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벌에 피해의식 쩌는 어떤 분이 불쌍하게 구는 모습을 보니 이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단지 제 사례일 뿐이지만 다른곳도 이럴 수 있습니다(아닐 수도 있구요). 제 표현이 좀 쓰레기같겠지만 지겹게도 올라오는 '학벌장사치' 운운에 대한 반작용이라고 파악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목적은 뭐랄까, 혹시나 학생이고 순진한 분이 있을 경우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그런 의미일테구요. 다시 변명하지만 제 분야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줌일 뿐이고 대학을 가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케바케일 뿐입니다.
회사는 머 영세하구요. 저는 임원이 아니지만 분야 실무자로서 채용공고 내용과 채용대상을 결정하는데요. 채용 공고를 낼 때 너무 파리날리면 안되니까 나이/학벌 등을 제한 없음으로 내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럴리가요. 나이 문제는 생략하구요. 붕어빵처럼 학원에서 찍어낸 비전공자들 목록 쭉 보다가 4년제 현역(고졸 후 대학으로 직행)이 있으면 한번 봅니다. 혹시라도 대상자가 많으면 그 다음 필터는 학교 이름값이구요. 이 과정이 자연스러운게, 단기간에 붕어빵 30~40마리씩 올라와 쭉 나열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정말 자연스럽게 그렇게 필터링 해버립니다. 물론 전공이 맞아야 함은 물론이구요. 전공이 맞고 경력이 안맞는건 후보라도 되지만 전공 안맞으면 후보로 보지 않죠. 하물며 전공이 없는 사람은 어쩌겠습니까.
후보로서 채용 내용과 최소한의 일치점이 있으면 메일을 보내서 수강 목록과 학점 등을 물어봅니다. 여기까지 오기도(4년제 현역 구경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마지못해 비현역(사회 나왔다가 늦게 학사 딴 케이스) 보고 방통대 보고 마지막으로 전문대까지는 보죠.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고 채용의 시작점일 뿐입니다만 어쨌든.
왜 전공자를 원하느냐. 최소한의 두 가지 이유만 쓰겠습니다. 물론 확률 얘기구요. 첫째, 비전공자는 날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전공에 대한 존중, 지적 겸손이 상대적으로 없을 것 같다는 거죠. 둘째, 무전공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거쳤을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후진적인 마인드(방어적으로 악만 남았다던가 복지부동이라던가)를 가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는 거죠(제 분야의 특성상). 대학생은 대학생으로서 잉여스럽고 너그러운 분위기에서 전공을 4년 진행했고, 그것은 진행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성장기에 했다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