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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14 10:56
미국의 한국 반도체 죽이기란 음모론과 일본 반도체 몰락에 대한 생각
 글쓴이 : 강남토박이
조회 :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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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일본의 반도체를 쓰지 않고서는 ‘핵탄도탄’의 정밀도가 보장될 수 없게 되었고, 미국과 소련이 아무리 군비확장을 계속한들, 일본이 반도체 판매를 중지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가령 일본이 반도체를 소련에만 팔고 미국에는 팔지 않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전반적인 군사력의 균형이 일거에 뒤집힐 수 있다.”

1989년 일본 버블경제 최고 절정기에 출간된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이라는 책(첨부 참조)이 있음. 당시 소니 회장이었던 모리타 아키오가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와 공저한 책인데, 한 마디로 말해 일본은 미소 양강 사이에 낄 수 있는 초강대국이 되었으니 국제 사회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만 한다는 내용임. 특히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거의 장악했기에, 일본 반도체가 어느 편을 드느냐에 따라 패권경쟁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다는 아주 대담한 내용까지 있었음. 본문 시작 부분이 바로 저 내용임.

일본이, 특히 일본 반도체가 소련에 붙으면 미국을 패배시킬 수 있다는 아주 공격적인 주장을 담은 책이 20쇄나 팔릴 정도로 일본에서 대히트를 쳤고, 또 그 저자가 일본 최대의 전자기업인 소니 회장(예컨대 지금으로 치면 삼전 이재용 회장급?)이기까지 하니 미국은 일본에 대해 안보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더더욱 강하게 갖게 되었음. 위 사례뿐만 아니라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미국은 일본 경제와 반도체가 자국 경제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을 강하게 갖고 있었고, 그래서 그 결과가 플라자 합의와 미일 반도체 협정임. 바로 그 때부터 일본 반도체와 경제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됨.

물론 삼전과 하닉이 임형규 사장님 같은 선구자 분들의 노력으로, 스스로의 역량으로 잘 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승자가 된 것도 큼. 그런데 앞서의 이유로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조지고, 반대로 한국 반도체를 밀어 줘서 성공할 수 있었던 부분도 적지 않음. 크리스 밀러 교수도 저서 '칩 워'에서 미국이 ‘적의 적은 친구’라는 판단하에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적극 지원했고, 그로 인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음.

그런 관점에서 일본 반도체 몰락의 교훈은 세계 경제와 정치를 좌우하는 앵글로색슨에 개기면 개쳐맞게 된다는 사실임. 심지어 미국 GDP 81% 수준까지 따라잡고, 1990년에 1인당 GDP 전 세계 1등을 찍어 봤고,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거의 장악했었던 일본마저도 미국에 개쳐맞고 몰락하게 되었음. 최전성기 일본도 이렇게 되었는데 한국 따위가 미국에 개기면, 혹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면 미국이 한국 반도체를 어떻게 조지게 될 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그렇게 보면 지금 일부 정치 세력이 칩스 법에 대해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조졌던 것처럼 한국 반도체도 조질 것이다."라고 선동하는데, 이 주장에는 아주 중요한 전제 조건이 빠졌다고 생각함. 바로 '한국이 미국의 편에 붙지 않는다면'임. 다시 말해 "한국이 미국 편에 붙지 않는다면, 미국이 일본 반도체를 조졌던 것처럼 한국 반도체도 조질 것이다."인 것임.

사실 지금 이슈가 되는 칩스 법 독소조항은 한국에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음. 용인 클러스터 발표에서도 드러났듯 미국이 한국에게는 대만과 달리 반도체 FAB을 반드시 미국에 짓도록 강요하지는 않거든. 왜? 한국이 미국 말을 잘 듣고, 또 미국 편에 설 것이기 때문에 안전한 공급망(프렌드쇼어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거든. 그런데 만약 한국이 그렇지 않게 행동하지? 미국이 한국을 믿을 수 없게 되지? 반도체 FAB을 미국에 지으라는 압박과 강요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리라고 생각함. 반도체 산업을 미국이 지배한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 외적 측면, 예컨대 환율 같은 수단을 통해서도 미국은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엄청나게 많음.

이렇게 되면 일부 정치 세력이 걱정하는 미국의 일본 반도체 키워주기도 그때부터는 진짜 현실이 되어 한국 반도체에 큰 위협이 되리라고 생각함. 대만과 한국을 대체할 수 있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고, 또 반도체 부활에 대한 일본의 의지가 대단하거든. 지금 우리가 메모리, 파운드리 모두 일본을 좁밥 취급하는 것과는 다르게 미국이 작정하고 한국 조지고 일본 밀어주기에 들어간다면 그때부터는 상황이 정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함.

결국 일부 정치 세력이 걱정하는 '미국의 한국 반도체 조지기와 일본 반도체 밀어주기'는 오히려 오이디푸스식 자기 실현적 예언에 가까움. 위와 같은 걱정으로 미국과 멀어지려는 행위가 결국 애초에 우려하던 결과(미국의 한국 반도체 조지기와 일본 반도체 밀어주기)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거든. 즉, 쓸데 없는 걱정을 먼저 해서 스스로가 화를 초래하게 된 상황임.

결론적으로 한국 반도체가 선택할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음. 미국 편에 찰떡같이 붙어서 미국이 한국을 안전한 공급망 파트너라고 믿게 만드는 것임. 그리고 어차피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또 미국이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이상 선택지는 미국밖에 없음. 미국을 선택하면 미국은 한국 반도체를 중국으로부터 지켜줄 것이고, 또 프렌드쇼어링 파트너로 선택해서 메모리는 현재의 독과점 위치를 굳히고 파운드리에서는 대만 TSMC의 파이를 나눠 먹게 해줄 것임. 일본 반도체 몰락의 가장 큰 교훈, "미국에 개기면 뒤진다"를 한국 반도체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만 할 것임.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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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크림행 23-05-14 14:47
   
일본 반도체가 미국에게 진짜 개패듯이 처맞아서
멸망한거 보면

진짜 경계해야하는거 맞음
gandhika 23-05-14 18:40
   
처맞고서는

덜 맞을려면 더더욱 열심히 충성을 바쳐야 한다는 사대주의 끝판왕 논리
     
영환도사 23-05-15 01:21
   
그럼 중공한테 충성할까 ?
네고갱님 23-05-15 09:50
   
조건 설정이 잘못 됐음.

미국 편에 서지 않으면 (X)
조지는 것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면 (O)

625 때 이미 첩보도 있었고 침공 전에 막아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침공당하고 나서야 도와준 것처럼(군축당한 군수산업도 돌리고 중러 체력도 빼고 봉쇄할 명분도 생기고 개이득), 아프간을 돕다 버린 것처럼 제반상황이 바껴서 지키는 것보다 버리는(조지는) 것이 더 이득이면 우리 입장이 변치 않는 친미라도 미국은 우리나라 따위 언제든 버릴(조질) 수 있는 나라임. 애초에 일본이라는 대체재가 존재해서 동맹 우선순위에서도 밀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고 한일호주와 태평양 제도에게 치명적인 해상무역로 위치에 있으면서도 수비와 원조가 까다롭다는 이유로 대만이 우리보다 밀리는 것처럼.

산업이든 무력이든 우리가 가진 어떤 역할도 미동맹국 중에서 대체재가 없는 독보적인 수준이 아님. 경제체급도 미국 입장에서 없으면 아쉽긴 하겠지만 치명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위치라는 걸 IMF 때 전국민이 경험했고. 딱 하나 있다면 미 제국주의 프로파간다의 얼굴마담 정도임. 정의로운 미국성님이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의 표본인 거지.

일본의 경우는 파워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강국이었고 소부장도 자체해결 가능했었으니 산업자립도가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높았음. 그런데 치킨게임으로 인텔조차 작살내서 x86시장으로 쫓아내버릴 정도였으니 회사만 여러 개지 국가 자체가 지금의 tsmc 만큼이나 독점적 위치였음. 거기다 미국이 그 당시 공들이던 금융산업까지 넘보는 짓을 저질렀으니 덤핑 혐의로 응징당한 거고. 반도체 IP와 최종소비 강국의 지위에서 완전히 조지는 수준의 압박 외엔 꿇릴 방법이 없었음. 마침 그때 한국, 대만이라는 대체재가 부상하고 있기도 했고.

중국의 경우는 시스템, 파워, 메모리 전부 설계제조에다 노광기까지 직접 만들 정도로 소부장에도 쏟아부어서 결실이 나오고 있음.  우리보다 산업자립도 측면에선 훨씬 높지. 거기다 미동맹국 흔들기에 무역수송로도 넘보고 달러패권도 위협하고 페트로달러도 침해함. 당연히 조지기 들어가는 거고. 소련처럼 완전 조지리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은 자국 물가상승압력 때문에 하청국가로 발전속도를 컨트롤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

우리나라의 경우는 메모리 몰빵에다 시스템 반도체는 제조만 담당하는 정도고 그마저도 독점적 지위도 아님. 소부장은 미국이 짜준 반도체 국제분업망 안에서 자본주의 논리-싯가에 근거해서 열심히 사 쓰다 일본에게 화이트 리스트 제외당한 거고 일방적인 피해자임. 일본은 우리를 무릎 꿇리려고 벼르고 있었고 이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는 행위는 미국의 묵인이 없으면 실행하기 어려운 것임. 미국이 바라는 대로 중국에 대한 소부장 제한에 동참하면서 대신 한국을 조건으로 내건 거. 그래서 화이트 리스트 제외된 것 때문에 피해보던 것만큼 소부장에 투자하기로 한 거고 이건 산업자립을 바탕으로 패권위협해서 조질 수 밖에 없었던 중일과는 다름.

문재인 때 이런 소부장 국산화 노력에 대해서 미국은 일본에게 묵인한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 움직임이 없었는데 이게 이제와서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일이 될까? 미국이 불편했다면 엔딩은 친미였어도 과정은 실리외교하던 저번 정권에서도 이미 진행중이던 한국기업들의 한반도 리쇼어링에 대해서 그때 이미 딴지를 걸었을 거임. 그리고 레이저, 렌즈, 카메라 짬밥과 세계 모든 노광기를 갖고 있는 우리가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국산노광기라도 개발 시작해서 중국처럼 반도체 제조의 A부터 Z까지 다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고작 세척액이나 라인에 들어가는 소모품 정도임. 애초에 예산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근데 이번 정권들어 그것조차 전액삭감했으니 이건 시키지도 않았는데 미리 가랑이 밑을 기어들어간 격임. 이번 정권 외교에서 선제적 친미친일해서 도대체 얻은 게 뭐가 있음? 도청 때도 강력하게 항의해서 뭐라도 얻어낼 생각 대신 미대변인 납셨네 수준 아니었음? 딜 쳐볼 생각도 안하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미일이 원하는대로 질질 끌려다니면 박근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음. 박근혜는 전승절 참여라는 병크를 터뜨린 죄라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