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뇌물죄와 나란히 특검이 공을 들인 블랙리스트 수사도 분수령을 맞습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내일(20일) 열립니다. 특검은 두 사람이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윤나라 기자입니다.

<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총괄한 혐의와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이 압수수색을 앞두고 자택에서 여러 차례 서류를 빼돌리는 CCTV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애초 삭제됐던 CCTV 영상을 복구한 것인데, 김 전 실장이 가족들을 동원해 자료를 빼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김 전 실장이 증거를 없애려 한 결정적 정황이라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조윤선 장관 역시 문체부 직원들을 동원해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조 장관의 비서가 전산실 직원에게 "하드디스크를 없애라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전산실 직원들끼리 "없애면 우리가 처벌받을까 봐 겁난다"는 대화를 나눈 내부 메신저 기록을 특검이 확보한 겁니다.

특검은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일 당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보수단체를 동원해 친정부 집회를 열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내일 밤이나 모레 새벽 결정됩니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으로 주춤한 특검 수사가 다시 추진력을 얻게 될지, 또 다른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신호식) 

윤나라 기자invictu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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