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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1-29 14:05
일본 싫어해도 되는데요.
 글쓴이 : jirall
조회 : 1,205  

얼마전에 지젝이 한국에서 강연하면서 이런 말을 했죠.

유럽사회는 나치를 보며 용서하되 잊지는 않겠다고 말하지만 한국사회는 일본을 보며 잊자 그러나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그리고 한국의 방식이 더 옳다고 생각한다구요.

이게 무슨 말인가 생각해봤습니다.

지젝이 지적했듯이 유럽의 위선은 이해가 갑니다. 말로는 용서했다고 하지만 정작 나치와 관련되지 않았음에도 나치를 상기시키는 어떤 행위들이나 표식들 혹은 주장들에 대해 강력한 사회적 제재나 암묵적인 멸시를 한다는 것. 즉 겉으로는 일단 용서한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영원히 너희들의 잔혹한 행위를 기억하겠다는 주장과 다름 없다는 것이죠. 이것은 위선이며 나치의 만행에 대한 상처를 치료한 것이 아니라 단지 덮어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물론 역사적 사실로 넘어간다면 실제 2차 대전 후 독일인들은 나치의 만행에 대해 단지 잊어버리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고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이미지로 독일의 위대함으로 칭송되는 독일의 과거사 사죄가 디테일로 들어가면 실제로는 사죄를 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들이었다는 것도 그것을 반증하죠. 

 하지만 반대로 한국에 대한 평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한국사회는 일본의 만행을 잊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한 분노는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태도가 더 좋다는 것이 말이지요. 그런데 요즘 일뽕들의 사고방식을 보면 이해가 가더군요.

즉 해방 이후 한국의 현실은 일본의 만행을 기억하고 상기하기에는 보잘 것이 없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온국민들을 근대화, 산업화라는 명목하에 표준화된 인간으로 만들었고 그 구심점 중 하나는 바로 일본에 대한 분노와 일본을 따라잡겠다는 목표죠. 실제로 사회 전반적으로 일제의 잔재를 못 벗겨낸 이유도 바로 그것. 해방 이후에도 일본이 어설프게 혹은 지배하기 편하기 위해 이식해 놓은 근대성에 대한 비판의식보다 일단 뒤쳐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먼저였고 따라서 일본을 따라가기도 바빴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반대로 말하자면 일본의 지배라는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상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상처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  실제로 imf 이전까지는 이것이 통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이후가 문제지요. 그리고 이 부분에서 지젝의 주장이 최소한 지금세대에는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은 그 원동력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이죠. 여기서 또 세계없음이라고 말하던데 어찌보면 현대 한국사회를 잘 표현한 것이죠. 철저히 개인화되고 그러한 가치관이 옳은 것이고 따라서 자신은 국뽕이 아닌 세계화된 세계시민인 것으로 착각하는 상태. 자신들이 주장하고도 실제로는 믿지 않았을 글로벌, 세계시민이라는 환상을 한국인들은 실제로 믿은거죠. 이것은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전통과 단절했던 혹은 그러려고 노력했던 한국 근현대가 한국이라는 나라만의 서사를 재창조하지 못 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것을 새로운 사대성이라 말할까요. 일뽕들의 실제모습이죠. 스스로는 개인화되었다고 믿지만 사실은 한국이 아닌 다른 거대한 세계서사, 일본서사에 빠져 있는 것.  따라서 현대 한국사회는 '잊자. 그러나 일본에 대해 분노하자'에서 '잊자.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도 분노하지 말자'의 상태에 빠진 것. 나아가  일본을 좋아하면 왜 안 되지? 한국은 개한민국이니까로 발전한 것이고.

개인적으로 저는 그래서 일본을 싫어해도 된다고 보는데요. 실제로 90년대 이후의 일본으로 건너간 뉴커머들도 한국인 취급 안 합니다. 딱 전형적인 90년대 이후의 같잖은 세계시민들이고 그렇게 떠들지만 실제로는 일본인의 시각으로 한국을 평가하는 열등아들이죠. 영화 역발산에서 그랬던가요. 나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세계인이야라고. 나라없는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합리화라면 이해라도 하지. ㅋㅋ 이것들은 뭘까. 

최소한 현대 한국사회는  배제하고 또 배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만의 서사를 새로 창조해야 하죠. 공동체적 가치가 희석된 상태에서 어설프게 사회통합을 떠들어봐야 잡탕일 뿐이죠. 불체자 문제, 외국인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그런 측면이고. 그리고 그 중에 친일분자, 일뽕들이 설 자리는 없어야죠 ㅋㅋ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jir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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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누룽지 14-01-29 14:10
   
공감되네요.
beniji 14-01-29 14:16
   
우리가 용서를 안한다기 보다는 일본이 잘못을 인정을 안하고 있는게 맞는듯. 용서를 하는건 그 뒷문제..
     
jirall 14-01-29 14:19
   
용서는 강자가 하는 것이죠. 한국이 일본을 용서한다? 헛소리입니다. 이것은 국력을 떠나 한국인이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이 강자가 내려보는 시선인가 아닌가에서 드러납니다. 한국인 중에 일본에 대한 용서를 떠드는 사람 중에 진짜 그럴만큼 수양이 깊은 사람은 몇 없습니다.  나머지 대다수는 그냥 일뽕이나 열등아들임.
재숭 14-01-29 14:18
   
부분적으로 공감됩니다. 특히 일뽕들의 선민의식은 좀 보기역겹죠.
브라흐만 14-01-29 14:21
   
기존의 경제발전서사가 주된 서사였었고 IMF이후부터 이런 신화가 붕괴가 되었으니 일종의 아노미상태에 가깝죠. 아직까지는 극단적으로 과거 상태에 대한 보수화를 떠올리는 경우나 아니면 대안이 아닌데 대안이라고 말하는 그런 이분화된 논리가 등장합니다. 이건 두가지의 이유에서 아쉽습니다.

1. 경제발전서사라는 지극히 유물론적인 것이 왜 주서사가 되어야 했는가
2. 그리고 경제발전이 사라진 2000년대부터의 서사는 핵심을 못잡고 일방에 의해서 떠들어진 두루뭉술한 '세계화'의 이미지만 좇고 있음. 이는 대안을 찾지 않는 보수화에서나 대안을 어설프게 찾는쪽에서나 묘하게 동의하는 것이죠. 전자는 경제발전의 동력을 이런 세계화의 공식에서 대리만족하는 경우나 후자는 정말로 그걸 대안으로 생각하는쪽에서 말이죠.

실제로 이런 사례의 폐해를 직접 볼려면 '한류'를 보면 될것 같습니다. 한류가 왜 한국문화와는 상관없는 지구촌생산과 컨텐츠(자본화된 상품)의 기획이 되었는가요. 한류는 우리네 서사와 우리네 문화와는 동떨어진 우리 자신도 어느 다른 나라 사람들과 같이 한류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지위라는걸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소녀시대나 빅뱅이나 단지 이 사람들이 한국어를 한다는 것의 차이이지 앨범, 공연등에서는 조금도 다를바 없어요.

어제는 한국만의 코드가 없으니 홍보를 해야 한다고 말한 글이 있었는데 근본적으로 한국 자체가 차별화된 코드가 있었는가 묻는다면 회의적이라고 떠든바가 있어요.  이러니 문화와 정치는 다르다고 하는 의식이 자라나고 있었고 일본은 싫지만 일본문화는 상관없지 않느냐라는 신기한 논리를 급조해 냅니다. 마치 자기네의 지평이 언론에서 떠드는 글로벌, 글로벌 하니 세계시민이라도 된듯처럼요. 그런데 이 사람들의 일본혐오가 어떤 조건부의 혐오라는걸 알기에 처음부터 이자들의 일본혐오는 그냥 일본사랑과 동급이라는게 눈에 보여요. 군자는 순수하게 사람을 혐오할줄 알아야 하고 순수하게 사랑할줄 알아야 합니다. 조건이 있어서 일본을 싫어한다(역사, 위안부, 독도)는 소리는 전부 가짜들입니다. 사람들은 일본 그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어요. 자꾸 역사를 끌고오죠.
몽키헌터 14-01-29 14:26
   
다 좋은데..
일뽕이니 국뽕이니 하는 단어는 좀 삼가하시는게...
우리말이 자꾸 천박해지고 저급해지는 것 같아서..
jirall 14-01-29 14:36
   
다만 이런 것은 지적해야죠. 과거의 한국이 일본에 대한 분노와 따라잡기가 일본선도론으로 발전했다면 이제는 그러한 사고방식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