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악행의 끝은 있구나 안도합니다.
그들의 몰락으로 우리의 지난 한시대가 종언을 고할 거란 희망을 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곪고 썩어서 악취를 풍겼던 환부를 비로소 도려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박정희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이젠 빚이 남아있지 않음을, 아니 애초에 빚이란 존재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재자를 우리를 먹여 살린 '강한 아버지'라고 여겼던 환상에서 벗어날 기회입니다.
독재자의 딸이 독재의, 권력의 민낯을 보여줬죠.
고상함과는 거리가 먼 저속한 날것의 권력을 보여줬습니다.
독재자의 딸이라는 사실에서부터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그런 인물에게 권력을 맡기면 얼마나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줬습니다.
생각이 없는 사람, 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권력을 맡기면 국민의 생각과 입마저 틀어막는다는 걸 알게 했습니다.
무능하면서 권위도 갖추지 못한 자들이 품위와 양심조차 없다면 권력이란 뼈다귀를 물려고 달려드는 하이에나와 다를 바 없다는 막장드라만의 끝을 그들에게서 봅니다.
우리의 주위를 배회하던 친일과 독재의 망령을 다시 깊은 땅속으로, 어두운 과거의 시간으로 돌려보낼 때입니다.
다시는 그들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어둠이 다시 우리에게 깃들지 않도록 빛을 밝혀야 할 때입니다.
법구경 악행품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악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악한 사람도 복을 만난다.
악의 열매가 익은 때에는 악한 사람은 죄를 받는다.
선의 열매가 익기 전에는 착한 사람도 화를 만난다.
선의 열매가 익은 때에는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