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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13 17:43
헐... 폭력시위가 아닌 것이 불만인가요?
 글쓴이 : narayan
조회 : 672  

시사인 천광렬 기자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시위의 폭력성이 논의 될 때는 아니라고 봅니다.


<11.12 취재 작업가설 메모>

대통령은 퇴진하지 않습니다.

우리 대통령이 만약 새누리당의 미래나 보수의 부활 가능성을 고려하는 리더였다면, 사즉생의 선택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반전 카드로 대통령 퇴진만한 걸 떠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


하지만 우리 대통령은 매우 사사로운 분입니다. 성실한 사익추구형이었던 전임자와는 또 다르게, 이 분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 자체가 안 됩니다(전임자의 공사 구분 감각은 탁월했지요. 그게 있어야 공에서 사로의 자원 이동이 매끄럽습니다).


이것은 일찍이 우리가 본적 없는 사사로움입니다. 공적 영역도 전부 가족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일견 매우 공적이라는 착시를 일으키면서 실제로는 아예 퍼블릭이 증발하는 아주 독특한 사사로움입니다. 그런 분에게 공적 헌신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통령은 2선 후퇴를 하지 않습니다.


사사로운 대통령에게 현재 남은 유일한 목표는 패밀리 비즈니스입니다. 자신이 감옥에 갈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것, 핵심 인물들을 가장 가벼운 혐의로 처리할 것, 가능하다면 가산을 보존할 것. 당의 부활과 보수의 미래보다 이쪽의 우선순위가 단연 높습니다.


이 목표를 이루려면 검찰권력을 놓을 수 없습니다. 야당의 2선 후퇴 요구는 거칠게 요약해서 법무부 장관 - 검찰총장 내놓으라는 말입니다. 이 요구를 받아주면 패밀리 비즈니스도 파산합니다. 고로 우리 대통령에게 퇴진과 2선 후퇴는 사실상 같은 말입니다. 2선후퇴안이 퇴진보다 온건한 타협안처럼 보이지만, 대통령이 보기에는 그게 그겁니다.


교착됩니다.


다른 정치 리더였다면 존재하였을 정치적 타협의 공간이 사라집니다. 사사로운 리더는 공적 책임감에 구속되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이 패밀리 비즈니스 외에는 없으므로, 공격하는 쪽에서도 합의점을 잡아내기 어렵습니다. 원하는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걸 보장해줄 방법은 별로 없습니다.


우리 대통령은 공화국의 헌정적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쿠데타 수장이 아닙니다. 지지기반 회복 포기하고 통치 내팽개치고, 방문 걸어잠그고 버티기로 들어가면 그걸 끌어낼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분입니다.


다른 외부 변수가 없다면, 대통령의 사사로움은 상황을 현상태로 교착시킬 겁니다. 거리와 의회의 압박은 높게 유지되지만 대통령은 더 물러설 곳이 없고, 초헌법적 방법으로 헌정적 정통성을 강제 폐기할 상황은 분명히 아닙니다.


대통령은 변수가 아닙니다.


대통령의 사사로움으로부터 출발한 이상의 검토가 옳다면, 집회에 몇 명이 모이든 간에 그게 대통령의 비용편익 계산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집회가 압박할 수 있는 것은 리더의 공적 책임성인데 그게 원래 없습니다. 대통령의 목표인 패밀리 비즈니스는 집회로 압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집회는 우리 대통령의 판단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권력의 외부 기반들은 좀 다릅니다. 이들은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이유도 대통령의 패밀리 비즈니스를 몸 바쳐 수호할 이유도 없습니다. 현재 대통령의 손에 남아 있는 권력 기반은 수사기관과 새누리당 둘입니다. 대통령이 가고도 계속 살아가야 할 이들입니다. 이들에게는 집회의 사이즈가 압박으로 작동합니다.


수사기관 내에서 언론제보 등이 나와서 여론을 더 흔들거나, 다음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새누리당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음을 내거나 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이 경우 대통령의 비용편익 계산은 바뀝니다. 대통령보다는 이 분들이 지켜야 할 것이 많습니다. 교착 상태를 돌파할 미묘한 가능성이 있다면, 아마도 이 경로일지 모릅니다.


현상변경을 먼저 하는 쪽이 집니다.


교착이 상황의 본질입니다. 서로 최선을 다했을 때 지금 자리에서 서로 꼼짝도 못 하는 상태입니다. 이럴 때는 현상변경을 하는 쪽이 아니라 상대에게 시키는 쪽이 이깁니다. 이 판의 속성은 '상대의 본진을 침투하는 쪽이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먼저 허물어지는 쪽이 지는' 싸움이 됩니다. 버티는 싸움이므로 교착이 오래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적어도 오늘 집회 이후 곧바로 천지가 개벽할 거라는 식의 예측은 지나치게 기대가 섞여 있습니다.


정치인과 수사기관이 집회를 판단의 근거로 삼는 것은 그것이 다음 선거에서 작동할 민심을 미리 보여주는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몇 명이나 거리에 나왔는가, 조직되지 않은 일반인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이거 둘만 봅니다. 집회 대오가 어디까지 가서 구호를 외쳤는지, 청와대까지 얼마나 접근했는지를 볼 이유는 없습니다. 더 나아가 공격성이 걷잡을 수 없어진다면 집회 쪽에서 현상변경을 시도한 것이므로 오히려 반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이기만 한다고 뭐가 바뀔까?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미국에서 증오범죄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압력에 눌려 지내던 혐오의 에너지가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겁니다. 아 우리가 다수파구나.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이 나라의 절반은 나와 같구나. 다른 인종과 종교와 성 정체성을 마음껏 혐오하고픈 사람들이 이제 서로가 있다는 사실을 서로 알게 되었습니다. "니가 있다는 걸 내가 알아. 그리고 내가 널 알게 되었다는 걸 너도 알지." 이렇게 '공유지식'으로 연결된 사람들은 훨씬 더 강하고 대담해집니다.


나와 동의하는 쟤가 있다는 걸, 쟤가 꽤 많다는 걸 이제 내가 알고, 내가 그걸 알고 자신감이 생겼다는 걸 쟤가 알고, 쟤가 그걸 알고 고조되었다는 걸 또 내가 알고… 내가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사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야 공유지식이 생깁니다. 매우 어렵습니다. 백만명이 똑같은 티비를 보고 똑같은 뉴스를 본다고 공유지식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나는 봤지만, 나머지 99만9999명이 저걸 봤는지, 보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백만명짜리 집회는 그걸 가능하게 합니다. 집회는 공유지식을 생산하는 탁월한 공장입니다. 그 자리에 동시에 와 있는 순간, 참여자들은 복잡한 과정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공유지식을 단박에 생산해 냅니다. 그게 사람들이 거실의 60인치 티비를 버려두고 광장 스크린으로 축구를 보는 이유고, 이 초연결 사회에서도 온라인 집회에 만족하지 않고 굳이 같은 물리적 공간에 서 있으려 하는 이유입니다.


경찰을 향해 휘두르는 쇠파이프를 두려워하는 권력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연결되는 것이야말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풍경입니다. 현상변경의 압박을 강하게 받게 됩니다. "모인다고 뭐가 바뀌느냐"는 제 생각에 정확한 질문은 아닙니다.


이상이 오늘 현장에서 제가 취재하면서 갖고 있을 작업가설입니다. 시사IN 거리편집국은 청계광장에 있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때 있던 그 자리입니다. 그때 저는 막내기자였습니다. 제가 그때와 다른 뭔가를 볼 눈이 생겼을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제 현장으로 갑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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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16-11-13 17:52
   
폭력적인 저항은 예전처럼 모든 언론이 통제되어 국민의 의견을 표출될수 없던 시대에서나 행하던 모습이죠...
지금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상태이고 청와대와 새누리지도부만 저러고 있을뿐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어린애들까지 거리에 나와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폭력적으로 가자는 사람보면 한심하죠..
하이바 16-11-13 17:56
   
다치면 서로 손해 아니것음? 맘이 얼마나 아퍼.
솔직히 16-11-13 17:58
   
글쎄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권력자가 제일 두려워 하는 건,
법도 아니고, 연결된 민심도 아닙니다.

진시황이 뭘 두려워 했겠습니까?
어이없게도, 잃을 것 없는 자의 폭력뿐이었습니다.

지 애비처럼 죽어서 나올 생각이라면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카인 16-11-13 18:00
   
지금이랑 그때랑 같나요?..어이없네.
쌍팔년대때나 통할 말을 아직도 하는 사람이 있네요?..한심
          
솔직히 16-11-13 18:04
   
초면인거 같은 데, 말씀 막하시네요.
쓸데없는 도발따윈 하지 마세요. 토론하고 싶다면.

권력의 본질이 변한다고 보십니까?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쌍팔년대?
이 양반아, 역사를 통해 우리는 전진할 수 있는 겁니다.

정신차리세요.
     
narayan 16-11-13 19:31
   
그러니까 더 강하게, 그게 야당의 무능을 질타함과 동시에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호소라면 납득이 가겠습니다만
지금 시점에서 시위 자체의 방법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 좀 이해가 가질 않네요...
          
순대천하 16-11-13 19:36
   
더 많은 참여라니...200만이라도 모여야 하나요..
               
narayan 16-11-13 19:42
   
음.. 아뇨 단순 숫자를 말하기보다
시위해서 뭐하나 라든가 또는 아직도 현정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키텍춰 16-11-13 18:04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교착상황이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죠.
시민들은 숫자로 압박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로 압박하는 방법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시위 몇번하는것은 그렇다 쳐도, 지속시키기엔 피로감이 너무 클 것입니다.

그래서 박근혜가 현재의 시위를 두려워 하지 않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새누리당, 검찰, 기업들 모두 엮여있기때문에 그들은 쉽게 권력을 내려놓지 않을껍니다.
시간을 끌고, 사람들이 피로감에 잠잠해 지는 순간, 대북 이슈 몇개로 전세를 역전하려 할껍니다.

그 사이 검찰 수사는 미리 준비해둔 시나리오대로 진행해서 축소 및 무혐의, 또는 현행법상 어렵다는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흐지부지 끝날껍니다.

시민들은 항의하겠지만 그냥 무마되겠죠.

돈과 권력은 아직도 박근혜에게 있습니다.
수사를 질질 끌면서 각종 비리자금들은 자연스레 세탁되서 그들의 사유재산으로 고착될 것이며
다음 정권은 설사 넘어가더라도, 노무현때 했던것처럼 식물화 시키고, 다음에 정권 되찾아오면 된다고 생각 할 것입니다.

보수 싸이트 가보면 현재 좌파정권이 들어서는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새누리당 당원들 탈퇴러쉬가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들어본적 없습니다.

욕먹는건 박근혜지만 다른 보수후보 나오면 다시 30%이상의 지지율은 바로 회복됩니다.
또한 실권자들은 거의 그대로 남을겁니다.

그렇게 이 사태가 마무리 되면, 현재 박근혜정권과 같이 있는 기득권들은 이제 확신을 하겠죠.
계속 이렇게 해먹으면 된다고요.

현재 교착상황에서 큰 그림을 그리면 결국 이기는건 그들입니다.

100만명이 모였다고요? 지지율 폭락이라고요?
지금 새누리 지지자들이 사라진게 아닙니다.
그냥 쪽팔려서 말을 못하고 있을 뿐, 막상 선거하면 또 새누리당 찍을 사람들 많습니다.

사실 폭력시위가 좋은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동안 민주화를 어떻게 이룩했는지 잊고,
비폭력이라는 말에 너무 길들여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폭력시위라는게 주변에 무차별적으로 시위하자는게 아닙니다.

애초에 시위가 일어날때는 그 시위를 유발한 측에 잘못이 있는거지, 그것을 저항한 세력이 있는것이 아닙니다.
단지 시위의 본질은 그들이 두려워 할 힘을 보여줘야 한다는것에 있는건데,
그걸 잊고, 그냥 시위했으니까 상대방이 알아들었겠지 라고 생각하면, 그 시위는 본질이 없어진 자기만족으로 끝나는데 있다는게 문제인겁니다.

만약 아무 폭력사태가 없이도 사태가 해결되고, 박근혜가 하야한다면 당연히 없으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돌아간 상황으로 봐서는 그냥은 절대 내려오지 않을것이고, 더 강한 압박이 있어야 하는것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100만 시위는 피로감이 강하기 때문에 오래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는거죠.
그것을 알기에 박근혜는 움직이지 않는것이고요.

비폭력 시위가 통하려면 제가 보기엔 한가지 밖에 남아있지 않아 보입니다.
박근혜의 몸통인 새누리당을 강력하게 압박해야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던 진보세력에서 압박해봐야 눈하나 깜짝 안할껍니다.
예전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껍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입니다.
새누리당 당원들의 탈퇴러쉬로 직접 보여줘야 합니다.
당원들이 급격하게 줄어드는것만이 그들이 움직이게 만들 유일한 길 일 겁니다.
     
narayan 16-11-13 19:40
   
음...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우려스러운 건 사실 앞으로의 시위인데,
어제도 새벽에 해산하는 과정에서 잘못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말씀하신 것처럼 그 압박이란 게 결국은 대통령 본인보다 새눌당과 그 지지자들의 와해인데
그런 의미에서 위 기자의 글이 공감이 되었던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