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분개하거나 낙담하지 마십시요. 역사는 그렇게 전진했다 후퇴했다 하면서...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2002년의 노무현은 사실 한국의 당시 수준으로(노인들이 쫌만 더 열심히 투표장에 나갔으면 이회창됐습니다.) 본다면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그러니 노인들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맨붕왔다고 해댔던거구요. (그들입장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경천동지 수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항상 수준낮게 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의 근대사를 잘 보시면 상당히 놀라운 사람들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의 기준으로 봐도 역시 그래요. 우리가 비교하는 선진국들이 지금의 안정적 민주주의 수준에 도달한것도 사실 100년의 세월이 필요했거든요. 그들의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아주 한심스러운 것들 천지에요. 별에별 삽질들을 하고 또하고 해댔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대체로 어려운 과정들을 순조롭게 넘어온 샘입니다. 물론... 그러니 이쯤이면 됐다는 것은 아니고요.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후발국으로서 경제개발과 정치적 민주주의를 한국만큼 순탄하게 또한 일정한 수준으로 달성한 나라는 없다시피합니다. 거의 유일무이한 나라라는 겁니다.
우리... 잘 해왔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잘 할수 있습니다. 해온 족보가 있는 나라니까.
항상 보면 나는 잘못이 하나도 없는데, 다 윗대가리들이 잘못해서 대기업이 잘못해서 다른 누가 잘못해서. 이런식으로 얘기합니다. 참 우습죠. 저렇게 수준낮은 사람들이 정치를 할 동안 수준높은 국민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다들 잘못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다만 자기 수준에 맞는 잘못을 하면서 살아가는거고 그게 모여서 나라가 되는거죠. 나라가 발전하는게 대통령 한사람이나 국회의원 일부 기업에 의한 것이 아니듯, 나라가 잘못되는 것도 그들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모든 국민들이 선진국 수준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 나라 꼴이 이럴까요?
공감합니다. 흔히들 정치인 욕하는데.. 사실 이 '정치'라는건 대다수 국민들 중에 난 사람들, 그러니까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게 아니라 지식이라든지, 철학이라든지, 사명감이라든지 이 모든게 남다른 사람들이 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이 국민들 수준에 못 따라간다'는 둥 '정치인들이 수준이 낮다'는 둥 하는 건 아무 의미없는 말장난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