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동차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일본의 스즈키가 대규모 증산 계획을 포기했다. 인력 부족과 부실한 인프라의 벽을 넘지 못한 탓이다. 스즈키는 최근 판매 부진까지 겹쳐 불안한 모습이다. 반면 2위 현대자동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발 빠르게 전기차 선점에도 나서면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인도 첸나이 1·2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차는 현재 65만대에서 70만대 수준인 연간 생산량을 향후 75만대 수준까지 늘리기 위해 700억루피(1조1627억원)를 공장 증설에 투자했다. 기아차도 올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스주에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첫번째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스즈키는 올 들어 경기 침체, 유가 상승 등으로 고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2분기 판매가 19%나 급감하면서, 급기야 지난 5월 생산량은 20% 가까이 줄어든 15만여대에 그쳤다. 스즈키는 고비를 넘기 위해 토요타와의 협력도 모색 중이다. 서로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공유하자는 것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호기를 맞았다. 지난해 인도 시장 점유율이 한 해 전보다 0.2%포인트 줄어든 16.2%(약 55만대)에 그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5월 출시한 소형 SUV '베뉴'가 단 두달 만에 4만5000대 넘게 팔렸다. 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차, 타타의 넥슨, 포드의 에코스포츠 등 경쟁 차종을 압도하는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