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저녁 8시13분쯤. 세월호 4층 선수 중앙 격실에서 남학생 시신 두 구가 발견됐다. 몸집 큰 학생이 체구가 작은 학생을 품속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이들을 인양한 민간잠수사 양유홍씨(45)는 "어린 애들이 얼마나 춥고 무서웠으면 그렇게 했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실종자 시신 두 구 발견."
먼저 투입된 선배 잠수사 조모씨(56)에게 무전이 왔다. 양씨는 서둘러 물속으로 들어갔다. 선배잠수사
조씨가 두 손을 모아 고인에게 예를 표한 뒤 둘을 조심스럽게 떨어뜨렸다. 혹시나 아이들 몸이 상할까봐 조씨는 조심스럽게 덩치 큰 학생을 먼저
데리고 물 위로 올라갔다.
"야야, 여기서 얼마나 추웠겠노. 아저씨가 좋은데 보내줄게. 조금만 참아라." 양씨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체구가 작은 학생을 마저 데리고 올라왔다.
양씨가 올라와서 보니 바지선 위의 다른 잠수사들 모두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33시간만의 구조소식에, 그리고 두 아이의 사연에 해군도, 해경도, 민간 잠수사들도 모두 울었다.
"우리 베테랑 잠수사들도 물이
두려울 때가 있어요. 그 순간 40년 인생이 막 필름처럼 돌아가요. 그게 얼마나 두려운지 잘 알기 때문에, 애들이 물속에서 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니까 너무 힘든거예요. 그래서 한 구라도 더 빨리 찾으려고…"
"그래서 정말 수색작업에만 몰두하고 싶은데 뭍에서 들려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빠져요."
양씨는 지난
6일 세월호 수색 현장에 투입됐다 숨진 민간잠수사 고(故) 이광욱씨의 사태를 두고 책임공방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저희들의 죽음을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는 것을 보면 집에 있는 처자식들 생각나고 그래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죠. '좋은 일 하러왔다가 우리 괜히 욕만 먹게 생겼다'는 이야기도 나와요. 그래도 같은 부모니까 우리 아이들 어떻게 하면 빨리 부모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만 생각하려고 해요. 그냥 귀 닫고 수색에만 최선을 다하자고 서로를 다독여요."
아이들의 명복을빕니다...
그리고 잠수사분들..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당신들만이 희망입니다....
부디 몸조심하시고..안전하게..작업해주시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