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권총의 안전 고무 개념도. 방아쇠 뒤쪽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 실수로 방아쇠가 당겨져 발생하는 사고를 방지한다.
‘총기사고’ 의경 사망 미스터리…‘장난’이 잠금장치까지 제거하고 방아쇠를 실제로 당겨?
의경 복무 중인 20대 꽃다운 젊은이의 생명이 허탈하게 사라져 버린 ‘구파발 검문소 총기 사고’의 경위는 상식적 관점에서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5시쯤 이 검문소 근무하는 경찰 초급간부인 박모(54) 경위는 조끼에서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다가 실탄이 격발됐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은 박모(21) 상경이 사고 직후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상경은 병원 도착 전에 이미 상태였다.
문제는 박 경위가 말한 ‘장난’이 이해될 만한 수준을 훨씬 넘는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구파발 검문소 감독관인 박 경위는 의경들이 간식을 먹은 것에 대해 “나 빼고 너희끼리 먹느냐”면서 소지하고 있던 권총을 꺼내들었다. 이어 숨진 박 상경 등 의경 3명을 향해 권총을 쏘는 흉내를 내는 장난을 치다가 실제로 발사된 것이다.
그런데 박 경위는 이 과정에서 총이 발사되지 않도록 방아쇠 울에 고정해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고무를 뺐다. 단순히 손잡이만 잡고 흉내만 낸 게 아니라 방아쇠를 실제로 당긴 것도 놀라운데 ‘잠금장치를 일부러 제거해가며’ 장난을 쳤다는 것이다.
아무리 탄창의 12시 방향인 첫 발이 규정대로 비워져 있다고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무엇보다 엄격하게 다뤄져야 할 ‘진짜 총’을 가지고, 그것도 사람을 향해 한 장난치고는 일반적 상식의 관점에선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경찰 조사결과 박 경위가 꺼내 든 38구경 권총 탄창에는 12시 방향에 첫번째 실탄이 위치하도록 장전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총기 관련 규정에 따르면 총 6발이 들어가는 38구경 권총 탄창은 12시 방향은 비워두고 두번째 구멍은 공포탄, 3~6번째 구멍은 실탄을 장전하도록 돼 있다.
은평서 관계자는 26일 “고의로 볼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고무를 제거한 것에 대해 “그건 왜 그렇게 했는지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당시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 화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arcid=0009790176&code=4112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