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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2-13 21:14
갑(甲)질과 노예근성
 글쓴이 : 독설가
조회 : 2,142  

갑을(甲乙)질이 뭘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는데, 
대부분 자연경쟁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바람에, 
서양은 안그런데, 우린 왜 이러나, 
우리가 되게 못돼 쳐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제 결론은 동양사상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더군요.   
동양사상은, '사람을 포함한 만물을 유기적 관계'로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가상공간상의 어그로가 있다면,   

 똥싼놈  ↔  맡은놈
 
똥싼놈이 있기에, 맡은놈이 있다. ( A → B )
라고 볼 수도 있지만,   
유기적 관계에선, 맡은놈이 있기에, 똥싼 놈이 있다.( A ← B )
하는 시각도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하는 문제는 남겠지만요.. 

암튼 동양사상에 의하면,  
싼놈과 맡은놈은 한쌍이라는 거지요.  
음과 양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끈적 끈쩍한 관계에 
놓여져 있는 것입니다.  

그럼 맡기전의 싸지른 그건 뭐냐?  
그건 아직 똥도 아니고 된장도 아닌 스프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 과학에서 말하는 상보성 원리를 떠올리면 이해가 더 빠를 수 있습니다.   
  아래 다잇글힘의 댓글을 함 참고해 보세요.  )    

반면, 서양은 오로지 ' 원인 → 결과 ' 이것 하나만이 가능하죠.   
그래서일까, 인간(결과물)이 신(원인자)에게 개기다 불에 꼬실려져 왔던게 사실이고,     
타임머신을 탄 결과물이 원인자를 제거하는 일도 허용되질 않고 있습니다.   


아, 이게 중요한게 아니구, 포인트는 따로 있습니다.  

서양의 원인(甲)은 '세상을 초월한 독립된 어떤 관념'이 차지를 했던 반면,  
동양은 사람을 포함한 만물이 원인(甲)이며, 곧 결과(乙)였다란 것이죠.  

* 원인과 결과가 곧 甲乙질(주종질) 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인과율(관념) × 자연경쟁? = 甲乙질?  : 엉터리 식이지만 
                                          대충 이런 관계로 이해하면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甲乙질은 서양의 시각(사람을 포함한 만물은 乙의 위상)에서, 
동양(사람을 포함한 만물은 甲乙의 위상)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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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댓글이 늦어졌네요.   
그리고 뭔소리일까, 댓글들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었습니다. ㅎㅎ

甲乙질에 대한 정의도 제대로 내리지 않고, 
글을 마구 써내려간 제 잘못이 큽니다. 

동전을 '무한히' 던져가면 동전의 앞뒷면은 평등한 위상(1/2)을 갖게 되겠죠.        
하지만 '매순간'은 불평등한 위상(1 아니면 0 )입니다.                

이 불평등한 위상을 '甲乙관계'라고 생각하고,   
행위화 될 때 '甲乙질'이라고 하였습니다.    

몇몇분들은 제대로 접수하신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이 산업화, 자본화 이후에 생겨난  
'천박스러운' 甲乙질을 떠올리셨던가 봅니다.   
죄송합니다.  그게 보편적인 시각임을 저도 
뒤늦게 눈치챘습니다.  하긴 제목을 저따위로 써놓고, 
아무런 설명도 없는데 그런 오해를 하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ㅎ


그럼 제대로 접수하신 분들에게 , 
여기서 간단한 저의 의견을 피력해 보겠습니다.  
저라고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서양이라고 해서, 이러한 자연의 법칙이 빗겨갈리는 없습니다. 
주댕이론 되게 평등한 척 굴어도,    
甲乙질을 떨어줄 땐, 또 확실하게 떨어줍니다. 

다만, 동양은 '무한히'라는 시각에서, '매순간의 불평등'을 바라보며,      
그것을 극복해 온 반면,  ( 돌고 돌아 언젠가 보상,  안되면 다음생애에 보상 ) 

서양은, 매순간의 시각에서, '매순간의 불평등'을 '즉각적 보상'으로 극복해 왔다는 거죠. 
시간관념도 되게 철저합니다.   저도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잘 몰라요.    
'무한히'라는 시각을 직접적으로 취하는 걸 불경스럽게 여긴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 신의 시각이기도 합니다. ) 

즉각적 보상이란, '동양의 늘어진 보상'의 상반 개념으로 정의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갑질을 떨 때마다 계좌에서 즉각적으로 돈이 빠져나간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럼 그게 갑질이 될 수 있을까, 을질이 될 수 있을까? 
제가 생각하기엔 그냥 정당한 거래로 보입니다.      

하지만 '늘어진 보상계'에서는 어떨까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하는 식이 되겠죠.   
뺨을 맞다보면 세게 맞을 수도 있는 거고,  
한강에서 터무니없는 화풀이를 하게 될 수도 있는거고..  
혹은 전혀 보상을 못받을 수도 있구요.  
당연히 누군가는 매순간의 불평등함이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실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갑질과 노예짓이란,       
미래를 담보로 하는, 늘어진 보상 관계가 되어가는 것.  
제가 볼 땐, 그냥 이거라는 거죠.     

뭔가 받을 게 있고, 줄게 있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자꾸 거래처에 들르게 되고, 
함께 술을 퍼마시고, 우애를 다지고 그렇게 된단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결국 이거에요.      

공짜로 딴놈이 내게 친절해주길 바라면서,  
내가 노예짓을 하는 이유를 모른다하면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동서양의 갑을질에 무슨 차이가 있냐하는 답변이 되었길 바랍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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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바트 15-02-13 21:27
   
인정할 수 없음.
전 누구보다 동양사상이 좋다고 믿는 사람이지만, 자존심이 강해서 갑질에는 손익을 따지지 않고 지랄함.
     
독설가 15-02-15 00:09
   
의견 감사합니다.
처용 15-02-13 21:51
   
거창하게 설명하셨지만
전 반론보다 기원전 91년 지은 사마천 사기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대체로 일반 백성은 상대방의 재산이 자기보다
열 배 많으면 몸을 낮추고
백 배 많으면 두려워하고
천 배 많으면 그사람 일을 해주고
만 배 많으면 그사람 노예가 된다
이것이 사물의 이치이다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

서양의 시각에서 동양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동서양을 포함하는 금권주의 시대에 님은 살고 있는 것입니다.
     
독설가 15-02-15 00:12
   
잘 읽었습니다.
다잇글힘 15-02-13 22:25
   
제 생각에는 관념적 시각이 아닌 유물론적 시각에서 접근하는것이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후자연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농업생산구조나 지역 특유의 경제구조가 인간사회에 끼친 영향

유교도 그렇고 도교도 그렇고 몬순기후의 쌀농사 지역에 최적화된 세계관을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천년동안 이어져온 지주와 소작농의 관계, 서양의 봉건제와 동양의 중앙집권적 정치체제의 차이
요 몇백년 기간동안의 근대화를 경험한 연도수의 차이 등등이 동양의 세계관을 만든 주요한 요인이라고
볼수 있죠.

관념적인 측면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부분은 역사적인 경험(관념+유물)으로 연결시키면 논리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것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오류를 짚어드리자면 동양의 음양론은 양자중첩 개념보다는 상보성과 연관시켜서 보시는
것이 맞습니다. 음양론은 이원론 즉 대립적인 본질이 마치 하나처럼 어우러져 존재한다는 개념인데 양자중첩은
대립적인 본질이 섞여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중첩을 설명하는 요소는 둘이든 무한대든 상관이 없습니다. 게다가
중첩 이전 상태와 이후의 상태는 상태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상태입니다. 상태측면에서 본질이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달라진 상태죠.

그에 반해 상보성은 파동이냐 물질이냐, 에너지냐 시간이냐, 위치냐 운동량이냐처럼 서로 개별적으로 측정될수
있다고 생각했던 물리량이 실제로는 하나의 본질에 대한 다른 관점의 측정에 불과하다는 원리입니다.
오른쪽 눈으로 보느냐 왼쪽 눈으로 보느냐 썬글라스를 끼고 보느냐 그냥 안경을 끼고 보느냐 망원경으로 보느냐
현미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은 다를지 몰라도 본질이 변하는것은 아니것처럼요.  이것이 동양의 음양
론과 유사하다고 보는거죠.
     
독설가 15-02-15 00:13
   
듣고 보니 그러네요.
관념도 선택되어진 결과물로써 이해하는게 좋겠군요. 
좋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 그냥 취미로 뇌망상질 떠는 수준이라, 
학술적인 부분엔 큰 욕심이..ㅎㅎ           
지적하신 부분은 상보성으로 고쳤습니다.
평화와공존 15-02-14 02:07
   
갑질의 원인을 제 나름대로 찾는다면, 한국기업의 비정상적인 성장배경에 있다고 봅니다. 군사독재 시절의 밀어주기식 관행으로 대기업을 집중육성 시켰으며, 육사출신등 군부에 있던분들이 대거 기업으로 흡수되는 상황도 있었으리라 추측해 봅니다. 따라서, 군대식 문화가 기업에 반영되는 계기가 되었고, 상명하복의 기업문화로 진행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러므로 서양과 같은 민주화의 배경아래 발전된 기업문화, 즉 대등한 파트너쉽 관계가  우리나라에서는 서열관계로 점철되어 온 것 같습니다. 그냥 저의 생각을 반영한 것입니다. 확신은 없어요.
     
독설가 15-02-15 00:17
   
의견 고맙습니다.
두무지 15-02-14 06:16
   
제 생각에는 갑질을 하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고 그 본성을  억누를수 있게 하는 장치가 바로 철학과 교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철학면에서 보면 현대 자본주의는 유교보다는 서양식 합리주의와 수평적인 인간관계가 훨씬 더 적합하다고 보여집니다. 거기다가  우리나라는 고도압축성장으로 돈을 가진 자들이 그러한 교양을 쌓을수 있는 필요성이나 시간이 부족했죠. 

그런점에서 보면 교양은 점점 나아질거라고 보지만 철학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가 과연 수직적인 인간관계를 우선시하는 유교를 장점만 취하고 버릴수 있을지...거기에 대해선 솔직히 말하자면 어려운 길이 될거라고 보네요.
     
독설가 15-02-15 00:17
   
의견 잘 읽었습니다.
브리츠 15-02-14 08:21
   
갑질은 동서양이 존재 하지 않죠
간단히 흑백 인종 문제도 따지면 위아래를 구분하려는 인간의 본능이 시작이죠
우리만 무전유죄 유전무죄 잇는게 아니에용 어느 나라나 비슷한말이 존재하죠
     
독설가 15-02-15 00:18
   
의견 고맙습니다.
솔로윙픽시 15-02-14 08:46
   
생각을 많이 하셨는데,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나라가 법치국가의 개념에서 한참 멀다 보니 갑질을 해도 괜찮은 나라가 되었을 뿐입니다.

저도 독일 살면서 이런 저런 알바 해 봤지만, 사람들이 착하고 훌륭해서가 아니라, 법이 그들을 막기 때문에, 법이 두려워서 갑질을 하지 않는 것 뿐이더군요.

슬프디 슬픈 나라, 한국.
     
독설가 15-02-15 00:20
   
의견 고압습니다. 
저도 크게 공감하며, 
결과적으로 같은 생각인거죠.
옷닭서방 15-02-14 14:17
   
갑질과 노비질에 동서양이 따로 있나?
     
독설가 15-02-15 00:21
   
의견 고맙습니다.

그럼 우리가 말하는 갑질과 노예질은, 
우리의 호들갑에 불과한 건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