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재기씨가 남성연대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1999년 군 가산점 폐지였다.
남성연대의 목표 중 하나가 여성부 폐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성운동을 이끄는 리더가 군 가산점을 폐지하고 여성부를 신설한
진보정권을 지지하기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남성운동을 이끄는 시민단체 장으로서의 성재기 뿐 아니라
개인의 성향도 우파에 가까웠다.
그는 '조국'이라든지 '애국심'이란 말을 즐겨 썼고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를 높이 평가하는 멘션을 남기기도 한다.
이런 배경을 바탕이 되었는지
남성연대와 성재기씨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공개성명을 낸다.
역시 여성부 폐지, 군가산점제 부활등을 요구하면서..
아마도 성재기가 보기에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그 자신이 여성인 박근혜라면
여성부 폐지, 군 가산점 부활이라는
부담스러운 결정을
내려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51.6 : 48
스코어가 보여주듯
2012년 대선은 매우 치열했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공방전은 전쟁을 방불케 했는데
당연히 보수측 후보를 공개지지한 남성연대와 성재기를 향한 넷상의 비난도 대거 쏟아졌다.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성재기는 몇 가지 실언을 한다.
좌파 남자까지 보호할 의무가 없다든지
일베를 최고의 커뮤니티라 추켜세운 것이 그것이다.
뭐 성재기의 멘션은 기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공론장에서 만큼은 모두가 평등할진데
정치성향에 따라 보호할 의무가 없다니
이게 말인가 된장인가?
근데...
솔직히
우리 사회, 특히 인터넷 공간에
이 당연한 기본이 안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게 현실 아닌가?
우리사회는 좌,우 이념대립
아니 까놓고 말해 이념같지도 않은 패거리 담론에 휘말려서
니편, 내편 구분하는데 과하게 몰입해 별 같지도 않은 잣대로
공론장에 떠도는 아무개의 주장을 재단하고 결론을 내버리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성재기의 기본이 안된 멘션이 나온 것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성재기의 트위터 멘션들과
현재 메갈사태, 정의당 사태와 관련해서 네티즌들이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를 읽다보면
우리가 좌우 정치담론을 기준으로
너무 많은걸 퉁치고 별 숙고 없이 방치해 온게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성재기 대표가 일베에서 활동하는 등 보수우익에 치우쳐 사상적으로 균형을 잃었다는 비판이 있다.
"남성연대는 좌도 우도 아닌 조국의 균형을 생각하는 시민단체다. 제가 만나는 사람도 우익보다는 이념적으로 좌쪽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일베에서 활동한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데 그 부분은 오해다."
-2013.7.26
(투신 3시간 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내가 알기론
성재기가 실제로 정치성향에 따라
남성연대 캠페인의 대상에서 특정 남성을 제외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같은 모순이라도
여성에게 왕자님이 필요없다, 남녀평등을 추구한다는 메갈4의 그럴듯한 워딩과 무관하게
남자를 동반했다는 이유로 시위장에서 쫓아내는 그들의 기형적인 행태가 대척점을 찍는 것과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단순무식하게 내뱉은 워딩과 달리
실제로는 그 어떠한 정치성향에 따른 차별행위를 하지 않은 성재기의 남성운동이 같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