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모병제가 혁신적인 군역제도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근대 군대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군대도 징병제를 가장 이상적 군대라고 생각했습니다.
중세 봉건 사회에서 벗어나 군주제 사회가 되면서 유럽의 군국주의 군주들은 용병이나 계급적 군인이 아닌 일반 백성을 군대로 돌리려 했고, 그 결과가 바로 징병제를 통한 군대였습니다.
이러한 군대를 그러나 동양에서는 기원전부터 유지했죠.
한나라는 북방 민족을 막기 위해 둔전병을 두고 평소에는 농민으로 전란 때에는 군대로 동원했습니다.
우리의 역사에서 조선은 고려 시대의 가병제를 혁파하여 사사로이 군대를 갖는 것을 금지하였고, 그 대안으로 국민개병제를 도입하여 거의 대부분의 군대를 병역에 의한 평민을 군인으로 삼았습니다.
이러한 국민개병제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가장 근본적인 안보정책인 것입니다.
미국의 모병제를 두고 혹은 미군의 대우를 비교하며 우리군도 모병제를 가야 된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미군의 모병제는 엄청난 혜택을 주는 반면 제약도 큽니다.
더불어 미국조차도 전시에는 강제 동원이 가능하며 각종 예비역으로 편성된 자들을 다 모아도 늘 병역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면 안 됩니다.
가고 싶은 군대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도 사관이면 또 모를까 사병으로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은 절대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민주사회로 시민이 나라를 스스로 지킨다는 국민 개병제를 유지하면서 첨단화된 군대에 걸맞는 숙련병을 모병제적 요소를 도입해 보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병역제도일 것입니다.
따라서 현용 징병제는 남북이 통일된 뒤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조선 시대 방납과 대납이 성행하면서 우리의 군사력은 약화되었고, 군역의 피해 양반의 지위를 사는 등 특정 계급이나 계층에서 병역을 세습시키면서 문제가 많아졌던 것입니다.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장기 복무한 장병들에게 사회적 예우와 실질적 혜택을 줌으로써 이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 공직이나 정치 등에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장기 복무한 자를 우선하도록 하는 제도와 인식 마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