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해 작성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28일 SBS <8뉴스>에 따르면, SBS가 입수한 2014년과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사업과 관련된 블랙리스트를 보면 지원 사업별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개인이나 단체들이 정리돼 있다.

이 문건 중간에 '정무 리스트'라는 제목 아래 59건의 명단이 들어 있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리스트를 만들어 문체부로 내려보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의 부인과 달리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정황이 문건을 통해 처음 확인된 것.

'정무 리스트'에는 고은 시인, <창작과 비평> 등 문화 예술인과 단체 명단이 적혔고, 정부 지원사업에서 탈락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정무 리스트'라는 제목 옆에는 '2015년 4월 13일'이라는 작성일과 함께 '중요'라고 표시돼 있다. 이때 정무수석은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었다.

한편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몇 차례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문체부 관계자가 전하기도 했다.

김종덕 전 장관은 이에 대해 "특검에서 제가 밝힐게요. 특검에서 저한테 물어볼 게 다 그런 것일 것 같아요"라고 질책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른 문건에는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을 추가로 통보해 정부 지원사업 심사 결과 발표를 미뤘다는 내용도 들어 있어, 청와대가 전방위로 문화예술계를 사찰하고 탄압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조윤선 장관은 그러나 28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적도, 본 적도 없다"고 극구 부인, 야당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