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싸늘한 가을의 어둑어둑한 저녁이였슴돠
갓 들어온 후임과 함께 초소 근무를 서게 된 저는 초소에 도착 후
주머니에서 초코바를 꺼내 후임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경계 반대 방향을 보고 서 있다가 자칫 후임이 다른 선임과 근무를 설때
먹을 것을 가져오는 실수를 하지 않을까, 주의를 주기위해 후임쪽으로 뒤 돌아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슴돠. 후임이 서 있던 뒷 쪽 창 밖으로 사람 얼굴이 선명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때 까지는 귀신이라고 생각지 않았슴돠. 그냥 몰래 숨어있던 간부에게 취식행위를 들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찔하였을 뿐입니다. 안절부절한 맘에 시선을 땅에 고정시키며 창문 쪽으로 다가가
창문앞에서 고개를 들었을때는 더 경악스럽고 다리가 후덜거려 진정되지 않았슴돠
제가 떨리는 목소리로 후임에게 말했슴돠 " 야 이거 뭐냐 진짜.. 나 귀신본 것 같다"
그 개념없는 신병은 저에게 장난 치지 마시라며 웃었습니다
저는 정색을 하며 빨리 초소 밖을 한 바퀴 순찰해 보라 하였습니다
"X병장님 암 것도 없습니다.. 진짜 봤습니까? "
저는 암말로 안 안했습니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무반으로 복귀하기까지 전혀 말을 하지 않는 저를 후임은 눈치만 힐끔힐끔 볼 뿐이었습니다
그림에 취미가 있던 저는 부대원 들에게 체험담을 얘기 해주며 그 기분나쁜 얼굴을 상세히 그렸습니다
자잘한 주름 하나없던 매끈한 얼굴, 가로로 쭉 째진 눈, 감정없는 표정 하나하나까지
군대를 재대한지 꽤 지난 지금 까지도 그 얼굴은 제 머리속에서 잊혀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