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었던 김장수 주중 한국 대사(68·사진)가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당일 여러 차례 직접 보고를 받고 “선창을 깨서라도 아이들을 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슈가 된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사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시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 대사는 이날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유선 보고 때 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받았고 6, 7차례 전화가 오가며 지시를 했다”고 답했다. 또 “대통령이 전원 구조 오보를 심하게 질책했고 선창을 깨서라도 다 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박 대통령은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고 질문해 상황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김 대사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이노센트 와이(innocent why·순수한 궁금증)라는 입장에서 물어 본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이노센트’라는 영어 단어의 철자를 일일이 불러가면서 설명했다.
선창을 깨서라도 구하라는 지시가 전달됐느냐고 묻자 “당연히 전달됐을 것”이라면서도 “구두에서 구두로 전달돼 활자화 안되어 안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긴급한 사고를 왜 대면이나 유선이 아닌 서면으로 했느냐는 물음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청와대에 정확한 자료를 요청해보라. 그 이상은 발표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 대사는 세월호와 관련된 답변에 대해 오프더레코드(비보도) 요청을 했으나, 특파원단은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