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본인이 몇 년 전에 가생이닷컴 잡답게시판에 게시(즉석 작성)한 것으로 내용을 더 추가하여 이곳에 재게시한다. 이곳 이슈게시판에 이러한 글을 게시하는 이유는 첫째, 최근을 비롯하여 종종 태권도를 중심으로 한 무술관련 논쟁이 이곳 이슈게에서 벌어지고 둘째, 무술사 자체가 하나의 꺼지지 않는 이슈인 까닭이다.
1.무예도보통지의 권법
ㅡ 모원의의 무비지에 전하는 권법 20 수를 바탕으로 함
ㅡ 권법은 소림사 권법이 뿌리
ㅡ 소림권이 외가
ㅡ 이 외가를 수련한 장삼봉이 내가를 창시
ㅡ 외가권과 내가권은 중국 권법의 2대 종파
ㅡ 그 뿌리는 모두 소림사, 도조는 달마대사를 삼음
ㅡ 무예도보통지에서 설명하는 외가권과 내가권의 특징
ㅡ 외가권(소림사) : 공세적으로 그 세가 화려하고 동작이 크고 도약이나 공중돌기가 많아서 어떤 경우에는 실용성이 떨어짐
ㅡ 내가권(무당파) : 방어적 무술이나 공격 당하면 반드시 끝을 봐서 전투적임. 그 보와 세가 현실적이고 혈을 쳐서 공격하므로 전투 무술로서 외가권보다 실용적임
ㅡ 무예도보통지 권법은 모원의의 무비지에 실린 이러한 전통의 중국 권법 20 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
2.한국의 수박도와 무예도보통지의 권법
ㅡ 태권도 초창기 구성 원로인 황기 선생이 태권도에서 탈퇴하여 만든 무술
ㅡ 무예도보통지 권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명명한 것이 수박도
ㅡ 황기와 수박도 측은 한국의 고유한 전통 무술인 수박을 복원했다라고 주장하나
ㅡ 무예도보통지의 권법은 중국의 외가권을 중심으로 내가권이 섞인 중국 명나라 군대 권법
ㅡ 권법이란 용어 자체도 중국에서 온 것
ㅡ 수박이란 용어 자체도 중국에서 온 것
2.수박
ㅡ 진한대부터 성행한 무술
ㅡ 두 사람이 마주서서 손으로 밀거나 쳐서 넘어뜨리는 무술
ㅡ 격검을 모방했다고도 함
ㅡ 즉 격검하듯이 팔을 휘두르고 손으로 치거나 밀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
ㅡ 이것이 후대에 이르러 발을 차는 것까지 등장
ㅡ 씨름을 뜻하는 각저와 용어가 혼용되기도 함
ㅡ 고구려 고분벽화와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만 등장하는 우리나라 고유무술이 아니라
ㅡ 진한대부터 등장하는 동북아시아 무술
ㅡ 기록과 유물이 중국이 먼저이니 중국무술이다, 중국이 원조인 무술이다 하면 대구할 여지가 없음
ㅡ 태권도도 택견도 수박도도 그밖의 별의별 한국 무술들이 그 뿌리를 수박에서 찾고 있음
ㅡ 이러니 빼도 박도 못 하게 한국의 모든 무술은 본의와 달리 중국무술의 아류, 아종 신세를 고백하는 꼴이 됨
3.중국무술과 수박
ㅡ 중국무술도 그 뿌리를 진한대의 수박에서 찾고 있음
ㅡ 택견이 그 뿌리를 수박에서 찾다보니 중국무술계에서는 택견까지 중국무술의 아류로 봄
ㅡ 중국무술에서 뿌리로 내세우는 것은
ㅡ (1)진한대 이후의 수박
ㅡ (2)인도의 달마대사와 달마대사에서 유래한 소림무술(외가권)
ㅡ (3)외가권을 바탕으로 한 무당파 장삼봉의 내가권
ㅡ 이렇게 세 가지
4.현대 중국무술의 수박
ㅡ 이들도 우리의 예처럼 중국 고대의 수박을 복원하여
ㅡ Shoubo (수박)권을 만들어 중국내와 해외에 보급
ㅡ 유도와 다름 없는 유술을 중심으로 태권도식 발차기 등을 결합한 무술형태
ㅡ Shoubo의 유술은 일본유도와 몽골씨름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임
ㅡ 한국 手搏과 중국 手搏이 원조 싸움을 하면 누가 이길까?
ㅡ 답답하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5. 수박이란 무엇인가
ㅡ 본래 검술을 익히기 위해서 검술의 동작과 기술을 모방한 일종의 체술이다
ㅡ 손과 팔을 칼처럼 휘둘러 상대를 치거나 밀어서 제압하는 것이다
ㅡ 검술의 예비무술로서의 체술에서 비롯한 게 수박
ㅡ 수박은 우리 대한의 경우 고구려 고분벽화와 백제금동향로에 그 모습이 전하며 중국의 경우는 진ㆍ한 시대 유물에서 그 모습이 나타난다
ㅡ 손과 팔을 칼로 상정하여 검술을 가르치는 방식은 유럽과 인도의 무술사에서도 그 편린이 엿보이는데 동북아에서는 하나의 독립적 무술이자 수련체계로 일찍이 분리돼 나타난 것이다
ㅡ 한편 수박은 맨손무술을 가리키는 범칭으로서 비록 그 시원에 있어서 중국과 대한의 것이 같았다 추정하더라도 천수백 년 이상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각자의 문화권에서 고유성과 배타성을 획득하였을 것임은 자명하다
ㅡ 즉 그 명칭만 보고 중국의 수박과 대한의 수박이 같느냐 어쩌냐 하는 것은 중국도 무술이라 하고 대한도 무술이라 하니 중국과 대한의 무술은 같은 것이다 하는 식의 "족대에 잡힌 빠가사리나 모래무지가 아가미를 뻐끔거리다가 찌익 하고 물똥을 싸는 것"에 다름 아닌 돌대가리 논리이다.
ㅡ 즉 그 기원이 같고 그 명칭이 같더라도 이미 중국과 대한의 수박은 다른 무술이라는 말이다(만약 양국에 서로 제대로 계승된 수박이 있다 한다면)
ㅡ 수박=맨손무술=권법
ㅡ 올바른 언술 "대한의 권법은 태권도, 태국의 권법은 무에타이, 중국의 권법은 소림권을 조종으로 내가와 외가, 또는 북권과 남권으로 나뉘며 그 아래에 여러 종류의 권법이 있다"
ㅡ 즉 수박이라는 명칭은 위 언술에서 권법과 같은 의미맥락을 지닌 것이다, 근세 이전까지
ㅡ 이것이 씨름처럼 폭력성을 절제하여 일정한 룰 아래에서 유희(놀이, 스포츠게임)화 되었을 때에 '수박희'라는 명칭이 나타나는 것이다
6. 수박과 수벽치기
ㅡ 수박은 송창렬이라는 분이 주장하는, 본인이 어렸을 적부터 수련해 온 전통무술이라는 것으로 그 행태와 원리를 보면 택견과 유사하면서도 수기 공격을 중심하였다
ㅡ 수벽치기는 신한승이 발굴하여 복원하고자 한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그 제자 육태완이 계승하였다고 주장한다
ㅡ 이들 무술을 그 명칭에 따라 고대의 '수박'에 등가, 또는 등치시키는 것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
ㅡ 가장 합리적인 접근은 서울(한양) 지역의 맨손타격무술이자 놀이인 택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일한 민족적 몸짓, 무술적 DNA를 보유하면서도 다양ㆍ특수한 우리 민족의 무술이 존재하였다는 사실의 근거자료로서 접근하는 것이다
7.수박(手搏)이란 명칭에 대한 오해로서의 복원방향
ㅡ 수박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손으로(手) 친다(搏)가 된다
ㅡ 이 때문에 대한의 일부 무술계가 복원(또는 계승)하는 그 방향이 손바닥으로 치는 쪽으로 굴러간다
ㅡ 이는 "잘못 굴러먹는 짓"이다
ㅡ 수박에서 수는 맨손을, 박은 겨룸(싸움)을 가리킨다고 봐야 옳다
ㅡ 손바닥으로 치는 것뿐만 아니라 유술적 특성이 엿보인다
ㅡ 따라서 오히려 중국 측의 슈보(수박)권이 고대 수박의 복원에 있어서 근사(사실에 가깝다)하다 하겠다
ㅡ 만약 송창렬이나 육태완(신한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무술은 수박이나 수벽치기의 명칭을 지닌 별도의, 대한사람 고유요 전통의 무술이지 결코 고대 동북아의 수박의 형태라 말할 수 없다
ㅡ 씨름과 같은 복장을 하고 있고 씨름의 속성이 회화 자료와 기록에 엿보이는데 이를 전장에서 사용한다 상정한다면 맨손으로 치고 밀고 잡아 재껴 고꾸라뜨리거나 넘기고 상대의 움직임을 역이용해 무게중심을 깨뜨리는 형태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ㅡ 전통무술, 고유무술 복원에의 열망이 지나쳐 스스로 명칭의 감옥에 갇히는 형국을 보이지 않을까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