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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22 05:29
아래 98년 외환위기 관련해서 드는 생각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1,051  

제가 IMF를 겪을 당시는 막 대학 진학하던 시절이였습니다.

지금은 20년이 지난 이야기네요. 아마 지금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의견을 교환하는 젊은 친구들은

막상 그 시대를 정확히 기억하기는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30대 중반 이상은 되야 조금 통찰력이 생기죠.

우리나라의 경우 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주도의 계획 경제 + 민간 자유경제를 혼합해서 사용해

왔습니다. 경제개발분야던지 교육 사회 분야던지. 정부 주도의 경제 발전은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

동시에 많은 부작용이 있기도 했습니다. 가령 투자자들은 회의적이던 포항제철의 창립이라던지 하는것이

긍정적인 부분이였다면 구매력 제한 투자과잉 같은것이 부작용이기도 했죠. 근데 이 후자의 부작용에

대해선 지금도 학계든지 경제계 인사라던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구매력 제한은 대충 말하자면 이런겁니다.

중동에 근로자를 파견해서 월급을 받으면 그중 일부만 근로자가 현지에서 달러로 받고 나머지는 의무적으로

본국에 돌려보내는 거죠. 그 달러를 모아 국가의 기획과 통제를 받는 은행에서는 신규산업 투자 분야에 우선

투자를 합니다. 그 투자를 통해 본국의 산업분야가 새롭게 키워지고 고용이 늘면 임금이 인상되고 이런 과정

을 거치면서 국내 경제 규모가 확대되죠.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서방세계가 200-300년 동

안의 기술축적을 통해 현대화된 자본주의적 분업 경제를 이식했기 때문에 신규 산업분야를 계속해서 

만들어 낼수 있던 과거의 시대에는 이런 정부 주도의 투자 (흔히 관치 금융이라는 용어로 알고 있을텐데

투자처를 정부와 은행의 합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방식) 가 매우 큰 효과를 볼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IMF이전까지 이런 관행은 일상적으로 있어왔죠.(중국도 비슷한 방식으로 79년 이후 성공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부작용으로 알고 있는 투자방식이 사실은 우리 나라의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오던 금융 특성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사실상 선진국 경제나 나름없는 21세기의 한국에 

이런 방식은 더이상 어울리지 않습니다. IMF의 경험은 일종의 과잉투자가 고용시장의 초과수요를 만들엇고

이것이 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수준을 유도했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로 나타나게 됬다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계의 통론이기 때문입니다. 저또한 그런 지적에 대해서 상당부분 동의하고요.

아래에 특정 정부의 정치가 잘못되서 IMF 사태가 벌어졋다고 하는것은 좀 성급하고 감정적인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식으로 말하시는 분이 우파쪽 견해를 가지고 있으시다면 더욱 그렇죠. 왜냐면 이런 시스탬

은 박정희 정부에서 처음 운용되기 시작했고 전두환 정부시절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단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의 주식배당률이 형편없이 낮습니다. 당연하죠. 의도적으로 주식배당률을 낮추고

기업의 보유금을 늘려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도입했기 때문이니까요. 단지 제가 말하고 싶은것은

한시대의 장점이던 특성이 시대가 바뀌면서 단점이 될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세상을 한가지로만

해결하고 볼려고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세상은 늘 복잡하고 혼란스럽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지 못하면 정치적인 견해던지 경제적인 견해던지 한낮 교조주의죠. 그건 실용적이지

못합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어멋.. 글만 남기고 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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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랑 16-08-22 05:42
   
잘 봤어요
오대영 16-08-22 05:46
   
아아 용어가 잠시 생각이 나지 않아서 버벅거렷는데. 관치금융 창구지도를 의미합니다.

은행의 축적된 자본을 어떤 투자처에 우선 대출할것인가의 부분에서 소비부분이 아니라 정부 계획하의

투자분야에만 집중하게 하는 방식이 IMF 이전까지의 기본적인 우리나라 금융 운영 방식이었습니다.

때문에 가계에 비해 일종의 특혜를 기업에게 주는 것이 특성입니다.

일전에 보면 정규재씨 같은 보수쪽 인사들이 대기업에게 특혜주는 것이 뭐가 있느냐 뭐 그런 취지로도 좌파들

을 공격하는 동영상을 본적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입니다. 경제학 지식이 있는 분들이

그런 뻔히 보이는 프로파간다를 유트브에 올리는것 보고 참 우리나라 우파들 수준이 일본 넷우익이나 별반

차이가 없구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브리츠 16-08-22 06:21
   
우리 경제구조 문제는 동감하지만 김영삼 정권의 책임은 너무큰것 같내요
가계부채 높이는 카드사 문제는 빼버리더라도
특혜를 주는게 당시 관행이라도 그특혜를 단기외채를 받아올 권리를  은행 투금융사에게 준게 더 문제였죠
당시 이자가 싸다고 못하게 막은걸 풀어버리니 단기 외채가 확오르고
동남아 위기에 투자한것도 손해를 보고 신용등급 하락시켜버리닝 유동성 오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외환은 어설프게 다 날려 버리고
미국 의존해서 막대한 자금을 가진 중국 일본이 잇는대도 미국 방해로 빌리지도 못하고
그 당시 집권세력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수 있나요?
그 아들 내미는 한보등과 놀아나며 특혜성 대출은 무진장 해주고
누구라도 당시집권세력에 욕을 안할수 없죠
한시대의 잠점이 시간이 지나면 단점이 될수 있지만
김영삼 정부의 후기는 무능의 극치였죠
     
오대영 16-08-22 07:07
   
우리가 빌리고 싶다고 해서 항상 빌릴수 있는 것은 아님니다.

84년이 프라자 합의에서와 같이 98년의 경험도 일종의 미국의 대 아시아 견제 정책의 일환이라고

이해하면 상황이 쉽게 정리되죠. 사실 자본주의 자체를 이해하게 되면 왜 주기적으로

금융위기가 생길 수 밖에 없는지가 정리됩니다. 자본 회전률 v를 조정해야만 하는것이 금융이니

까요. 우리가 무능해서 그런 일이 생긴것도 사실이지만 어느정도 의도적으로 발생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러기를 원한 사람들이 있었으니까요.
오대영 16-08-22 06:57
   
저는 개인적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은 3당통합을 통한 평화적인 문민정부로의 이양 자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적을 안심시키기위한 기만이였다고나 할까. 노무현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기회주의자' 라고 비난했지만 제 생각은 다름니다. 86년에도 광주사태같은 일은 얼마든지 일어

날수 있었지만 올림픽등의 조건도 있고 해서 군부는 평화적인 방법을 택합니다. 그러나 권력욕이 없던건

아니였죠, 김영삼 대통령은 일딴 그들을 안심시킨뒤 실권을 쥔 다음에는 일종의 배신을 택함으로서  문민정부의

기초를 다짐니다. 저는 김영삼씨가 매우 정치적으로 뛰어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93년에 최초로 북한의 핵위기가 일어났을때 군사적인 해결책을 택할수 있었지만 (미국쪽의 의견) 우리쪽에서

반대해서 경수로 등등해서 이후 대북 햇볕정책이 시작 되죠. 결과적으로 실패한 부분이구요.

IMF에 대해서는 정말 여러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 정치 국제 금융 경제의 소유권 문제 그리고 궁극

적으로는 미국달러화의 위상과 미국 금융계의 관점을 이해하지 않고는 98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이해하기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98년이 굳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한번정도 한국은 그런 형태로

미국이 한국 경제계를 길들이는 수순을 겪게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자유 시장경제를 통해

모든이가 고용되고 잘살게 될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르니까요. 물론 우리쪽이 삽질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쪽 이외의 요인들도 크게 작용한 것이 98년의 경험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을 비난하거나 무슨 음모론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님니다. 단지 일반적인 상식과

실제는 심각한 지적 괴리가 있는것이 경제와 국제 정치라는 점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업적에 비해 IMF 사태로 모든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 점은 저로서는 조금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제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세상의 모든것을 예측하고 준비할수는 없으니까요
네발가락 16-08-22 09:53
   
글쓰시느라 수고요 잘봣음요 ㅋ
가상드리 16-08-22 10:46
   
구조적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재계관리할 능력도 안되는 김영삼이 정확히 아시아 외환위기 시점, 국내 대기업 부도나는 시점에 oecd가입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업적에 눈이 멀어 금융개방을 했고 무분별한 외채도입으로 국제투기꾼들의 밥이 된 거죠. 게다가 미국은 오히려, 한국을 지원해주기는 커녕 imf를 유도하여 한국을 개방시키고 빨대를 꽂은 사건이죠.
zzag 16-08-22 12:42
   
경제저격수의 고백 이라는 책 추천합니다.
그때 우리나라의 과실이라면 정치논리에 경제실무자들의 입지가 서질않은데다 보유달러화가 부족해 눈 뜨고 코 베인격이었습니다.
그 당시 대기업 대리로 그누했던터라 당시의 혼란과 분통이 어직도 생생하네요.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불의의 여지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거라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그 이후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