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수학여행을 가게 되는 행선지가 제주도였고 이동수단을 정한 건 학교 2학년 전체결정에 따른 뱃편 마련. 해서 계약한 곳이 이번 청해진해운..
우연찮게 전날 기상이 안 좋아 약속된 도착시간을 맞추려면 서두를 수밖에 없었고, 탑승한 게 하필이면 사고나기 알맞은 로로선에다.. 그 시점에 배의 선장이 기존의 선장이 아닌 그 어이없는 사람으로 대리됨. 또 그 날따라 선회를 맡은 것이 기존 1등 항해사가 아닌 경력부족의 3등 항해사..
기존에는 아마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그 날따라 아마도 화물량이 좀 더 많았을 것이고 (컵의 물은 한 방울만 더해져도 넘치는 것처럼, 복원력을 넘어선 그 임계점이 불과 책상 하나 더해진 무게일지도 모름) 항로 변경의 원인이 된 것이 하필이면 조류가 심한 날과 장소..
생존과 사망의 갈림길이 된 것도 이미 처음부터 반별로 배정된 객실에 있었음.
배의 좌현이 무너졌기에 우현이 들려 물에 잠기지 않았고 공교롭게도 그 객실에만 창문이 달려 있었음. (방도 소형이라 작은 인원들만 머물렀음) 그래서 방송과는 다른 위험요소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기에 탈출이 가능했음.
새로 밝혀진 사실인데, 세월호에 갇힌 나머지 학생들의 방은 플로어룸으로 한번에 50여 명 이상이 묵을 수 있는 큰 방인 동시에 창문이 하나도 없었음. 그래서 밖이 지금 어떤 상황이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었음. 한마디로 안내에 의지하는 맹인처럼 방송의 지시에 철저히 따를 수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다는..
그리고 또 하필이면 상식적으론 이해가 가지 않을 방송을 그 날따라 계속해서 내보낸 아이러니함이 밧줄처럼 발목을 동여맴.. (대체 이유가 뭘까? 술을 마셨나, 아니면 녹음기가 혼자 돌아간건가.. 여하튼 우리가 몰라도 어딘가에 그 이유가 존재하는 건 분명함)
이후의 전개는 지금 보는 것처럼 국민의 불안과 슬픔의 전개.. 각종 행사와 축제의 취소.. (그로 야기되는 여러 기관과 사람들의 부득이한 피해.. 하필 이 시기에 컴백이 잡힌 연예인들의 하소연할 곳 없는 처지 등등..) 해외에까지 영향력이 암암리..
이렇게 본다면 모든 건..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정말 사슬처럼 얽히고 이어져.. 각각으로 떨어진 게 단 한 개도 없음. 원인은 차곡차곡 쌓여오고 또 쌓여온 것이고 문제는 오직 일어날 그 시점의 문제일 뿐임. (정말 위의 사항에서 단 하나만 달라졌어도.. 지금과 같은 결과는 안 나옴.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걸 위해 모든 것이 정말 하나도 떨어지는 것 없이 딱 맞아야 함)
그래서 4월 16일.. 정확히 그 날에 이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고..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도 결국 찾아서 들어간 것..
결국에 누가 생존하고 누가 뒤에 남겨질지도 (따지고 보면..) 이미 처음부터 정해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