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사들 파업 때문에 다들 심기가 불편하실거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실에 대한 전달이 잘 안되어있는거 같아서 조금 먹먹하고 답답하네요.
5년전, 정부에서 의료민영화를 밀어붙일때, 여당에 맞서서 의사들과 민주당은 힘을 합쳐 의료민영화를 저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갑자기 스탠스가 바뀌니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기만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선, 제가 여기에 글을 쓴 이유는, 욕을 하더라도 알고 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1번 - 밥그릇싸움아니냐?
-> 10만이 넘는 의사들의 의견이 어찌 다 같겠습니까. 일부는 밥그릇걱정을 실제로 할것입니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다수의 젊은 기피과 의사들은
공공의대가 생긴다고 밥그릇 걱정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그 친구들이 의대 6년, 인턴레지 5년, 펠로우 2년, 의무취약지복무 10년, 군의관 3년을 하고 민간시장에 나올때쯤이면 단순 산수만 해도 26년....... 인턴레지를 안하고 바로 투입하면 최단기간 16년.... 이 지난 뒤겠지요?
어떤 사람이 평균 20년 뒤의 수입을 걱정하여 지금의 생업과 학업을 걷어찹니까?
그 시간에 필러 보톡스 하나 더 하는게 이득입니다. 심지어 면허를 가지고 협박도 한다지요? 진정 돈만 바라보았다면 절대 이득이 되지 않는 행위입니다.
2번 - 한의사에 대한 기득권을 지키려는 싸움 아니냐?
-> 한방 보험화 반대. 한의사면허통합반대. 이 2가지 주장이 기득권 을 지키기 위함이라 하신다면 절대 아니라고 하고싶습니다.
오히려 일부 한의학에 대한 심한 반감을 가진 분들이 오히려 면허통합을 하여 한의사를 흡수통폐합 시키는게 낫다고 보시는 분들도 계세요.
또한, 저희들이 한약의 보험화 반대를 하는 이유는 한약이라는 것이 통일된 기준으로 제조되는 것도 아니고, 효과 또한 정립이 되어 있지 않기 떄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건보 재정이 바닥났는데도 무리하게 진행을 하면, 결국 제한된 액수 안에서 진행되는 보험혜택인 만큼, 다른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도 나올 말이지만, 진주의료원이 악성 적자로 폐업하였습니다. 지방에 분만원을 개설하려해도 국가지원이 모자랍니다. 코로나에 자원봉사한 사람들은 아직도 보수를 못받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런데 무슨 돈으로 한약보험화에 몇백억이 넘는 돈을 씁니까.
3. 그럼 대체 왜 반대하냐? 밥그릇 걱정도 아니고 직종간 자존심싸움도 아니면 니네가 파업할 이유가 없잖냐
->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것이 있는데, 우선 첫째로
수가정상화
입니다.
수가를 올려달라는게 마치 의사들이 자기 월급 올려달라는말 로 들리실텐데,
애초에 여기서 정상화시켜달라고 하는 이유들은 대부분 심폐소생술이 환자부담금 5만원, 공단9만원 정도로 14만원 정도라는것 입니다.
즉, 수가를 올려달라는게 마치 돈 잘버는 크나큰 으리으리한 성형외과 원장이 하는 말이 아니라
(애초에 이분들은 비보험이라 수가가 아무란 상관이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그렇게 댓글로 응원하던 이국종교수님 같은 분들이 하는 말이며
다른 의사들이 이를 외치는 이유는, 그 곪은 부분이 해결이 되어야 다른 과 의사들도 병원의 매출을 위해 의미없는 행위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보험과 달리 전국민보험은 환자는 보험적용이 된 금액으로 선결제를 하고 보험청구를 병원이 대신 하는 청구대리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이 덕분에 심평원이 갑질을 하게 됩니다. 국민이 직접 청구를 하면 흔히 말하는 보험금지급거부 를 하기 힘들텐데 소수의 병원과 의사를 대상으로 하니 말이안되는 핑계를 대며 지급을 몇년 미루거나 거부합니다.
이국종교수님이 그 유명한 아덴만작전에 참가한 군인분들을 수술한 것에 대한 청구가 몇년째 지연되었던건 유명한 사실입니다.
즉, 수가 정상화는 진료의 정상화입니다. 1회용 기구 사용에 대한 수가를 해당 기구 원가보다 낮게 책정하여 1회용을 재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현재 저수가의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사실상 현재 대한민국 의료계의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4. 그래도! 공공의대로! 너네가 안갈 지방에서 근무할 의사 뽑으면! 너네도 힘 덜고 국민도 좋지 않냐?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비용대비효율이 극악입니다.
-> 이미 부실의대로 서남의대가 폐교되었습니다. 이 학교는 세계의학교육회에서 정식 의대로 인증받는것도 막판에 겨우 성공했을만큼 세계에서 의대로 인정받지도 못한 부실한 교육을 제공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발 국고 지원을 해달라 하였지만, 피같은 세금을 그런데 쓸 수 없다며, 많은 피해자들이 있었고 5년 전쯤에 폐교되었습니다.
-> 그런데 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하네요.
-> 자, 비용은 그렇다고 칩시다. 효율은 있을까요. 공공의대 출신들이 흔히 말하는 기피과를 간다고 칩시다.
-> 일반의대 출신들은 어떻게 될까요? 공공의대 출신들이 아무린 경쟁없이 우르르 산부인과 외상외과를 가는 상황속에서 일반의대 출신들이 그 과에 감히 지원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 원래도 가면 굶어죽는다는 소리를 들어서 기피과였는데, 가끔 아무도 안가니까 나라도 가야지~ 라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도 저런 상황에선 절대 못갑니다.
-> 즉, 해당 기피과들은 이제 공공의대생들만의 과가 되겠죠. 그런데, 그 공공의대생들이 졸업 후 의무복무 10년을 인턴레지5년, 펠로우2년, 그 이후 의료원과장으로써 3년 근무를 하겠죠. 그리고 나서 서울로 뜹니다.
-> 이제 지방의 모든 산부인과는 3년마다 과장이 바뀌는 의료원이 전부가 됩니다.
-> 매번 서울까지 최소 10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수술을 받아도 사고가 생기는데, 3년마다 과장이 바뀌는 병원.......딱 지금의 군병원이죠?
-> 군병원도 신뢰를 안하고... 국선변호사도 신뢰를 안하는데... 군병원과 똑같은 일을 또 만들게 되겠네요.
->심지어 그 의료원마저도 똑같이 반복하다가 또 적자라고 문을 닫겠죠.
5. 아니 그럼 어쩌란거냐?
->몇년전부터 말했습니다. 수가를 정상화 하라구요.
-> 여러분들이 그렇게 못잡아먹는 성형외과 피부과 말고, 흉부외과 같은 곳의 수가를 정상화 해달라는겁니다.
-> 여기서의 수가는 책정된 원가를 말합니다. 여러분들이 내는 본인부담금을 말한느것이 아니에요.
6. 돈을 올려줘도 지방에 안가잖아?
-> 맞습니다. 월급 좀 더 주면 뭐합니까. 수가가 개판이라 진료를 볼때마다 적자가 나서 자기월급으로 메꾸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기도 하는데요.
-> 애초에 진료를 볼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를 해결해야 돈을 얼마를 주던 가죠. 안그러면 못갑니다.
7. 최종결론
-> 파업의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대표적으로
-> 한약보험화 : 건보재정이 적자인데 여기에 쓰는 것은 부적절. 굳이 한다면 한방보험 신설하여 별개로진행
-> 한의사면허통합 : 의대6년 인턴레지5년을 하는 과정을 타 직군에게 수업 잠시 들었다고 제공할거면 차라리 해부학 배우는 미대생들에게 의사면허를지급하는게 더 나을듯...
-> 공공의대 : 해봤자 20년뒤에 효과를 볼텐데, 그 돈으로 지금 기피과 수가 정상화가 우선....
-> 공공의대 : 심지어 한다고해도 군병원 이랑 똑같은 효과인데, 그걸 굳이 실패한 서남의대의 전철을 밟으면서까지..?
가 되겠네요.
또한. 이해가 안되는건 보건복지부에서 의료격차가 지역마다 크고,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강원도를 꼽았습니다.
그런데, 왜 공공의대와 의료원은 목포와 남원이 되는걸까요.
이 외에도 여러 문제가 많습니다만, 너무 길어질듯하여 다음에 기회가 되면 써보겠습니다.
가생이 여러분들이 부디 꼭 읽어주시고, 이해가 잘 안간다거나 반박하고 싶은 부분,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최대한 부족하지만 답글을 달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