역할을 가지고 위험을 내포한 여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긴 사고란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걷는것보다는 배로가는 것이 위험하고 배보다는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
더욱 위험한 사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이들 인솔자들에게 어떤 위험상황 대처 교육을 평소에 시키고
있었던가요?
최소한 이분들에게 위험상황 대처 교육이 여건상 힘들다면 해당 교육을 이수받은
안전요원들을 여행에 대동할 계획을 세우는 학교는 있을까요?
솔직히... 돈이 들가는 항목이니 안된다고 할 만한 학교가 대부분이 아니었을까요?
그 수많은 학생들을 인솔하면서 정확한 상황판단을 내려줄 안전요원이나
안전교육이수 선생님이 다만 몇분이라고 계셨다면 지금 사망자가 저정도에까지
이르렀을까요?
너무 원칙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찬찬히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제가 이번 사고관련 작성한 글마다 쓰는 말이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입니다.
지금이라도 각 학교마다 꼭 교육부 지침이 내려갔으면 합니다.
대단위 여행 및 이동시 안전요원이나 구난및 안전교육 이수 교사 필수대동
그리고 장기적으로 전교사 대상으로 안전교육 정기수행 등....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