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병사 월급 카드 압류하는 건강보험
요즘 사업이 부진해서 긴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대학 다니던 아들 둘을 동시에 군대에 보냈을 정도다. 그러던 중 국민건강보험료가 몇 년간 연체되어서 500만원이 넘었다. 금융이나 각종 재산이 압류되어 있다. 곧 해결되리라 미루었던 연체가 계속 불어난 것이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이 군에 있는 둘째 아이의 나라사랑카드를 압류했다. 너무했다. 군인 병사 월급이 10만원 정도인데 어떻게 나이 어린 병사 월급이 지급되는 카드를 압류하는가? 이래 가지고 과연 병사가 나라를 사랑할까? 나라사랑카드로 PX 가서 물품도 사고 동료 병사들과 회식할 때 회비도 낼 텐데 아들은 아빠를 잘못 만난 바람에 외톨이가 되고 왕따당하는 생활을 해야 하는가? 정말로 가슴이 미어지고 속이 답답하다.
국민건강보험 영등포지사에 전화했다. "아무리 보험료가 연체되었어도 6개월 후면 제대하게 될 텐데 군인 신분, 그것도 졸병 병사의 카드를 압류하면 되겠느냐?"고 따졌다. 담당자는 "우리는 법대로 할 뿐이고 압류 금지 대상에 군인이 포함되지 않아서 얼마든지 압류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이런 와중에 아들이 1박 2일 특별휴가를 나왔다. 화가 난다. 아들이 과연 기뻐할까? 며칠 후 답답한 마음에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냈다. "병사 월급이 지급되는 카드에 압류를 걸고 사용정지시킨 것은 과도한 행정집행이 아닌가?"라고 하소연하듯이 편지를 보냈다. 위원회 담당자라는 분한테 전화가 왔다. 딱하게 생각한다는 위로와 함께 국민건강보험 담당자와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내가 건강보험이 잘못하고 있다고 제보했는데 그 당사자인 건강보험에 전화를 하라니.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우리한테 아무런 연락 없이 압류가 해제되었고, 며칠 후 월급 통장에서 빼갔던 월급을 도로 입금했다. 우리가 압류를 해제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알고 싶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15/20151015041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