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비서와 시민운동 진영의 여성 동지들로부터 받은 인간적 배신감, 페미니스트를 자임했던 본인의 어리석음에 대한 자괴감, 조국 건에서 이미 본 바와 같이 진실과는 무관하게 적폐 정치권과 기레기들이 작당해서 벌이는 광란의 칼춤판 등을 생각할 때, 자신 혼자 죽는 게 차라리 범 민주진보 진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진영 논리? 이번 기회에 페미코인 탔던 민주당 꼰대들 반성 좀 해야 함. 이런 상황으로 내몬 건 여성 단체와 손잡은 민주당과 박원순 자신. 스스로 파놓은 함정에 빠진 꼴.
박원순이 변론해 왔던 (피해자의 느낌이 중요하다는 식) 방식으로는 재판해도 이기기 힘들다는 게 문제고 현 대법원 구성상 박원순이 이기기 힘듦. 이제 와서 '고소인의 느낌은 중요하지 않고, 피고소인의 의도가 중요하단 식'으로 변론하는 건 박원순 스스로 자기 인생을 부정하는 것이 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고소인의 느낌을 중시하는 판결로 치달을 경우, 박원순의 몇 마디 발언 같은 걸로 고소인이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하면 결과는 어찌 될까? 최소 성희롱 유죄 나올 수도 있음. 이런 상황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면 박원순이 선택할 건 suicide 밖에 없음. 재산 모으지 않고 남들의 평판으로 먹고 산 사람인데, 그 상황이면 살 의미가 없어지는 거.
박시장은 그 날 머리 속이 복잡했을 듯. 대선 후보는 물 건너간 거고, 정치 생명은 이미 끝난 걸 깨달았을 것임. (그린 벨트 풀라는 여권 핵심의 요구를 거부하던 때라) 아마 고소 사건을 친문 핵심들의 공작이 아닐까 의심해서 절망했을 지도 모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