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OECD 국가 중 국정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아마도 한국이 최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회원국 중 중국과 태국이 국·검정제의 혼용, 러시아와 싱가포르가 국·인정제의 혼용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중등학교 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는 나라는 북한·베트남·스리랑카·몽골 등이 있습니다. 우선 정치적으로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가 안 쓴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국정 교과서 근거로 일본이 역사 왜곡 따지면 어찌할까?
역사 왜곡의 문제로 넘어가면 더욱 심각합니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순간, 교과서에 서술하는 내용은 곧 한국 정부가 표방하는 내용이 됩니다. 이것은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한 대응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검정 교과서 체제에서는 그런 왜곡 교과서가 있더라도 (물론 있어서는 안 되지만) 그것이 정부가 표방하는 것은 아니죠. 해당 출판사가 만든 교과서니까요.
그러나 국정 교과서에서 일어나는 왜곡은 곧 정부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며, 이를 일본 정부가 비판해 들어온다면 우리로서는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국정이 아니라 검정을 채택했다는 것은 역사 해석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을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명분상 표방할 수가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는 검정제를 채택해서 다양한 역사 해석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한국은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지도 않고 국정 교과서를 내놓으면서 왜 우리에게 역사를 왜곡한다고 시비냐’하고 나오면 우리는 할 말이 없어집니다.
http://slownews.kr/32036
보신각 '종'으로 표현..고구려 비사성은 엉뚱한 곳 표시, 오류투성이 국정교과서
역사학자들 "국가가 만들었는 데 이렇게 허술할 수가입력 2015.09.07. 23:09 | 수정 2015.09.08. 02:33
“국정교과서가 이렇게 허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당장 수정사항을 정오표로 만들어 학교 현장에 배포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교과서인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교과서를 분석한 학자들과 교사들은 “이런 교과서로 공부하면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인식을 갖게 된다”고 우려했다. 기초적 사실관계에서부터 서술상의 표현·해석까지 국가가 책임지고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오류투성이 교과서’라는 것이다.
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newsview?newsid=20150907230951098
- 가난해서 국가가 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나라 = 경제 후진국
- 사회가 다양한 의견을 가지면 국가 체제를 유지하기 어려운 나라 = 전체주의 국가
- 국가 기관에 소속된 사람들만이 지식을 갖고 있는 나라 = 문화 후진국
교과서 발행 체계는 한 나라의 현재 단계와 미래 지향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북한과 같이 못살고 미개하고 후진 나라는 국정교과서만을 가진다. 최근에 일본 역사학자가 우리나라 역사학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한다면서 어떻게 검정교과서로 하고 있는 일본 역사교과서를 비판할 수 있냐고? 민주주의가 좋은 것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하게 섞여 살기 때문이다. 사상의 다양한 교배로 문화의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 그래서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 국가보다 대한민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의 문화가 더 우수하게 발전하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가 국정교과서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은 다양성의 말살, 편향된 소수 학자가 만들면서 생겨나는 오류와 왜곡, 정사가 존재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게 하는 것, 역사 공부에서 비판을 무력하게 하는 것, 학문의 경쟁을 막는 것 등등이 아닐까. 그러면 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입장은 무엇일까. 국가가 개인보다 공정하고 우수하다는 논리가 기본에 깔려 있지 않을까. 실제가 그런가? 그런데 국가와 지배층을 착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폐지 줍는 할머니도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이다. 결국 국정교과서는 힘있는 사람들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그런 교과서가 될 것이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왜 추진하려고 할까? 사회지배층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역사인식이 잘못되었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동학을 혁명으로 보는 것과, 5.16을 쿠데타로 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유신을 구국의 결단으로 보아야 할텐데 독재를 영구화하려는 시도로 보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가 만들어준 교과서로 공부하게 해서 자기들과 같은 역사인식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이 바꾸면 될 것을 다수의 국민들 보고 바꾸라는 것, 그것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갈등의 핵심이다.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을 혼란이라고 보는 시각도 문제가 있다. 그럼 민주주의 못한다.
검정역사교과서의 장점은 선택하는 교과서라는데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교과서라면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역사인식일 것이고, 거기에 실린 역사는 정사에 가까운 역사가 된다. 국가가 만든다고 정사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역사가 정사다. 그러니까 국정역사교과서의 역사는 누군가 만들어준 역사이고, 검정교과서의 역사는 함께 만들어가는 역사다. 어떤 역사를 선택할 것인가?
http://blog.naver.com/ecoplant2009/220470850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