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소희는 스타킹에 나와서 널리 알려진 학생이지만 그 바닥에서 유명한 아이입니다. 팬클럽도 생긴지 오래됐고, 팬클럽에서 해마다 송소희를 모델로 한 달력을 만든지도 꽤 됐습니다.
굳이 송소희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고, 흔히들 국악이 나오면 고루한 것, 지루한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젊은층에게는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는 교육이 잘못됐다고 봅니다. 요즘 한류니 뭐니 해서 우리문화가 해외로 뻗어 가거나 좋은 평가를 받으면 좋아들 하고 뿌듯해 하지만 정작 그 한류의 중심에 '우리의 문화'라고 내새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의문입니다.
음악에 국한해서 보자면, 한 국가의 음악은 수 천 년간 이어져 온 그 나라의 정서와 언어적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합니다. 우리가 서양가곡('가곡'이란 말 자체도 원래 국악의 장르를 가리키는 용어이지만 빼앗긴 용어입니다)을 우리말로 부르는 것을 들을 경우 무슨 소리인지 거의 알아 듣지 못하는 이유도 서양언어와 달리 우리 언어가 분절음이므로 그런 성악적 발성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만약 우리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때부터 국악을 많이 교육하고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면 국악에 대한 관심은 저절로 늘어납니다. 어르신들이 국악을 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그냥 생활속에서 배웠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사물놀이도 돈 주고 배우지만 예전엔 그냥 동네에서 아무나 하는 놀이였습니다. 가을이면 동네어른들이 추수가 끝나면 머리에 고깔쓰고 농악놀이 하는 것이 그냥 일상이었습니다.
우리가 국악을 홀대하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모르기'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르도록 만든 것은 바로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온 서양음악 중심의 음악교육에 있습니다. 비단 음악의 문제뿐만이 아니고, 서양문물에 목이 마르고, 서양문물을 배척하고 받았던 뼈저린 역사의 아픔때문인지 사회전반에 온통 서양우월주의가 뿌리박혀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봅니다.
흔히 핸드볼, 하키, 여자축구 등등 비인기종목이라고 설움을 느낀다고 하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 미국을 보면 우리가 비인기종목이라는 곳에 관중이 꽉 들어 차 있는 것을 봅니다. 그 이유는 그들 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개인들이 학교교육을 통해 그런 운동을 제대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우리처럼 체육교과서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배운 것이고 아는 것이기 때문에 흥미를 느끼고 경기장을 찿는 것입니다.
국악도 마찬가지 입니다. 알면 보이고, 들리고,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모르기 때문에 지루하고, 시끄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 '모름'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교육의 부재'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런 교육의 부재를 만드는 세력은 다름 아닌 서양음악을 배운 현재의 주류입니다.
어릴 때 '우선' 배워야 할 것은 슈베르트가 아니라 국악이어야 합니다. 뮤지컬은 대단해 보이고 마당극은 하찮아 보이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서양음악을 배척해야 한다는 의미로 오해하지 마시길).
한국에서 열리는 뮤지컬, 성악, 연주회를 보려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얼마나 될까요?? 한류의 목적은 외국의 것 혹은 우리 것을 들고 외국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만 있는 우리 것을 보려고 외국인들이 스스로 한국에 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서양인들을 흉내내고 그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더욱 크게 만들고 더욱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부분이 서양음악을 듣고 전공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외국에서 주목을 받으며 살아갈까요?? 그리고 외국인들은 조수미를 한류(한국문화)라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자신들의 음악을 잘 하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할까요??
우리가 서양음악에서 아무리 두각을 나타낸다고 해도 그 수는 서양인들에게 비할 바가 못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것이고 그들에 맞게 수 천 년간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수 십 년 국악을 전공한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동네 목욕탕에서 '청산...........'이라고 흉내내는 한국노인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하지요. 문화란 그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