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한국은 미국덕에 독립했다 소련덕에 독립했다 이걸로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격하시키지 못해 안달인 인간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한국의 독립은 일본의 패전이 그 대전제에 깔려있었다. 그 자명한 사실을 독립운동가들도 알고 있었기에 독립을 얻고자 방법론적으로 미국과 소련 두 진영을 가까이했던 것이고.
일본이 승전했었다면 한국은 독립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럴 수도 있었겠지. 그렇다고 해서 2차대전의 승전국들의 지배를 받던 식민국가들이 독립을 쟁취하지 못했었나? 그런 것도 아니야. 예시를 들자면 미국의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승전 후 기한계약을 둔 식민지 상태로 돌아갔으나 계약기한이 끝난 이후 약속대로 독립을 얻었고 영국의 식민지인 인도 또한 독립했지. 물론 역사의 큰 흐름에서 읽자면 2차 대전 역시 1차대전처럼 식민 제국주의의 한계 끝에서 벌어진 역사선 안에서 일어난 전쟁이고 구조적으로 보자면 제국주의의 끝자락에서 벌어진 연합군과 주축국의 격돌이었기에 제국주의적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던 주축국들이 승리했으면 식민지배의 역사도 길어졌겠지만 언젠가는 식민지의 경제력이 발전하면서 반식민주의의 결과가 따라왔을 것이라 본다. 마치 스파르타의 군사지배가 헤일로타이의 경제력이 상승하면서 무너졌던 것처럼.
다만 이에 있어서 차후의 냉전구도에 따라 한국역사의 비극이 일어난 것이지만 분명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은 미국과 소련이란 승전국과 함께 하는 길을 택했고 그 선택이 옳았었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지. 그렇다고 독립을 온전히 미국과 소련의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면 그건 아니야.
왜냐고? 2차 대전 종전 직후 즉각적인 독립을 얻은 아시아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기 때문이야.
위에서 예시한 필리핀,인도의 경우를 볼까? 필리핀은 일본에 의해 점령당한 이후에도 남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이슬람계열인 무르족은 일본이 강요하는 신사참배등에 결사로 반발하며 무르족 인구의 절반 이상이 급감하는 와중에서도 미국에 의해 재탈환 될 때까지 무장투쟁을 지속해왔으나 과거에도 미국의 식민지배를 받아들였던 것의 연장으로 즉각적인 독립을 얻어낼 수 없었고 인도는 간디시절부터 그 독립의사를 국제적으로 알려왔으나 네루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일본에 협력하여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얻어내는데에 더 오랜 시간을 필요하게 되었지. 덧붙여 흔히 오키나와로 알려진 류큐 또한 2차 대전 직후 독립을 요구했으나 일본이 오키나와 전투등에서 벌인 만행으로 인구가 감소해 행정력이 떨어져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독립을 얻어내지 못했어.
그에 반면해 한국의 독립열사들은 3.1운동으로 시작해 이봉창열사에서 안중근열사와 같은 개인단위에서부터 만주에서의 무장투쟁과 임시정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독립의지를 국제적으로 수차례 표출해왔으며 비록 사상의 차이는 있었지만 미국,중국,소련의 정부가 우리 민족의 강력한 독립의지를 알 수 있도록 독립을 위한 투쟁을 이어나갔어. 그 결과 이어진 것이 바로 2차 대전 종전 직후 한반도의 빠른 독립이야. 독립운동가들의 투쟁은 필리핀보다 더욱 효과적이었고 인도보다 올바른 선택을 한 거지.
독립운동가들이 없었다면? 필리핀처럼 식민지배에 순응했다는 이유로 식민지의 기간이 연장되었을 수도, 인도처럼 의혹을 받아 독립이 늦어졌을지도, 류큐처럼 독립 그 자체를 얻지 못했을지도 있지.
현충일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고통과 아픔을 견디며 후손들에게 올바른 국민주권을 가져다주기 위해 인생을 걸고 투쟁한 독립운동가들을 폄하하고 모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슴아프다.
비록 독립 이후 사상의 대립으로 남과 북으로 갈라진 국가가 되었고 또한 북에선 공산주의를 가장한 독재정치가 행해지고 있지만 적어도 사상을 뛰어넘어 독립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한 독립운동가들은 분명히 존재했고 그들이 되찾은 국민주권을 누리고 있는 후손들은 그분들께 감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일진데.
언젠가 시간이 흘러 통일의 그 날이 오고 이 땅의 역사에 드디어 오랫동안 이어졌던 한국의 내전이 종식되었다고 기록될 날이 오길. 잔혹한 전쟁의 끝에서 화합을 이룬 미국의 남북전쟁처럼 한국의 6.25전쟁도 시빌워로 기록되어 남과 북의 모든 한국인이 그 역사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