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월남을 버리듯이 한국도 버릴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와서 반박 들어갑니다.
미국은 월남을 버린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철수한 겁니다. 미국 정부는 완전 철수하기 바로 전까지 월남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물러난 이유
1. 명분 없는 전쟁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 이전에 베트남 전쟁은 베트남 민족주의와 베트남을 재식민화하려는 프랑스의 전쟁이었습니다. 역알못들이 잘못 아는 게, 자유베트남 국민들이 도덕정신이 헤이해지고, 애국심이 무뎌져서 미군이 제공해준 무기를 북베트남에 밀매하였다. 아무리 미국이 강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이길 수 없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신 똑바로 박힌 민족주의자들이 북베트남을 지지한 겁니다.
우리나라로 예를 들면 호치민의 북베트남 군인들과 자유베트남에서 호응을 했던 사람들은 사회주의 계열 독립군과 독립을 갈망하는 조선민중이었고, 자유베트남의 간부, 장성들은 친일파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프랑스는 일본, 미국은 20세기 초에 영일동맹을 맺고 일본을 적극 지원해준 영국 정도 되는 포지션입니다.
2. 과도한 재정 투입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국가 재정이 예상보다 많이 베트남전에 빨려들어갔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았고, 전쟁은 기약 없이 장기화되었습니다.
3. 미국 국내 여론 악화
2차 세계 대전 당시까지만 해도 국가를 위한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미국 국민들이 베트남전의 실상과 지리한 공방전 때문에 반전운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당시의 반전운동은 시위대만 몇백만 단위로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란 것을 생각하면 촛불집회보다 더 거국적인 국민저항이었다고 볼 수 있으며, 초대 워싱턴 정부부터 현재 오바마 정부를 통털어 미국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습니다.
사실 이 시위는 베트남전쟁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 당시에 사회적으로 불거져 나오기 시작한 노동자문제, 인종문제가 베트남전쟁이란 도화선에서 같이 터진 것으로, 한창 노동력을 제공해야 할 젊은이들이 명분 없는 전쟁에 투입되면서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파병부대 내의 인종갈등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미국이 가지고 있던 사회문제가 베트남전 반전운동이란 형태로 대폭발하게 된 겁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정부는 어쩔 수 없이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공산주의를 대표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소련이었기 때문에 베트남은 지정학적 위치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미중 수교입니다. 미중 수교는 베트남 전쟁이 완전 종결되고 바로 3년 후에 체결됩니다. 반대로 소련과는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 전인 80년대까지 계속 서로 칼을 겨누고 적대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