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수사계에 있다보니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볼 일이 많았습니다.
부대가 크다보니(대구기지 출신인데 거기엔 몇만명이 생활하죠;;;) 참... 여러 유형의 사람을 봤습니다.
그래서 군대 부적응자에 대한 유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딱 이렇게 나눌순 없겠지만, 많은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1. 이기주의형 부적응자다른 분들도 많이 얘기하셨지만 가장 답없는 유형이죠.
일단 자기 밖에 모르고 남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원인과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선택에 따른 미래 결과에 대해 예상하지 못합니다.
폭탄마냥 잘못 건드리면 탈영, 자해, 정부사이트에 꼰지르기, 뻗대기 등등을 시전합니다.
사고가 터지면 소대, 중대만 작살나는게 아니라 온 부대가 떠들석해지죠.
2. 바보형 부적응자뭘해도 느립니다. 얘가 뺑끼를 부리는건지 아니면 진짜 못하는건지 모르기 때문에 선임으로부터
내리사랑을 만드는 주범이죠. 많은 관심사병들이 여기에 속하구요.
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으나 몸과 정신이 안따라주는 경우이며, 다그칠수록 심약해져서
오히려 더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선임들이 뭐가 문제인지 알게 되기 때문에 대처를 하게 됩니다.
보통 상병장들이 따로 불러내서 상담을 한다거나, 같이 담배를 핀다거나, 맛있는걸 먹이면서 격려해주죠.
그러면 최소한 사고는 치지 않고, 짬을 먹으면서 좋아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대인관계 장애형 부적응자친구를 잘 못사귀는 타입. 운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주로 여기에 속하죠.
군대란게 축구, 농구, 족구 등등 단체운동하기에 좋은 곳이다보니 많은 이들이 운동을 하며 전우애를
쌓습니다. 그런데 운동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잘 못하기 때문에 팀에 민폐를 끼치죠.
초반엔 몇번 참여시켜줄진 몰라도 나중엔 결국 끼리끼리 놀게 됩니다.
그런 지연 덕분에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를 형성하기 힘들게 되고, 결국 소외되어 외로움을 느끼게 되지요.
사회와는 다르게 풀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 사고를 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4. 가족, 이성문제형 부적응자복무중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여친이 고무신을 꺼꾸로 신는 경우에 주로 발생합니다.
멀쩡히 군 생활하고 있던 사람도 삶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립니다.
무기력해지며 군대생활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대 밖 생각으로 항상 머릿속이 꽉 차있게 됩니다.
주로 이런 경우 탈영이 발생하기에 관심병사로 지정되지요.
운동선수 출신, 조폭 출신, 사회생활 경험자 같은 경우엔 군대에 잘 적응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부조리한 계급생활에 대해 먼저 경험해본 덕이겠지요.
반면 고학력출신(인서울에서도 최상위권, 적당한 상위권은 제외)은 공부만 한 탓인지
융통성과 부당한 대우에 대한 참을성이 부족했습니다.
병사와 관련된 사건사고 중에서 xx, 탈영이 위에 든 유형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았기에
한번 분류해 봤습니다.
혹시 또 추가할 유형이 있을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