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이슈 게시판
 
작성일 : 16-09-15 16:55
79년생 이대 페미 아줌마가 메갈웜에게
 글쓴이 : yoee
조회 : 7,923  

모두들 즐거운 추석 되셨으면 합니다. 한번씩 가는 사이트에서 생각할만한 글이 올라왔기에 퍼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여성중에도 메갈 웜을 반대하고 싫어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예를들어 메갈 워마드의 악행을 샅샅이 퍼와 사회로 퍼뜨리는 메갈들의 가장 천적이 바로 같은 여성들입니다.


이른바 "종군이" 로 불리는 그녀들 부터가 가장 격렬하게 메갈을 반대하고 혐오하며 나름 이들을 몰아내겠다며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이들입니다. 메갈 워마드의 악행들을 모두가 알수있었던건, 그녀들이 거의 24시간 날카롭게 감시해

바로바로 퍼와 퍼트리는 그 자료들 덕분입니다. 또 군필자 지원단체 법인 만들겠다며 책 수익금과 자기가 모은 재산 일억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사야카씨 역시 여성입니다. 메갈리아 보고 미친련들이라고 저런 쓰레기들 쳐다 보지도 말라며

어디 감히 자기 아버지를 비하하고 군인들을 멸시하냐며 화내는 여성은 바로 제 옆의 와이프입니다. 가깝고도 멀리 많습니다.  


문득 우리가 반대하고 분노해야 되는 대상은 메갈 워마드와 진보 페미단체지 우리주변의 개념차고 열심히 세상살아가는

평범한 여성들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글 퍼와 올립니다. 즐거운 추석 한가위 되시길. 이만 꾸벅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muhan&no=2546253&page=1&exception_mode=recommend



무도갤러리에 글을 쓰고 있으니,


나 역시 '뭆시 한남충의 보지 코스프레'라고 결국 몰아세우며 정신승리 할거라는거 알지만 ㅎㅎ


그래도 명절이라서 글을 하나 쓰고 싶었는데,


로그인 없이 이런 최전선에서 나의 글을 남길 수 있다니, 이렇게 최적인 곳이 없더라.



그리고 미안하지만..


코스프레라지만 너희들의 그런 비슷한 말투라도 도저히 흉내를 못내겠더라.


내 능력 부족이겠지만...




페미니스트. 그래 참 멋진 말이지.


나는 억압받아온 여성이고, 이 사회는 여성에 대한 탄압으로 가득하고...


나의 실패와 암담한 미래는 모두 그 '여성혐오' 때문으로 보일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니야.


그보단 너의 능력 부족과 노력 부족일 때문일 탓이 더 커.



나는 미국에서 학교도 다녀봤고, 중국의 모 기업에서도 1년간 일을 해봤고,


학창시절 토론토와 런던에서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해봤지만..


한국이 '여성인권 선진국'에 비해 극심히 떨어지는 성차별이 존재하느냐고 묻는다면..


아쉽게도 '그정도는 아니'었다고 말을 할 수 밖에 없더라.




나는 대학의 진학, 취업에서 여성이라서 불이익을 받는 느낌은 못받았었어.


연봉에 있어서도 그래.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적게 번다는 말은 참이야.


실제 그런 분야와, 기업이 여전히 존재하지.


하지만 아닌곳이 훨씬 더 많고,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야.



그리고 그보단,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도 단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차이로,


엄청난 임금 격차를 감내해야하는 계층간 갈등이 훨씬 더 심해.


노동강도에 대비해 임금이 정당하게 책정되지 않은 경우는 훨씬 많고.



너희는 여성혐오를 방관해왔다는 남성들도 같이 욕하지만..


너희는 이런 사회문제 모두에 언제나 방관자가 아닌 함께하는자로 싸워왔는지 의문이 든다.


너희는 그렇게 욕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인가?




난 비록 페미니스트 저항운동가의 삶을 살진 않았지만,


소위 '이대 꼴페미들'이란 소릴 들으며 학교를 다녀야했던



'이대 나온 여자'였어.



부산대 월장 사태, 군가산점 폐지.. 여성부..


세상이 "꼴페미 = 이화"라고 단정하고 온갖 입에 담지도 못한 욕을 퍼붓던 그 시절에...


나는 그 학교를 다녔고, 숱하게 싸워왔어.


나 역시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고 있지.



하지만 '보지의 우월성'과 '보지의 연대' '보지옹호'가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진 않아.


얼마전 '신사임당'이라는 친구가 페이스북에 쓴 글을 봤어.


일부분 공감이 되더라.



고등학교 동창 중에 지금은 절교를 한 친구가 있는데,


내가 이대에 입학한것도 못마땅해 했고,


내가 지금의 남편과 연애를 하는 것도 못마땅해했고,


지금의 직장에 취업하게 된 것도 못마땅해했던 친구가 있었지.



그 친구는 어느날 술에 취해,


내가 누리지 말았어야하고, 자격이 없는 이 모든 것들을,


어울리지 않는 내가 누리고 있어서 짜증난다고 말했어.


취중진담이었지.



자기가 더 예쁘고, 더 열심히 살았고, 더 열심히 공부한 것 같았겠지.


내가 그 친구와 절교를 선언하면서 말했었어.



그래 네가 더 예뻐. 하지만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공부했고,


훨씬 더 피나는 노력을 해왔고, 기회를 잡기위해 분투해왔다고.




비뚤어진 시선, 불만들까지 함께 옹호해주는 것이 페미니즘일까?


난 아니라고 봐.




마지막으로...



나는 8년전에 결혼했고, 아이를 둘을 낳았어.


정말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지지고 볶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우린 그럭저럭 안녕하게 잘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 있어 우리 아이들은 큰 축복이자,


더할나위 없는 보물이야.




가끔 너희들이 써 올렸다는 바보같은 글들을 눈팅하다보면 자주 만난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에 대한 비하.


결혼에 대한 비하.


탈혼(이혼)에 대한 종용..




글쎄, 너희들은 어떻게 아직 가보지도 않은 길을 그렇게 잘안다고 단언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고,


큰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은 맞지만..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남편을 위한것이라는, 남편을 위해 낳아주는 것이란 생각은 대체 왜하는건지 모르겠어.



우리 엄마가 아이를 빨리 낳지 않겠다고, 혹은 낳지 않아도 좋다고 선언하던 나를 보며 혀를 끌끌차면서,


전쟁통에도, 피란중에도 아기는 낳아 길렀다고 말할때마다,


세상물정 모르고 현실도 모르면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엄청 쏘아붙였더랬어.



나도 내 노력으로 쟁취한 내 인생, 내 커리어.. 좀 더 누리고 싶었고,


아이에게 내 삶을 '빼앗기기' 싫었었거든.




하지만 아이를 낳아보니까 알겠더라.


아이를 낳는다는건 희생도 아니고, 내가 빼앗기는 것도 없어.


아이가 주는 것들이 훨씬 더 많아서.


되려 내가 미안해질 정도다.




인생은 아이로 인해 후반전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면서 혼탁해지고 잃게된 내 자신을,


자식이라는 거울을 통해 서서히 정화해가면서,


다시 한번 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면서 살아갈 힘을 얻게된다고 할까.




나는 아이가 앞으로 가지지 못하게될 것, 소유하지 못하게 될 것,


누리지 못하게 될 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내고 있었던 거였어.


아이가 아니라 나만의 독단적인 생각으로 말이야.


내 시야에만 갖혀서.




큰 아이를 낳았을때 일인데,


일이 너무 바빠서 아이에게 신발 한켤레 사주지 못하고 아이가 두돌이 되었더랬어.


아이는 친정엄마가 어디서 얻어온 낡고 꼬질꼬질한 빨간 크록스 신발 한켤레만 겨우 신고다녔지.


그런데 이젠 발이 너무 커져서, 신발이 꽉 끼게 되었어.



어느날 조금 짬이 나서..


제일 먼저 아이의 신발을 사주고싶어서 고급 아기용품 편집숍에 가서 신발을 사줬어.


새신을 신기고보니 너무 예쁘고 뿌듯한거야.


그간 신발을 사주지 못했던 죄책감도 씻겨내려가는 것 같았지.



'아이 예뻐라~' 하면서 옛 신발은 버리자 했더니,



그 말도 못하는 귀여운 아기가,


그 신발들을 두손에 들고 가슴에 꼭 품으면서 못버리게 하는거야.


그러면서 오히려 새신을 벗어서 던지며 짜증내고 울고..


굳이 그 헌신을 신겠다고 그러더라구.



나는 헌신이 짜증나서 백화점에 가 새신을 사신고,


헌신을 그 자리에서 버리고 나온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에이 지지. 이제 버리는거야. 새신 사줬잖아~' 하면서 달래려고 했지.



하지만 우리 아이에겐,


그 꼬질한 빨간 신이 물려얻은 헌신이든, 새신이든 상관이 없었던거야.


지가 신고 꺄르륵대며 뛰어다닐때 신었던 그 신발을 이미 사랑하고 있었던거거든.



강아지 키워본 사람들은 알거야.


무조건적으로 날 따르고 사랑해주는 강아지들이 얼마나 천사같은지...



아이도 마찬가지야.


내가 물욕에 대한 정의를 지나치게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는 이상..


아이들은 천사야.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어미라도, 날 너무나 사랑해줘.


우리 아기에겐 내가 미스코리아같은 미녀 엄마가 아니어도 되고,


생기발랄한 20대 처럼 젊음이 낭낭한 엄마가 아니어도 돼.



이루말할 수 없이 감동적인 감정이고,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깨달음이야.



몸매가 망가지고 외모가 망가지는게 싫다고?


영원한 젊음과 미모를 유지할 수 있는 인간이 대체 어디 있을까.


결국 언젠가는 잃게 될 유한한 것인데..



임신과 출산을 제발 비하하지 말길 바래.


임산과 출산의 기능을 남자들이 부여한것이 아니라 천부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것인만큼..


임신과 출산하는 여성들의 선택과, 그 인생을 존중해주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없어.


임신과 출산하는 여성들은 코르셋도, 흉자도, 명자도 아니야.




이 얘길 가장 하고싶었는데 너무 멀리 돌아왔네.



너무 길어서 아무도 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하고싶었던 말을 글로 남긴것만으로도 마음 편할래.


다들 즐겁고 행복한 추석 보냈으면 좋겠어.



아줌마가 이제 글을 남길일은 없을거야..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Sulpen 16-09-15 17:11
   
어떻게보면 남여 불평등했었던 시기가 전환되는 과도기를 거쳐온 여성분이라서 더 설득력이 있네요. 그리고 글 내용도 감동적이네요.
내가리 16-09-15 17:45
   
워마드들도 자신들의 최대의 적은 한남충이 아니라 이런 여자들이라고 하죠.
견룡 16-09-15 18:16
   
완전 감동 글이네요 ^^
화려한외출 16-09-15 18:24
   
힘들내시고 즐거운 추석들 보내세요~~
천엽맛캔디 16-09-15 18:32
   
멋있다...진심 ㅋㅋ
기파랑 16-09-15 18:51
   
이런분도 있고..예비군훈련가는걸 회사땡땡이친다고 ㅂㄷㅂㄷ거리는 여직원도 있고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사는듯함.
     
강운 16-09-16 15:13
   
ㅋㅋ 그래요 그럼 대신 가면 되겠네 그건 싫겠죠 ㅎㅎ?
     
쾌도난마 16-09-16 18:02
   
생리휴가는 왜가 그럼 매달 가면서. 그렇다고 생리날에 쓰는것도 아냐. 왜? 여자만 소중하니까?  회사 땡땡이 자체로 논할꺼면 남자들이 할말이 더 많지 건들걸 건들어야 이해라도 하지
미스트 16-09-15 20:40
   
와.. 역시 배우고 잘 깨달은 사람은 글 하나를 써도 허투루 쓰질 않는군요.
뭔가 꽉 차 있는 상자를 연 느낌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두줄 16-09-15 21:07
   
잘 읽었습니다
유수8 16-09-15 21:41
   
감동이다... @_@)/

먼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경험속에서 우러나오는 현명한 인텔리 주부의 모습이라 너무 기쁘다...

단지 경종을 울리기 위한 글이라기 보다는 한 인간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에세이와 같아서 더욱 좋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여성들이 더 많다는걸 알게 되서 더욱 기쁘다...
가남 16-09-15 22:24
   
멋있네요 이런 글 참 좋습니다.

메마드 언냐들의 피해의식이 결국은 자기파괴라는 것을 빨리 깨닫지
못한다면 인생의 어느 한시기가 송두리째 날라가 버리고 후회만을 남기게 될겁니다.
아발란세 16-09-15 23:09
   
yoee님 수고 많으십니다.
고슴도치4 16-09-16 02:28
   
여성우월주의의 미래는 과연 뭐가 될지 궁금합니다.

언론이 가만냅두는 이유도 상상은 가지만

이걸 이용할거란건 확실하죠

한번 지켜보는거도 재밌을듯 합니다
NightEast 16-09-16 03:21
   
일베충들 한테도 많은 분들이 점잖고 차분히 좋은말로 많이 설명해주셨죠
허나 씨알도 안먹힐 종자들이었죠
씨알이 먹힐 부류면 애초에 그런 패악질을 하지 않았겠죠

지금 이 글도 좋은 글이지만 그들에게는 씨알도 안먹힐 것입니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알프레드 집사가 선악과 조커에 관해 말하면서
'순수히 그냥 세상이 부서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라고 말했죠

일베 메갈은 걍 순수히 병x들일 뿐입니다. 병x들끼리 모여서 애국보수, 페미니즘 이런 유니폼 걸치면 뭔가 있어보이고 부끄러움, 죄책감 따위는 뇌속에서 지워버리고 실컷 설칠 수 있으니까요.. 마치 신의 이름을 외치며 광란으로 빠져드는 광신도들처럼요

다 필요 없습니다. 법과 상식으로 단호히 철퇴를 내리는 것 만이 답일 뿐이죠
이 사회에는 발붙일 수 없다는걸 실전으로 뼈져리게 겪게 해주는 것 뿐만이 답입니다
     
유수8 16-09-16 05:54
   
222222222222
     
성운지암 16-09-18 11:44
   
333333333333
모나 16-09-16 14:09
   
여성(女性)보다 여성(女聖)이라는 단어가 온전히 어울리는 분입니다.
쾌도난마 16-09-16 18:07
   
갖제대한 20대 초반 전 메갈 같은 시야로 군대를 봤고 여친은 이런 나를 용납하지않아 괜한질투심에 싸우기도 했었지요 ㅋㅋ 여자들 전에 안그랬던거 같은데 참...
음정말 16-09-19 14:33
   
어쩔수 없지요 뭐 남자들에 책임인듯합니다. 남자 습성상 못생긴 여자한테 잘 대해주었을리 없고, 그러다 보니 애덜이 자라서 삐뚤어졌을것이고 결국 남이 잘되는걸 보면 자기가 모자란거 생각은 않하면서 젠 운이 좋을꺼야. 평등하지 않아라고 말을 하겠지요...여성단체니 저런짓거리 하는 애덜 보면 못생긴거 아시죠..
다 남자들 잘못입니다. 이젠 이쁜 여자애덜만 좋아하지 마시고 몬생긴애도 같이 놀아주고 끼워주세요...
아 근데 여자들 눈높은건 어케 내리나 ㅠㅜ 오크가 송준기만 좋아해..이쁜 여자가 송준기 사귀면 그것도 불평등인가..ㅠㅜ
     
구원파밥줘 16-09-20 04:17
   
근데 그 못생긴 여자애들 상당수가 자격지심이 장난 아녀요...
모든 것을 비꼬아서 생각하고, 굉장히 대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