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entertain/culture/newsview?newsid=20151113130418351
* 일단 비평이라는 영역에서도 '국뽕'이라고 하는 단어가 버젓히 걸리고 그것이 비평의 도구로서 쓰이는것을 본다면 어떤 의미에서 비평계도 xx해야 할 겁니다. 이런 인물을 걸러내지 못하고 자정하지 못한다면 말이지요.
* 이 글에서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는 '댄디즘과 개인주의'인데, 말하자면 사회 일반과 자신을 떨어뜨려 놓는 것에서 우월적 시각을 확보있다는 것. 문제는 이러한 충동이 대중과 나는 달라라는 통속적인 사회비판과 닿아 있는데 이 점에서 특별히 '비평가'로서의 자질을 발휘했다고 볼만한 해석은 없는듯 합니다.
1. CGV라는 기업이 영화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나올 수 있는 독과점론에서 흔히 나올 수 있는 해석
=> 따지자면 영화평론가가 할 일이 아니라 공정위에 출입하는 사람들이나 할 법한 일입니다. 아니면 영화생산자들이 칼럼을 쓰든가 하는 일이고요.
2. IT에 관해서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IT산업이 마르코니, 튜링, 미국국방연구소의 공으로만 돌리고 있다는 해석
=> 마르코니=무선통신/전파, 튜링=컴퓨터, 국방연구소=인터넷 이런 식인데 IT가 몇몇 사람들이 개척한 영역도 아니고, IT라는 개념도 엄밀하게 정의되어 있는것도 아닙니다. 지금 사람들이 쓰는 현대식 컴퓨터는 폰노이만이 설계한 것이고, 컴퓨터논리는 Boolean Algebra(->조지불)를 따르고 있으며, 전파라는 특성도 전자기학(패러데이, 맥스웰등)에서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IT부분이 어떻고 식의 비평을 하고 싶다면 전자기학책을 사서 맥스웰방정식부터 달달 외우고 컴퓨터구조론을 펼쳐서 현대IT세계가 어떻게 구축되었는가, 그리고 수리적 논리까지는 갖추고 와서 떠들어야 할 겁니다. 아니면 Java언어라도 하면서 자기 스스로 프로그래밍세계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이해하든가요. 사회학, 인문학에서 자연과학적 개념도 모르면서 비평의 도구로서 개념을 들고와서 쓰는것에 관해 어느 정도의 비판은 있습니다. 만약 IT산업이 문제라고 한다면야 한국IT발전사라도 쓰시든가, 아니면 학술세계에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지식은 알고 써야 맞을 겁니다.
3. 근본적으로 나라를 자랑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
=> 문명과 미개국을 구분하는 도식 자체는 올바른 전제인가여부,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를 쓰는 이유. 우리는 문명국이기에 CGV에서 굳이 자랑질을 할 필요는 없다라는 근거불충분. 만약 그렇다면야 국기도 없애고, 국가도 없애야 할 겁니다. 국뽕이 싫다면야 비평가 본인부터 사회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가 물어보면 더 빠를겁니다. 영국에 가면 온통 유니언잭으로 펄럭이고 있으며, 과연 이런걸 누가 살까부터의 Cool Britannia라는 상품가게들이 즐비합니다. 라마르세예즈를 잘 불러대는 프랑스인, 소치올림픽에서 세계과학, 문학에 영향을 끼쳤던 러시아인물들의 노골적 자랑질, 세계=자국과 동급으로 여기는 미국도 이 비평가시각에는 전부 '국뽕'일 뿐이에요. 만약 진짜로 자기나라자랑질이 싫다면야 오로지 '개인주의적 관점'에 입각에서 언어를 개발해야할 겁니다. 문제는 이 정도로 똑똑하지 못하다는것에 있지요.
* 비평가가 혼자서 열내는 것보다 CGV, CJ가 한국문화산업, 그리고 문화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라는 것을 안다면야 무안해지는건 비평가일겁니다. 이 점을 놓고 경제학자가 늘 꺼내는 식으로 독과점이 어떻고 시장구조가 어떻다고 한다면야 말리지는 않겠지만요.
* 비평가 본인의 우스꽝스러움을 그대로 나타내는 문장을 꺼낼 수 있습니다.
" 그런데도 CJ는 우리를 인터넷도 없고 잡지도 검열되던 1980년대 국민 수준으로 보면서 먹히지도 않는 허풍 나팔을 불고 춤을 춘다. 이 정도면 우리가 분노해야 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러한 문장은 마치 본인만 인터넷을 보고, 검열되지 않은 잡지를 보면서 자유로운 생각과 비평을 한다고 착각하는건데 2015년 인터넷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잡지는 검열되지 않습니다. CGV광고를 놓고 적절하게 서사와 현실을 구분하면서 읽을 수 있는 지혜는 이미 현대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일상일뿐이지만 이 비평가에게서는 그러한 감각이 부족한듯 합니다. 혼자서 1980년대에서 타임머신타고 2015년으로 온 사람같아 보이지요. 아무도 이러한 광고를 본다고해서 현실을 망각하고 살지는 않아요. 우리나라에 관해서 좋게 말한다고해서 R&D투자안을 평가하는 재무담당자가 B/C분석을 망각한다거나, 과학자가 자기 실험과정/결과를 잊어먹는다거나, 백화점판매원이 불친절해지지는 않습니다.
* 오히려 진짜로 비평/해체 당해야 할 것은 이 비평가의 불편한 국가자랑인식과 어째서 그러한 인식을 하게 되었는가의 사회경제문화정치심리적인 모든 요인을 파헤치는 일일겁니다. 따지자면 본래 글도 대중적 지지를 노리고 썼다는 의혹이 있을 수 있고, '이토록 큰 자부심을 주는 나라가 우리의 나라' 라는 서사보다는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더 쉽게 먹히는 현 인터넷환경을 탓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대단하지 못하다'라고 끊임없이 자기 암시를 걸어야 하는 충동이 어디서부터 나왔는가가 진짜 과제가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