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의 존재를 믿지도 않고, 믿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신의 존재를 모를 뿐입니다.
기독교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성경에 나와있는 추상적인 근거만으로 그렇게 맹목적으로 맹신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더군다나 현대로 점점 오면서 성경의 모순점이 계속 밝혀지고 있는데...
만약 신의 존재가 분명히 증명된다면, 전 신의 존재를 믿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신이 성경에서 이르는 그 신이라면, 신의 존재는 믿되 찬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다루는 신의 존재란 참으로 이기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존재니까요.
이해가지 않는 것은 수도 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이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영문도 모른채 죄인이 된다니...
간간히 선교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저를 붙들고 다짜고짜 당신은 죄인이라고, 입으로 소리내어 말해보라고 하는 이까지 있습니다.
물론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잘못한 일도 있겠지만, 그 사람은 절 모르는데 무슨 죄목을 들먹이며 저를 죄인이라고 하는지...
죄인인 이유를 들어보니 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난 누군지도 모르는 까마득한 옛날 선조가(내 혈통인지 아닌지도 모를...) 신이 만들어놓은 과일을 훔쳐먹었느니 어쩌니, 우리의 죄를 예수가 다 짊어지고 갔느니 어쩌니...
아니, 나도 모르는 어떤 사람이 저지른 죄가 어떻게 내 죄가 되죠?
그리고 무엇보다 성경에서 말하는 신이 있다면, 인간을 그렇게 설계한 사람이 바로 그 자신 아닌가요?
비유가 좀 그렇지만, 기계를 만들어놓고 결함이 있으면 그렇게 만든 자신 탓이지, 어떻게 기계 탓이 될 수 있죠?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다가 짜장면에서 머리카락이 나오면 주방장이 아닌 짜장면을 탓하며, 나쁜 짜장면!하고 짜장면을 혼내나요?
정말 신이 인간의 창조주라면 인간의 감정, 악한 마음까지도 설계한 것이 바로 그 자신일텐데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죄인의 사면방법도 기가 막혀요... 그저 자신을 믿으라니...
무슨 애정결핍자인가요? 자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뜨려 영원히 고통받도록 한다니, 그건 사이코패스 아닌가요?
설령 기독교의 하느님이 실존한다고 하더라도, 전 그 신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