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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16 23:13
제 대자가 수사님입니다.
 글쓴이 : 호랭이님
조회 : 785  

올 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사님이 되었습니다.
(대부, 대자라는 천주교의 제도가 궁금하신 분은 클릭하십시오)
 
대부(후견인? 으로 봐주시면 됩니다.)로서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같은 믿음이 있던 평신도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수사가 된 이 친구는 현재 20살 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사제가 되길 희망했고 고등학교 2학년 때에 저의 대자가 되었습니다.
처음 만나서 이야기 했을 때 뭔가 좀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평소에 친구도 많고 여자들도 따라다닐 정도로 인기가 있던 친구가 신학생이 되고 싶어서 매일 새벽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렇게 사제(신부님)의 꿈을 가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던 친구는 갑자기 수사님이 되겠다고 모두를 놀래키더군요...
수사님의 길은 참으로 죽을 때까지 청빈과 신앙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길이고 자신의 수양과 타인을 위한 봉사, 그리고 최소한의 삶을 지탱하기 위한 노동의 삶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수양하며 낮에는 노동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오후에는 공부하며 남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지요.
 
수도회에 입회하기 전 마지막으로 같이 식사를 했었습니다.
맛있고 소화잘되는 고기를 대접하면서도 전 왜 수사님이 되야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 이야기 하더군요. 그들의 의지를 아는 것은 신과 그들 자신들 뿐이라고..
속세의 잣대로 제 대자를 대한 것 같아서 돌아오는 길에 너무나 그 친구에게 미안했고 전화로 '내가 실수한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같은 신자지만 신앙적으로는 전 미숙하기 그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그 친구는 전라도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살레시오회'의 수사로서 지내고 있습니다.
또한 본래의 꿈이었던 사제의 꿈도 진행형이더군요.
수사회 안에서 사제가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타인을 돕기위해 간호학도 배우고 있다고 하네요..
정말.. 대단한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휴대전화도 없어서 연락도 손편지로 안부를 묻는게 전부고 그의 선택에 별다른 영향도 주지 못하고 마지막에는 속세에 찌든 이야기만 했지만 오히려 저를 부끄럽게 했고 어떻게 살아야 주님께서 원하시는 삶인지 그리고 남들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인지 고민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본받게 되었구요...
 
요즈음엔 그친구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수사님이 된 그를 다시 만나서 속세에 찌들고 계산적이던 내가 아닌 좀 더 나도 행복하고 남도 행복할 수 있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의 노력도 수사님의 노력과 같은 ing로 제가 삶을 살때까지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두서없는 장문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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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초 14-08-16 23:50
   
제 사촌언니와 사촌오빠는 수녀님과 수사님이세요. 작년 둘다 종신서원을 했고
제 죽마고우는 학사님이 되어 프랑스로 유학가있습니다. ..

주변에서 종교인이 난다는 것은 느낌이 사뭇다르긴 해요 ;;
마루냥냥이 14-08-17 00:56
   
친구분 수사님이 꼭 바라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호랭이님 14-08-17 12:20
   
저는 마흔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그친구는 스무살이구요 ㅎㅎ
나이가 먹어도 어린사람에게 배울게 있다는게 여러가지 감정을 낳게 하는것 하는 것 같아서 써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