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은 상무위원회에 의한 여성주의 후퇴를 규탄한다.
정의당 여성주의자 당원모임은 지난 26일 상무위원회가 발표한 입장에 크나큰 유감을 표한다.
정의당 상무위원회는 26일 입장 발표를 통해 메갈리아의 미러링을 “극단적”, “무분별” 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미러링은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극단적인 반여성주의적 언어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정당방위에 불과하다. 미러링이 극단적이면 극단적일수록 그 “원본”인 반여성주의적 폭력의 극단성이 증명될 뿐이다.
상무위원회는 이러한 정당방위를 “극단적”, “무분별” 이라고 낙인찍어 여성들이 반여성주의적 폭력에 저항하는 것마저 가로막았다. 또한, 미러링이 이루어진 사례에 대해 전후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싸잡아 비난하고, 여성혐오와 차별에 눈감으려 하는 흐름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로써 당 내로는 여성주의자 당원들의 기대를, 당 외로는 정의당을 지지하는 여성주의자들, 특히 여성 지지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또한 이번 상무위원회의 입장 발표는 스스로 만든 젠더TF의 존재와 의의를 무시한 것이다. 젠더 TF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입장 발표는 TF 자체를 무력화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 당의 공식 기구로서 젠더 TF는 더 이상의 의미가 없어졌다. 무력화된 젠더 TF 구성원들의 사퇴 역시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할 것 이다.
이런 과정에서 정의당 여성위원회의 역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여성위원회는 이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조롱과 비난 속에서 정의당의 여성 지지자들을 보호하지 않았다. 당내의 여성주의자와 여성당원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 여성들의 고통과 공포가 사회에 만연했다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지 않았다. 이는 공당의 부문위원회로서 여성위원회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지금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사회의 시민 모두가 연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상무위원회와 여성위원회는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 이는 “대중적” 이지도 않고, “진보적” 이지도 않으며, “대중적 진보정당” 의 책임 있는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 정의당 여성주의자 당원 모임은 이러한 당 지도부의 대대적인 시정을 요구한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속출하고 있는 여성혐오와 관련한 현상과 사건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만큼 여성주의에 대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그때마다 정의당의 입장과 대책이 무엇인지 요구받게 될 것이다. 단순한 선언과 임기응변으로는 이러한 여성주의적 시대 상황을 해석할 수도 대처할 수도 없다. 전당적으로 여성주의 정치에 대한 실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이에, 정의당 여성주의자 당원모임은 당 지도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상임위원회는 이번의 무책임한 입장 발표를 철회하고 이번과 같이 무책임하며 반여성적인 입장을 다시는 내보내지 않을 것을 결의하라.
둘째, 여성위원회는 그 본연의 목적대로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그 고통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라.
셋째, 당 지도부는 이미 식물화된 젠더 TF를 넘어 더더욱 적극적인 여성주의적 공식 기구를 구성하여, 사회적 약자로 고통 받는 여성들의 동지가 될 의사를 밝혀라.
http://www.justice21.org/newhome/board/board_view.html?num=75018&page=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