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신공항이란 캐치프레이즈 자체가 별로 맘에 안들지만.
이것저것 안 따지고, 순수하게 공항기능상의 문제로만 따지면 밀양은 건설되면 안되는 공항입니다.
산 몇개만 까면 된다느니 간단하느니 하는 한심한 소리가 나오는데...
밀양은 기획된대로 건설되어도 한국에서 제일 착륙이 어렵고 위험한 공항이 됩니다.
항공기가 안전하고 쉽게 이착륙이 가능해야하는 공항 본연의 기능적지위는 영 빵점이란 말입니다. 밀양보다 최저강하고도가 훨씬 낮은 김해조차도 착륙하기 '조가튼' 공항이란 평가를 듣고 있고, 실제로도 중국국제항공 129편 사건도 최저강하고도가 높은 김해공항 특유의 어려운 환경 때문에 터졌습니다.
김해공항은 지금도 회항률이 높은 공항으로 악명이 높은데, 난기류와 안개등으로 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건 이렇게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기상악화는 차라리 귀여운데, 조종사가 사전 인지 할 수 없는 돌발위험변수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김해는 이착륙시 난기류 발생이 자주나는 공항인데, 그 주된 원인은 산 혹은 높은 건물로 인해 발생하는 청천난류(Clear Air Turbulence)입니다. 최근 세계 여러 공항들이 해상공항등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소음문제만이 아니라, 주변에 바다만 있는 지역은 이러한 청천난류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종사가 사전인지할 수 없는 이런 돌발적인 난류로 인해 사고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해상공항이 추세가 된 겁니다.
실제로 난기류로 인한 사고는 고공영역에선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무너진 비행자세나 비행속도등을 회복할 여유고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착륙 발생시입니다. 이땐 비행속도도 확보할 수 없고, 여유고도도 없기 때문에 거의 사고로 직결됩니다. 실제로 난기류로 인한 사건 사고는 대개 전부 다 공항 부근에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좋은 공항이란 이런 돌발적인 난기류가 잘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사건 발생시 비행자세를 수복하기 위한 공역이 존재해야 합니다. 간단히 말해 비행기 나는게 걸리적 거리는 구조물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빌딩이나 산이나 동상등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죠. 여기서 이미 밀양은 김해보다도 더 문제가 많습니다.
김해는 그나마 이런 청천난류 발생시점과 방향이이 어느정도 패턴을 이루며 나타납니다. 지형상 트여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패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밀양은 맨 위쪽 짤방 보시듯 산을 얼마를 절개하든 동서남북이 죄다 산입니다. 그것도 산이 겹겹이 쌓여 있어서 이러한 청천난류는 매우 돌발적이고 방향도 돌발적이됩니다. 일종의 패턴에 익숙해지면 조종사의 실력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김해공항과는 난이도 자체가 틀려요.
저 겹겹 둘러싼 산으로 인해 발생할 난기류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운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기다 공항을 짓겠다는건지...
김해공항을 대하는 외국인 파일럿들의 평가가 대개 이렇습니다.
그냥 평가가 생명수당 더 붙여주는 위험한 공항이랍니다. 최저강하고도 370미터짜리 공항이 이런 평가인데, 최소 450미터짜리 공항은 어떨까요? 산이 많아 김해보다도 청천난류가 훨씬 잘 발생하고, 그 패턴 역시 종잡을 수 없을 공항이 안전할까요?
이런 마당에 안전한 공항이라며 밀양에다 짓자는 사람들 뇌속이 궁금합니다. [나는 비행기 안 타서 상관 없어]라거나 [남이사 비행기 타다 죽던 말던 난 땅이나 수용해서 돈이나 벌어야지]라는 논리가 아니면 전혀 납득이 아니가는 상황이죠.
그 김해보다 더 주옥같은 밀양에 공항을 만들자고요? 정신이 나간거 아닐까요?
무엇보다 공항근처에 있는것만으로도 소음피해가 심한데, 이착륙 비행기가 어프로치한다고 고도를 내려 김해 시가지를 관통한다는 건 현재의 김해공항 발생소음을 넘어선다는 결론이 나오죠. 이거 피해보상 어쩔겁니까?
특히 나날이 추력이 강화되는 대형 민항기들이 발생시키는 소음은 장난이 아닙니다. 아무리 고바이패스비 터보팬 엔진이 대세라하여도 추력증가 = 소음증가입니다. 거기에 고도를 서서히 낮추며 어프로치중인 민항기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대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아울러 문제가 생길시 김해 시가지에 비행기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거 어떻게 할 겁니까? 해상부지 매립해서 공항만들거나 해안가에 공항 만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소음보상 안 해줘도 되고, 사고가 발생해도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고, 해수면 불시착이 지면 불시착보다 생존확률이 훨씬 높은데다, 난기류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이착륙 사고 발생확률이 떨어지고, 공항확장시엔 그냥 해수면 매립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내륙공항은 요즘 트렌드에선 꼭 필요하지 않으면 안 짓습니다.
이런 마당에 저따위 첩첩산중에 공항을 짓겠다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아니, 이해하는게 이상한 일이죠.
거기에 더해 밀양안을 밀어붙이는 경남도가 저 신공항 주변에 공항신도시를 추진하고 있다는 걸 보면. 비행기나 공항에 대해 개털도 모르는 토건족들이 중앙정부 호구잡아 남이사 죽든 말든 내 배떼기만 불리겠다는 더러운 의도로밖에 해석이 안되는데....
어찌들 생각하시는지?
이래도 밀양에 공항 지어야 됩니까?
위험한 건 둘째치고, 공항신도시 지어서 개발이익까지 취하겠다는 수작질보면 저기 주변 땅값은 보나마나 시네마천국이고, 나중에 확장은 저기 주변 지주토호들 배떼기 쳐불려주는 일일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