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뭐부터 뭐가 어떻게 이리 꼬인건지. 명백히 조선족도 한겨레인 거는 맞다. 그러나 한국인은 아니지. 국적은 중국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이야기가 있어서 용기를 내어 적는다. 좀 길 거다. 스압주의!
2002년 월드컵 이전이었다. 2001년 중국 춘절? 즈음에 상해 근처 태호(수평선이 보이는 호수)를 건너 지명이 기억이 안나지만 고속도로를 달려도 차 한 대도 안보이던 도시에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던 삼성 냉장고 공장 내 프로젝트를 위해 출장 간 적이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는 기척이 없던...;; 대략 상해 공항으로부터 4시간여 거리였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부터 부산 거리다.
통역을 위해 조선족 동포 한 녀석을 소개 받아 데리고 다녔는데 아이가 영민하고 친절해서 우리 회사의 기술팀 모두가 그 녀석을 예뻐라 했다. 심지어 현지 공장내 한족과의 기술회의 중에도 통역을 했었다. 갠적으로는 그 녀석 아까워서 한국 데려와 키워주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귀국 후에 알아보니 조선족 한 녀석 데려오는데 돈이 ㅈ나게 들어서 포기했다. 전공이 3D 디자인이라 했었지.
한족??? 기억나는 건 일과 후 다음 날 출근하면 공구 도둑맞은 기억 뿐이 없다. 그래서 아예 일 끝나면 다 주고 갈테니 훔쳐가지 말라고 한국으로 말하자면 작업반장 격이던 놈에게 어설픈 영어로 설명했던 기억이 난다.
본론은 이제 시작이다.
당시 프로젝트 수행 중 통역을 통해 들었는데, 애초에 조선족은 한국인을 동경하고 예의로 맞이 했으며 친절하게 대했다고 한다. 그런데 대만과 단교하고 1992년 한중 수교한 이후 한국에서 건너간 꼴통들, 말하자면 사기꾼에 범죄자에... 잡것들이 조선족에 사기를 치면서 조선족들에 고통을 주기 시작했다한다. 이후 점차 조선족들은 한국인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한국인에게 테러를 저지르기에 이르렀고 더 이상 한국인은 환영받지 못하는 혹시 문제거리가 아닌가 하는 불편한 손님이 됐다 했다.
이 소문이 한국에도 전해지자 반대급부로 한국인 역시 조선족을 경계하며 차별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2천년 초반 만해도 조선족? 한국 내에서 그 존재감이란 거의 없었다. 수교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시간이 갈수록 이 간극은 점차 벌어져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조선족에 대한 차별은 중동의 고려인과는 전혀 다른 전개다.
2천년 초 당시 기억으로 조선족 분위기는 마치 한국의 1980년대의 한국 분위기랄까? 순수한 사람들로 기억된다. 아무런 인연도 없지만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기꺼이 작은 아파트로 식사초대를 받기도 했다. 한족과는 달리 조선족에는 거리감이 없었다 기억한다. 그저 중국 내에서 한국어 통한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온라인 상에서 같은 한겨레 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보다 더한 차별이 진행되고 있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논쟁으로도 번질 수 있지만,... 탈북자나 연변에 사는 조선족이나 어차피 공산주의 사회에 사는 한민족 아닌가? 차이는 있다. 탈북자가 한국에 어렵게 도착해서 국적을 취득하면 한국인이 되지만, 조선족은 뭘해도 중국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조선족은 비록 국적은 중국이나 한국을 조국이라 부른다. 조국의 한국인을 동경했으며 동포로서 환영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조선족이라해서 무조건 깔 게 아니라 그들도 한민족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음으로 껴안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댓글들이 이게 다 뭔가.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듯이 상호 씹기 시작하면 끝도 한도 없을 것이다. 한민족의 반항아적 기질이 어디 가겠나. 그들도 똑같지. 조선족은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서 차별받는 중국내 소수민족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열받는데 조국에서까지 차별받는다고 생각해보라. 서운하지 않겠나.
"한민족은 한반도와 그 주변의 만주, 연해주 등지에 살면서 공동 문화권을 형성하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아시아계 민족이다. 중화민국·홍콩에서는 한민족,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중화인민공화국·일본에서는 조선민족, 구 소련 지역에서는 고려인 등으로도 부른다." - 위키피디아. 라고 정의한다.
만주, 연해주에 사는 한민족이 바로 조선족이다. 근대에 역사적 사변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흩어진 우리 겨레고 북쪽에 있던 난민이다.
일단 까기 전에 따뜻하게 품어주면 그간에 서로 쌓인 앙금도 녹지 않을까? 한번이라도 조선족과 깊이 대화해 본 적은 있나? 스스로 생각해보자. 직접 1:1로 만나 대화해보면 역시 핏줄은 못속인다는 걸 숨기지 못할 거다.
생김새도 말도... 음... 말투가 듣기에는 북한 말과 비슷했지만... 어쨌든 알아듣기 어렵지 않았다. 일과후 어느 술집에서 만난 조선족 여자애들이 춘절이랍시고 자기들 사는 작은 아파트에 초대해 챙겨준 음식에도 여전히 김치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어설픈 만두와 함께. 설날에 왠 만두??? 당시 생각이었다.
글쎄, 최근 조선족 교육이 어떻게 중국화했는지, 알 지는 못한다. 또한 조선족이 한국 내에서 벌이는 꼴통 짓 역시 알고 있다.
조선족이 최근 깽판친다고 조선족을 차별하면 쪽바리가 일본 내 재일동포에게 저지른 만행, 쪽빠리는 한국인이라 하여 차별한다 치자. 왜 한국인은 같은 한겨레를 차별하나. 논리적 모순이다. 시작은 한국인이 먼저 했다.
근래, 한송이 사건으로 촉발된 조선족과 한국인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면서 갠적으로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이 역시 도발은 한송이가 먼저 조선족 신경을 긁은 거 아니었나? 공개적으로 개쓰레기라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차별받아 서러운데 신경을 긁어놨으니 열받았겠지. 요즘 조선족들 탈북자 신고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조선족은 탈북자가 부러웠을지도 모른다. 잠재적으로 곧 한국인이 될 테니까.
참 나~ 역시 단결력은 한국인이나 조선족이나 도긴개긴이다. 이것도 핏줄인가?
인터넷 댓글 놀이하기 이전에 막상 조선족과 대면한 적은 있는지? 피부로 겪어보지 않은 일을 미리 결론내고 까대기 시작하면 기레기와 다를 바 없다. 직접 만나 보면 그들도 사람이고 대화가 통하고 인간이며 한민족 특유의 '정'이란 게 바로 느껴진다. 그 느낌이 이 글을 통해 제대로 전달이 될지... 아니면 괜히 조선족 감싼다고 욕만 딥다 처먹을지...;; 후자에 가깝다고 보지만... 할 말은 해야했기에 쓴다.
조선족을 짱깨 대하듯 한다면 그들도 똑같이 한국인을 그렇게 대할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적대할 수록 피해입는 것은 탈북자들일 것이고 역 차별 받는 한국인일 것이다. 같은 민족끼리 꼴사납지 않나? 과연 이런 작태가 옳다고 보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2랩짤 어그로 댓글러 갑자기 등장.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시! 어디 하루이틀 겪나. 어그로 관종에게 치명타는 무시가 최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