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허용하지 않았고 기자단이 계획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기자라면’ 물어야 한다. 물음을 금지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밝히고 싸워야 한다. 국민의 탄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오늘, 언론의 본령과 사명이 무엇인지 절대 잊지 않길 바란다”
언론단체 비상시국회의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향해 “대통령에게 질문하라”며 “질문하지 않는 청와대 출입기자? 언론 책무 방기행위”라고 비판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두 차례 담화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에 이 사태에 대한 의문을 캐묻지 못한데 대한 비판이다.
▲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어느 나라에서나 대통령, 국가원수가 있는 곳에는 경험이 많고 능력있는 기자들이 출입하는 것이 관례인데 현재 한국사회에는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노트북도 기자회견 때 가지고 가지 않는 이상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첫 번째 담화 (10월25일)때 녹화방송을 하는데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방청객으로 들러리를 섰고, 두 번째 담화(11월4일)에서는 대통령이 울먹이는 시늉을 한 뒤 기자단 앞으로 가서 몇 마디 하니 깜짝 놀라거나 멍하니 바라봤을 뿐”이라며 “이는 직무유기일 뿐 아니라 주권자에 대한 배신행위며 모든 언론인을 능멸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의 아들 부시 전 대통령도 여러방면으로 무능하고 독단적이지만 재임기간 동안 260번 기자회견을 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8년 가까운 기간동안 200번 넘게 했다”며 “3차 담화가 예상되는데 또 청와대에서 질문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한다면 청와대 기자단부터 이런 사실을 지적하고 다음 기자회견을 거부하겠다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 역시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그룹이 여전히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고 내년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도로 끌어가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언론이 막아야 한다”며 “3차 담화에서도 청와대가 질문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 기자단이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대통령이 언론을 수단삼아, 들러리 삼아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15일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대통령에게 질문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기자라면 대통령이 이 게이트의 핵심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야 한다”며 “지난 8일 국회를 찾아가 정세균 국회의장과 5분간 만났는데 ‘내각통할권이 뭔지’, ‘무슨 의미인지’ 청와대 관계자의 입을 빌어 모호한 얘기만 전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기자회견이 열리는 춘추관은 공자의 역사서 춘추에서 딴 것인데 이는 이 시대의 저널리스트는 사관이기도 하다”며 기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기자단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는 “청와대 기자단이 질문을 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권력과 밀착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질문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넘어 권력이 된 기자단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성일 : 16-11-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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