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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09 14:01
이번 사건으로 문득 떠오른 이문열의 소설 '익명의 섬'
 글쓴이 : Arseanal
조회 : 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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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래전에 읽은 거라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만은 몇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합니다. 워낙 충격적인 내용이었으므로. 며칠간은 그 소설 생각이 머리에서 쉬이 떠나지 않았더랬죠.


국문학을 전공한 누님 덕분에 집에는 그나마 책들이 풍족했고 입대전 뒹굴다 지쳐 정 할 게 없으면 소설 위주로 읽던 저. 이십대 초반 한참 말초신경의 자극에 몸 달아하던 제게, 읽을 땐 묘한 쾌감을 읽은 후엔 충격과 의문을 동시에 안겨다 준 소설 '익명의 섬'(단편소설집에 수록된 여러 편 중 한편. 책 제목도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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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에 발령 받은 20대 여교사. 정혼자가 있는 그녀에겐 여러모로 곤란하지만 어차피 한번은 지나야 할 통과의례. 배를 타고 내려 다시 버스를 타고 마을에 도착하자 마자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기분 나쁜 시선의 한 남자. 알 수 없는 위압감에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애써 무시하는데.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는, 아무 하는 일 없이 종일 앉아있거나 그저 이곳저곳 방황하며 돌아다니는 그에게 마을 아낙네들이 누구 하나 별다른 군말 없이 저녁밥을 지어준다는 것. 비루한 행색에 지능마저 심히 떨어져 보이는 그에게 말이다. 대체 왜일까?

그렇다고 당번(순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깨철(갑자기 이름이 기억나버렸음! 소름;;)이 본인이 가고싶은 집에 가면 그날은 그 집에서 무조건 저녁밥을 내주는 것. 누구나 "깨철아! 깨철아~" 하며 어렵지 않게 그를 하대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막 대하진 못했다. 심지어 남자들(남편들) 마저도.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우연히 모든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되고, 그로 부터 그리 오래지 않아 그녀 역시 결론적으로 보자면 마을 아낙, 아니 마을 전체와 묵시적 공범이 되고 만다.(해당 부분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합니다. 최근 일련의 몇몇 사건들과 유사-상반-배치되며 논란의 소지가 많아요. 직접 읽어보시길;;)

어느덧 시간이 흘러 도서지역 근무를 마치고 드디어 육지학교 발령을 받아 섬마을을 떠나는 날. 그녀가 이 섬에 도착하던 때와 마찬가지로 마을입구 구멍가게 앞(버스정류장) 평상에 퍼질러 앉아 더럽고 끈적한 눈빛을 보내고 있는 깨철.

그러나 이번엔 그 대상이 그녀가 아니다. 그녀의 후임으로 이곳에 보내진 또 한명의 20대 여교사. 예전의 자신처럼 다소 과장스럽게 경계하는 몸짓에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지만 후임 역시 아무런 항의의 말을 하진 못한다.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알려줘야 하나? 이 마을의 룰과 질서, 그리고 깨철이의 존재의미에 대해서?' 하지만 이내 이런저런 걱정을 털어내고 묵묵히 어구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그녀(후임)에게도 어쩜 '익명의 섬'이 필요해지는 날이 올 수도 있으니까' 라고 애써 스스로를 변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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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다시 곱씹어 보니 상당 부분 비슷하며 또 완전히 다르기도 합니다. 결정적으로 사건(?)에 처해지는 입장은 무서울 정도로 흡사하지만 현상을 받아들이는 주체의 태도와 사후처리가 크게 상반된다고 할까? 이 부분이 혹자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물타기로 비춰질까 저어하여 해당 부분을 생략할 수 밖에 없네요.


제목 '익명의 섬'이란 사실 이번 사건의 본질과는 완전히 상이합니다. 말그대로 '섬'이 주는 고립성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로움'으로 은유적 보장을 해주는데다, 한술 더 떠 '이름조차 없다(익명)'는 형용으로 개인/국가의 기록에서 조차 안전하리라는 이중의 상징적 보증을 해주는 셈.


단지 제가 이 소설을 떠올리게 된 건 다름 아니라 '취재'로 정의할 수 있는 부분 때문. 소설/드라마/영화 등 작가들은 장르를 막론하고 마치 기자처럼 취재활동을 통해서 작품의 아이디어/소재/전문지식 등을 얻죠. 이 소설이라고 예외겠습니까?


검색하면 바로 나오겠지만 이 소설이 아마 80년대 근처의 작품일 거라 기억되는데... 이미 그 시절에도 그런 일은 은밀히 자행되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확신같은 가정이랄까? 이렇게 '섬'처럼 고립된 안전(?치안 부재 혹은 공동체의 침묵)이 공개적으로(?) 대놓고 보장되는 곳에서는 말이죠.


그게 이 글을 굳이 쓰도록 만들었네요.


#. 혹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는다면 미리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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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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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생칸 16-06-09 14:10
   
저도 이 단편소설이 생각났었는데
이문열 작품이였군요...
     
Arseanal 16-06-09 14:15
   
네, 이상한 게 완전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좀전에 관련기사 읽다가 갑자기 떠올라 저도 당황했다는;;
AngusWann.. 16-06-09 15:44
   
이번 사건을 접하며 떠오른 소설... 익명의 섬.
저 뿐이 아니었군요?
     
Arseanal 16-06-09 16:05
   
네, 이걸 반갑다고 해야할지 참... 시절이 그러네요;;
네발가락 16-06-09 15:50
   
얼...미투...군대에서 읽엇엇는데...사람의 아들하고 몇번이나 읽엇던 기억이...
     
Arseanal 16-06-09 16:07
   
그 시절엔 뭐랄까 거의 어떤 필수 옵션같은 거였죠 아마;;
이문열과 그의 저서들.
사람의 아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레테의 연가 등등ㅎ
버터링쿠키 16-06-09 16:08
   
물은 적당히 타세요. 발효와 부패가 같은 메카니즘을 가지지만 그 주체인 균이 달라서 하나는 썩고 하나는 발효되는겁니다.  익숙해지는것과 왜곡되어지는것은 구별좀 하시죠. 그리고 소설은 소설일 뿐입니다.
     
Arseanal 16-06-09 16:11
   
이번 사건과 상반된다 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왜 이러시는지?;;
단지 취재해서 글을 썼다고 봤을때 섬이라는 곳의 폐쇄성이 이미 존재해 왔다 그러므로 이런 사건이 더 있었을 것이다 라는 부분에 관점을 맞춘 글인데.
제대로 읽고 댓글 써주시길.
          
버터링쿠키 16-06-09 16:14
   
님글이 너무 구질구질한건 못느끼시나보네요.  하긴 그러니 이런글을 주저리 주저리 적었겠지만 말입니다.
               
Arseanal 16-06-09 16:22
   
아마 본문을 제대로 안읽고 제목으로 지레짐작하여 성급하게 공격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다시 보니 아차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만한 그릇의 인격도 못되어 그저 배타적 관성에 의해 비난을 이어나가는 미련한 자기함정의 무간지옥에 빠지셨군요;;

님 보다 한참 못한 전 이만 이 무지몽매한 구덩이에서 탈출하렵니다.
님 수준이 너무 고매하시어 저같은 것과는 대화가 안되실듯.

이후로는 응답하지 않겠사옵나이다.
무례를 용서하시길~
                    
버터링쿠키 16-06-09 16:28
   
수준 참 저열하다 못해 비열하군요.  여교사 윤간 사건에서 익명의 섬이 생각난다는거 자체가 자기가 얼마나 이 사건에 대해 논리적이지 않고 한쪽에 치우쳐 있는지 보여주는겁니다. 강.간 사건을 접하고 집성촌에서의 에로에 관한 소설이 생각나다니... 도대체 머하는 인성인지.. 그리고 지적해주면 감사할줄알아야지  자기방어기제나 작동시키는 주제 무슨 대화를 바라는지 ㅋ
                         
Arseanal 16-06-09 16:32
   
도저히 왜곡에는 참을 수 없어 한마디만 더 합니다.
익명의 섬이 집성촌에서의 에로소설이라구요?????

왜 님이 흥분했는지는 이제 알겠네요. 아이고ㅋ
어떤 소설과 혼동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얼토당토 없는 소리를 그렇게 자신있게 하시면 안되죠.

한번 익명의 섬이 어떤 내용인지 검색이나 해보시고 댓글을 다셨어야죠.
그런 언급은 작가에게 소송당할 수준이예요.
이문열씨가... 에로소설이요?

* 게다가 불과 수십 페이지(익명의 섬은 단편소설임)에 불과한데, 에로소설이라구요?
왜, 차라리 야설이라 하시죠~

내용도 제대로 모르시면서 무조건 비난만 일삼으시는 분과는 더이상 토론하지 않겠습니다.
                         
버터링쿠키 16-06-09 18:36
   
풉 ㅋㅋ 왜 응답을 안하겠다는지 알겠네.  자기가 읽은 소설 주제도 모르나보네 ㅋㅋㅋㅋ 집성촌에서의 익명에 기댄 에로티시즘을 도대체 머로 해석한건지 ㅋㅋㅋ에로랑 포/르노랑 헷갈리는갑네.. 응답하지마세요 난독증 들어나니까. 약속도 못지킬거면서 무슨 무례를 용서하라는둥 ㄷㄷ 망상이 좀 심하시네요.
                         
샤랄라야 16-06-09 18:36
   
고향이 어디세요?
                         
아라알 16-06-09 20:06
   
주민들 사과가 진정한 사과가 아니었나봅니다.
이런 분들이 아직 있다니...
                         
Arseanal 16-06-12 06:26
   
ㅎㅎㅎ
참 바보라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이문열씨 소설이 에로소설이라 주장하는 무지는 대체 얼마나 무식이 극에 달해야 해야 나올 수 있는 자신감일까?^^

고립된 섬에서 지속적인 부조리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공동체원들을 우리나라 정치/사회상에 빗대서 문제적 시대와의 단절에 대한 고민을 제시/촉구하는 작품인데... ;;

성적인 묘사도 전혀 디테일하지 않고 단편적인 이 소설이 에로소설이라니ㅋㅋㅋ
에라이 수준 떨어지는 양반아 지나가는 개가 웃겠어;;

김동인의 감자, 광염소나타에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도 에로소설이라 우길 양반일세.

작가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해야지, 그저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나 단편적인 배경/상황에만 집착해서 본인 평소 취향대로 변태적인 해석을 해대면 되겠냐구 이 일차원적인 양반아ㅉㅉㅉ

* 가장 어이 없는 부분
- 에로랑 포.르노랑 헷갈려한다?
하하하~~~~
이게 스스로 얼마나 바보라 주장하는 건지 진정 모르나?
애초에 우리나라 작가 그것도 등단한 저명한 작가 중에 포.르노 소설(야설?)을 쓰거나 발표하는 작가가 대체 어딨나요???

따라서 애초에 포.르노냐 에로냐를 언급하는 것은 아무런 설득력도 없거니와 스스로를 무식하다 자인하는 꼴일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